뉴욕 브로드웨이와 만나는 월스트리트 자동차로 분주한 도로변에 청동 황소 동상이 있다. 금방 솟구쳐 튀어오를 듯 아매우 크고 생동감 넘치는 모양새다. 그 작픔 이름도 '돌진하는 황소 동상'다. 총 3,200kg의 동으로 만들어졌다. 사람들은 동상의 머리를 만지며 사진을 찍으려 장사진이다. 우리는 시간이 넉넉하지 않아 황소 앞에서 대충 기념사진만 찍었다. 이곳은 증권거래소와 인접한 곳이다. 그래서 월가의 랜드마크 중 하나다. 주식시장에서 황소는 주가의 번창을 뜻하기도 한다. 특히 이 황소의 고환을 만지면 큰 부자가 되는 행운를 얻는다는 속설이 있다. 땅으로 축 늘어진 고환은 사람들이 하도 만져 반질반질하게 빛난다. 우리 부부도 만져 보았다. 황소의 코나 뿔을 만져도 동일한 행운이 찾아온단다. 1987년 미국의 중시 폭락으로 시민들이 절망에 빠지자 이탈리아 출신 조각가 아트로 디메디카는 뉴욕시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기 위해 1989년 황소 동상을 제작했다. 원래는 증권거래소 앞에 세웠다. 증권거래소에서 이전해달라는 요청으로 이곳 도로변에 이동시킨 것이다. ‘돌진하는 황소상’ 10m 앞에 ‘겁 없는 소녀상'이 서 있었다. 2017년 3월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세워진 조형물이다. 키 130㎝ 정도인 소녀가 자기 몸의 30배 쯤 되는 황소 앞에서 양팔을 허리춤에 댄 채 서 있는 이 동상은 뉴욕 시민과 관광객들의 인기를 끌었다. 어떤 금융사에서 여성의 날을 맞이한 기념으로 미국의 조각가에게 의뢰해 이 황소 앞에 '겁없는 소녀'라는 동상을 설치했다. 여성의 리더십 증진을 표현하기 위해서라는 의미로 설치했다. 황소상의 제작자는 이 소녀상 설치에 항의했다. 황소상은 힘과 자유를 상징하는데, 이 소녀상 때문에 마치 황소상이 차별과 권력을 상징하는 모습처럼 변질되었다는 항변이다. 결국 1년간의 논쟁 끝에 소녀상은 황소상에서 300m 거리에 있는 뉴욕 증권거래소 앞으로 이동시켰다. 2019년 2월 오늘은 황소 동상만 커다랗게 힘차게 서서 월가를 지키고 있다. 증권가가 황소처럼 우직하게 번창하길 비는 간절함이 담겨 있다. 미국의 번영을 기원하는 한 단면이라고 느껴졌다. 어디 미국만일까. 세계의 모든 국가들에게도 적용시켜 다 함께 저 황소와 같은 기백으로 성장하고 번창하길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