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은 요즘 송년회 많이 하시나요?
올해는 송년회 경기마저도 사라져버린 것 같다는 음식점 사장님들이 많으시던데요.
그래도 아예 송년회를 안 할 수는 없고...
이 어려운 시기에 어렵게 하는 송년회를 알차게 할만한 특별한 곳을 찾게 마련이죠?
저는 얼마전 그런 곳을 다녀왔습니다.
예전에 X파일에서 케케케님이 극찬을 하셨던 곳인데요.
신촌역과 광흥창역 사이에 있는 산굼부리 입니다.
하도 극찬을 하셨던 곳이라 며칠뒤 바로 점심때 한번 다녀오고 음식에 홀딱 반해서
이번 송년회 장소로 적극 추천해서 팀원들과 함께 갔답니다.
겉에서 보기에는 정말 평범해보이는 곳인데..
어쩌면 사케와 한식이 어울어져서 이게 무슨 컨셉이야? 할 곳인데..
그저 조미료를 안 쓴다고...
신선한 재료만을 쓴다고..
30석도 채 안되는 이 작은 집에 이렇게 많은 유명인사(아나운서, 방송인, 연예인, 국회의원 등등)들이
찾아왔을까요?
그 비밀을 공개하고 싶진 않지만..
여러분들을 위해 과감히.. 공개합니다. ^^
기본 테이블 셋팅입니다.
사케잔을 이렇게 앙증맞은 곳에 담아서 내놓으셨구요.
저희는 인당 28,500원(VAT 포함)짜리 레드코스를 시켰습니다.
식전주인 38도짜리 중국산 곡주(고량주 일정)가 함께 나오는데 사진을 못 찍었네요.
술까지 포함되어 있어서 가격이 착한 편입니다. 5명당 한병꼴? 정도로 나온 것 같네요.
정말 특이하게도 첫 코스로 스프가 나옵니다.
그냥 사다가 대충 파는 스프가 아니라 직접 처음부터 끓여낸 스프이구요.
그린 샐러드가 나왔습니다.
다양한 야채가 입안을 상큼하게 해주었구요.
이건 곤약인 것 같은데 익숙한듯 하면서도 젓가락을 자꾸가게 하는 그런 매력이 있는 맛이었답니다.
이건 해물냉채던가 그런 것 같은데 하여튼 이것도 괜찮습니다.
특이하게 생고구마를 썰어서 주시고 그 위에 치즈덩어리와 양념이 올라가 있습니다.
단호박과 연근 가라아게..
가라아게가 뭔가 했는데 튀겨서 그 위에 약간의 소스를 뿌려놓은 그런 것이더군요.
마늘을 식초에 절여놓은 것인데 숙성이 정말 오래 된 것 같더군요.
처가집에 가서 가끔 먹는데 또 다른 깊은 맛이 있더라구요.
김치가 너무 맛있어 보이죠?
저희 일행들도 김치만 몇접시를 먹었답니다.
칼국수랑 먹으면 정말 맛있을 것 같은 김치였습니다. ^^
이 통통한 새우가 들어가 있는 것은 연초란탕인데요.
계란의 맛이 다 거기서 거기지.. 할 수 있겠지만 함께 들어가 있는 국물의 맛은
정말 환상적이었습니다.
일행들도 이건 조미료를 넣지 않고서는 이런 맛이 나올 수 없다.
내기를 걸자 등등 말이 많았지만 사장님께서는 다시마가루와 양파만 있으면 충분히 맛을 낼 수 있다고
하시더라구요.
하여튼 바닥의 국물까지 다 긁어먹었고.. ^^
그리고 이건 서비스로 주신 북해산 청포도 와인인데요.
적당히 달작지근 하면서도 상큼한 맛이 좋아서 여직원들이 특히 잘 마시더군요.
제가 협찬했던 칠레산 와인이구요. ^^
이건 녹두전인데 맛은 평범했던 것 같구요.
살짝 튀겨낸 듯한 느낌이어서 겉의 바삭거림이 좋았습니다.
통통하게 살이오른 가리비였구요. 거기에 날치알도 있어서 톡톡 터지는 맛이 좋더군요.
이건 장어구이인데요.
장어구이야 쉽게 접할 수 있는 메뉴인데.. 여기에 한가지가 더해져서 특별해지더군요.
잘 익은 부추김치인데요.
이 부추김치로 싸서 먹으라고 하길래 시키는데로 먹어봤더니 그 맛이 정말 일품이더군요.
부추김치의 깊이 숙성된 맛과 어울어진 장어의 맛이라니..
기력떨어지신 분들에게 정말 좋겠더군요.
몸에 좋은 부추와 장어를 한꺼번에 먹을 수 있으니 말이죠.
이건 술 마시는 저희들에게 서비스로 내주신 국밥 국물인데요.
다시마가루와 양파, 양지머리로 국물을 내었다는데 이 국물도 정말 예술입니다.
국물 한 숟갈을 떠 넣으면 바로 술을 부르는 맛이랄까? ^^
너무 칼칼하지 않고 부드러우면서도 그 풍부한 맛이 정말 좋더군요.
생일을 맞은 동료가 있어서 잠깐 생일파티 했구요. ^^
절인 콩잎과 함께 나온 된장박이 맥적구이도 또 특이한 맛이더군요.
콩잎위에 양파와 무순이를 얹어놓고 맥적구이를 얹어서 싸 먹는 맛이라니..
이제 식사가 나올 타이밍인데요.
맛있는 된장찌개가 나오고..
간장게장처럼 간장에 졸인 새우가 나왔는데 머리를 떼어내고 속살을 쏘옥~ 빼먹는 그 맛이
정말 별미더군요.
간장게장이 밥도둑이라는데 이건 한수 위인 것 같더군요. ^^
어두워서 잘 안 나왔지만 나물류도 맛이 정말 좋았구요.
이곳의 반찬들이 다 평범한 것 같으면서도 재료의 맛을 잘 살리고 양념도 너무 강하지 않게 잘 어울어져서
잊을 수 없는 맛들을 냅니다.
우엉이나 고추 같은 반찬도 평범하지만 양념이 예술이구요.
마무리 식사로 내어주는 구수한 숭늉과 누룽지는
그간의 화려한 식사를 편안하게 마무리 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밥알이 적당히 노릇노릇한 색을 띄고 있어서 정말 맛있어 보이죠?
후식은 쏟아지는 사케 폭탄덕분에 찍지 못했는데요.
반찬 하나하나에 정성이 가득 담겨있는 정말 근사한 식사를 한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답니다.
다음엔 가족들이랑 함께 가보려구요.
이곳은 공간이 작고, 음식도 정성이 가득한 것들이어서 미리 예약을 해놓고 가셔야 하구요.
운이 좋으면 유명한 분들도 만나실 수 있답니다.
여의도에서 다리 하나만 건너면 바로여서 그런지 여의도쪽에 있는 유명인이 많이 오시는 모양이더라구요.
어쨌든.. 큰 맘먹고 좋은 곳 소개해드렸으니 꼭 가보세요~~ ^^
첫댓글 저도 얼마전에 지인분들과 다녀왔는데 음식 정갈하고 맛나더군요. 차가져가시면 찾기 쬐금 애매합니다. 타이어매장 바로 맞은편입니다.
오호 가격대비 다양하게 나오고 깔끔해보이네요..요즘 한정식먹으려면 정말 눈물을 머금어야했는데..조만간 지인들과 약속잡고 가야겠어요..좋은곳 소개해주셔서 감사해요..가끔 너무 많이 알려져 유명해질까봐 숨겨놓고 싶은곳도 있는데..왠지 여기가 그럴듯..ㅎㅎ
삭제된 댓글 입니다.
저도 얼마전에 지인분들과.....ㅋ.ㅋ 넘 티난당. 맛있게 잘먹었죠. 워낙 특이한 집이라 숨겨두고 싶었는데...
진짜루 땡기네요... 빨랑 먹고픈데 시간상 내년이나 맛 볼 것 같은데요
저는 연초란탕이 젤 먹구싶네요 ^^ 저 어제 부자아빠님 맛집소개하신거 다시 다 훑어봤따는,ㅋㅋ 사진이 정말 선명하고 깔끔하단걸 다시느꼈어욤
역시.. 여기가 숨겨진 맛집이었군요. 미천에 소개가 안 되었길래 모르시나.. 했더니 케바님, 아침햇살님이 이미 다녀오시고도 숨겨놓으신건가요? ^^; 아침햇살님 여기가 간이 약간 센듯한 메뉴도 있더라구요. 김치도 맛있긴 한데 자꾸 집어먹으면 물 먹히더군요. 전라도식 김치 맛이 나던데.. ^^; 그리고 청포도주는 사연이 있어서 서비스 받았구요. 사케는 아쉽게도 서비스가 아니라 팀원들이 달려서 댓병으로 시켜먹었답니다. 덕분에 술값도 꽤 나왔죠. --; 처음에 식사에 포함된 곡주에서는 안 달리던데 사케 맛을 보더니 돌변해서.. ㅋㅋ 파르페틱님 여긴 너무 어두워서 사진을 잘 못찍었는데 좋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
아. 저와인 저도 좋아하는 와인인데.^^ 해산물을 메인메뉴로 하셨으니 빌라m 같은 화이트 스파클링 와인도 훌륭한 매치업을 보여줬을텐데~^^ 저도 칠레와인 좋아라했는데 예전에 칠레 포도농장에서 독성농약을 쓴다는 보도를 읽고 좀 꺼려지더라구요. 그래도 가격대비 정말 최상의 퀄리티를 자랑하는 와인국이기는하죠~^^ 저렇게 맛난 안주에 맛난 와인이라 ..~ 죠타~~~^^
믕님.. 와인 매니아시군요. ^^ 중간에 사장님께서 서비스로 주신 청포도 와인이 빌라M 대타 역할을 충분히 해주더군요. 달작지근한 화이트 와인이었거든요. 게다가 공짜라서 더 좋았답니다. ^^;
와인까지 서비스라구요??? 완전 쵝오군요!! 꼭 가볼께용~^^
음냐리.. 청포도 와인은 사연이 있어서 서비스 받았었는데.. 사연은 비밀이구요.. --; 괜히 또 가서 청포도 와인 달라고 저 파시면 안되는데.. ^^; 한번 가보세요..
ㅋㅋㅋㅋㅋㅋㅋ 부자아빠님 안팔아먹고 (?) 잘 얻어먹어볼께용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