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미트 소송 뒤 연예인들-전여옥·변희재 사이버 공방전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
미국산 쇠고기 수입업체 에이미트의 탤런트 김민선씨 거액 소송을 두고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영화배우
정진영→변희재 빅뉴스 대표의 공방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영화배우
박중훈씨가 변 대표의 '연예인 지적 수준'론에 대해 일침을 가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려 관심을 모으고 있다. 변 대표는 또다시 반박하는 글을 올리면서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박씨는 지난 14일 오후 6시43분부터 자신의 트위터('박중훈 트위터':www.twitter.com/moviejhp)에 잇달아 올린 4건의 댓글에서 "얼마 전 어떤 사람이 배우 정진영씨가 사회적으로 파장을 미칠 만한 이견을 개진할 지적 수준이 안된다고 했단다"며 "정씨와 영화
황산벌을 같이 촬영한 적이 있어서 잘 아는데, 제 눈엔 매우 공부하고 사색하며 자기 성찰을 게을리 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김민선·정진영에 '지적수준' 비난한 변희재에 이번엔 박중훈 "본인 지적수준 높은가"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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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배우 박중훈씨가 운영하는 '박중훈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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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는 "제가 정진영씨보다 지적 수준이 안 되는데 어떻게 하나. 저도 글 올리는걸 그만둬야 하나. 근데 그 분에게 묻고 싶다. 본인의 지적 수준은 높은가, 지적 수준의 기준은 뭔가 무지하게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박씨는 이어진 글에서 '지적 수준'의 사행시를 달기도 했다.
"지!지가 왜 난리야, 적!적절하게 얘기 잘 하고 있는 사람들한테, 수!수준없게시리, 준!준 거 없이 밉네 ㅋㅋㅋ 아∼나도 지적이고 싶다!!"
"지적수준 안되면 글 안올려야 하나" '지가 왜난리?…준거 없이 밉네' 4행시 풍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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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배우 박중훈씨가 운영하는 '박중훈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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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과 한나라당 의원·친 한나라당 인사(변희재 대표·전 미디어발전국민위 한나라당 추천 위원)의 공방전은 김민선씨 피소사건에 대해 전여옥 의원이 먼저 김씨를 비난하면서 시작됐다.
전 의원은 지난 11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에이미트의 김씨 소송에 대해 "연예인 김모씨의 '악의적인 한마디'에, PD수첩의 왜곡보도에 무려 15억원의 손실을 입었다는 내용"이라고 소개하면서 "연예인들의 다양한 견해를 존중한다"고 했다.
전 의원은 이어 "그러나 그 영향력이 남다르기 때문에 공인인 연예인들은 '자신의 한마디'에 늘 '사실'에 기초하는가라는 매우 기본적이고 기초적인 질문을 해야 한다고 본다"며 "인기는 거품이라 한다. 그러나 공적인물이 되어버린 연예인들의 '한마디'가 거품처럼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영화배우 정진영씨가 지난 13일 오마이뉴스에 기고한 < '사실 잘 모르는' 연예인 입조심 하라?/전여옥 의원님, 배우도 시민의 권리가 있습니다 > 는 글(12일 작성)을 통해 전 의원을 정면 반박했다.
전여옥 "연예인들, 사실에 기초해 말하는지 질문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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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이 지난 11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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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씨는 "쇠고기 수입업체는 그녀가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몰아붙이고 있고, 의원님 또한 사실에 기초했는지 신중했어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이상한 일이다"라며 "김씨가 도대체 어떤 허위사실을 말했다는 것인가. 일 년 전 많은 시민들은 광우병 소가 수입될 수 도 있다는 우려를 표했고, 그 우려는 시민이 가질 수 있는 정당한 우려"라고 지적했다.
정씨는 "자신이 먹을 것이 위험할까 걱정된다는 것이 허위사실 유포인가. 사실에 기초하지 않은 견해인가요. 그렇다면 도대체 사실에 기초한 것은 무엇인가"라며 "정부에서 쇠고기 수입과정에서의 실수도 인정했고, 행정상 추가 보완조치도 취했는데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것이 어째서 정치적 견해가 되는 것일까"라 되물었다.
정씨는 "자기가 먹을 것이 위험하다 우려해도 정치적 견해인가? 사회현안에 대해 이야기 했다면 그것은 모두 정치적인 것인가. 그건 시민으로서의 기본권리라고 생각한다"며 "정치적 견해를 이야기해도 괜찮다면서 시민으로서의 견해 표명이 문제가 될 수 있나"라며 거듭 문제제기를 했다.
정진영 "미국산쇠고기 수입 우려 가 정치적 견해?…전여옥 글 '연예인 입조심하라' 섬뜩한 경고"
정씨는 "'전문가가 아니면 말하지 말라, 잘 모르면 가만히 있어라'라는 말은 소통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려는 병들고 시들어가는 반문화적인 언어라 생각한다"며 "의원께서는 최소한의 자기방어에도 미숙한, 직업이 배우인 한 시민에게, 그녀가 최근에 겪고 있을 심리적 공황을 고려하지 아니하고, 너무 엄혹한 충고를 주시는 게 아닌가라는 야속함이 든다. 그런 충고는 남의 이야기는 절대 듣지 않으려하는, 자기 이야기만 하려고 하는 진짜 공인들에게 주시기 바란다. 혹 '사실도 잘 모르는' 연예인들 입조심하라는 섬뜩한 경고로 들려 마음이 영 개운치 않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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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배우 정진영씨가 지난 13일 오마이뉴스에 올린 기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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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변희재 빅뉴스 대표는 같은 날 오후 자신이 대표로 있는 빅뉴스에 올린 < 김민선과 TN엔터, 시장에서 퇴출시켜야 > 라는 글을 통해 에이미트 소송의 대상이 된 지난해 김민선씨의 미니홈피 글과 정진영씨 의견을 비난했다.
변 대표는 "배우 김민선은 공인을 떠나서 인간적으로 매우 뻔뻔하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며 "또한 김민선은 물론 정진영조차도, 사회적으로 파장을 미칠 만한 자기 의견을 개진할 지적 수준은 안 된다는 것이다. 지적 수준이 안 되는 자들이 인지도 하나만 믿고 자기들의 의견을 밝히기 시작할 때, 대한민국의 소통체계는 일대 혼란에 빠진다"고 주장했다. 변 대표가 여기서 사용한 '지적 수준'이라는 말이 박중훈씨의 반박을 낳았다.
변 대표는 당시 글에서 김씨에 대해 "자기가 인터넷의 부정확한 정보로 피해를 입었을 때는 '연기자로서 기본적인 인권마저 박탈당했다'고 호통을 쳐놓고, 자신의 부정확한 발언으로 멀쩡한 회사들이 줄줄이 쓰러졌는데 '뭐 어쩌겠어요'라고 말로 조롱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변 대표는 김씨 소속사 TN엔터테인먼트에 대해서도 "한국의 연예인들은 연예기획사의 나팔수에 가깝다. 지금 당장이라도 TN엔터테인먼트가 움직이면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안 하고 있다"며 "김민선을 비롯한 부도덕한 스타들과, TN엔터테인먼트 같은 부도덕한 기업은 민사소송으로 끝내선 안 된다. 이번 기회에 한국 연예기획사들 전체의 고질적인 병폐를 구조조정하여 부도덕한 기업과 스타들을 퇴출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거친 주문을 쏟아냈다.
변희재 "지적 수준 안되는 자들이 인지도만 믿고…발언하려면 매주 사회과학책 2∼3권 읽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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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희재 빅뉴스 대표가 지난 13일 자신이 대표로 있는 빅뉴스에 올린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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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 대표는 박중훈씨가 지적 수준론을 비판하자 16일 오전 다시 글을 올려 "김민선의 지적 수준이 떨어진다는 뜻은 김민선이 적시한 사실을 입증할 능력이 안 된다는 것"이라며 "김씨의 글에는 사실 적시가 포함되어있는데, 허위사실이 어디 있냐고 우기고 있으니, 정진영은 사실과 의견조차 구분하지 못하는 지적 무능력자"라고 했다.
변 대표는 "박중훈, 김민선, 정진영 등이 사회적 발언을 하고 싶다면, 최소한 1주일에 2-3권 이상의 사회과학서, 인문과학서 책을 읽고, 매일 신문과 잡지의 글을 최소 3시간 이상 읽고, 정부 정책 등에 대한 보고서도 주마다 서너 편씩 읽어라"라며 "김민선처럼 천문학적인 액수의 손해배상 소송의 위협에 처할 수 있기 때문에 충고해주는 것"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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