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때 새마을운동과 유사한, 그때 교회에 분 폭풍과도 같은 ‘하면
된다’ 열풍은 참으로 대단한 것이었소. 그렇게 교회들은 개척만 하면 부흥하여 대형교회로 성장하고... 당시에 성장한 교회를 모두 싸잡아 호도하고
싶은 생각은 없소.
어느 사회건 윤리와 도덕이란 게 있지 않겠소. ‘하면 된다’의 윤리,
다른 말로 하면 신자유주의라 할 수 있을 거요. 이 열풍의 덕을 톡톡히 본 이들은 수단과 방법은 어때도 좋소. 다만 목표만 이루면 되오. 쉽게
말하면 ‘교회가 부흥 되었는데 무슨 딴지냐?’하는 논리라오.
그렇게 성장했던 교회들은 한결 같이 아들에게 교회를 물려주는 소위
‘교회세습’을 단행했소. 그들에게 세상의 비난쯤은 그리 신경 쓸 일이 아니오. 성적 타락은 물론 입에 담지 못할 쌍스러움이 교회 강단을 타고
내려오는 것은 비일비재하오.
혹시나 교회가 그러면 안 되는 거라고, 목사가 그러면 안 되는 거라고
말하면 ‘교회도 키우지 못한 주제에 무슨 비판이냐’는 식이죠. 이게 바로 미국에서 배운 허슬링의 대표적 행태라고 말해도 될 거요. 그러면 불
보듯 뻔한 건 ‘망한다’는 거요. 그렇게 가면 망하오. 그게 ‘하나님의 성전’이라 해도.
목사가 ‘먹사’가 되고, 기독교가 ‘개독교’라고 일컬어져도 눈 하나
깜짝 않는 이들이 교회에 수두룩하오. 그때에 성장의 재미를 본 이들은 남을 신경 쓰지 않죠. 지금의 부와 권력을 그 누구에게도 나눠 줄 생각이
없으니.
교회 밖의 사람들은 이렇게 도드라지나 ‘교회 아닌 교회’를 보며 모든
교회를 욕하고, 의식 있는 교회 안의 사람들은 ‘가나안 교인(교회 안 나가는 교인)’으로 전락하게 되오. 지금 한국교회의 이 손쓸 수 없는
사태는 다 미국에서 배운 것이라 생각하오. 신자유주의 허슬링 현상, 바로 이거지요.
나라도 교회도 본래성 회복이
필요하다
미국은 ‘독립선언서’에서 영국의 독재와 부패를 비판하고 공민도덕의
이상을 세우겠다고 천명했소. 소위 청교도정신이죠. 하지만 이미 미국은 ‘청교도에서 양키로’ 전락한 지 오래라오. 저자는 로마제국의 말기에
벌어졌던 일이 똑같이 21세기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말하오.
공화주의 탈을 쓴 허슬러 국가, 민주주의의 탈을 쓴 세계를 상대로 한
경찰국가. 세계선을 지향한다며 벌이는 제국주의적 확장, 비즈니스가 우상이 된 나라, 소비가 천국이라 가르치는 나라... 이는 꼭 미국만의
이야기일까요. 우리나라는 미국의 판박이, 이하도 이상도 아니라오.
“재화와 돈, 권력, 기술 그리고
‘진보’의 열광적 추구가 결국 배를 들이받아 산산조각 내고 있는 고래를 만들어냈다. 바로 미국의 외교정책이 9·11을 유발했다. 바로 미국의
경제정책이 2008년 붕괴를 초래했다. 미국의 생활방식 전체가 변증법적으로 바로 그 생활방식을 무너뜨리고 있다.”- <미국은 왜
실패했는가> 187쪽
그렇소. 결국 거대 고래라는 악마가 나라든 교회든 치받아 침몰시킬
거요. 이대로 가면. “알 카에다보다 골드만삭스 같은 기업들이 미국에 더 위험한 존재다”라고 한 크리스 헤지스의 말을 곱씹을 때라고 생각하오.
목표 지향적 국가가 GDP를, 수단을 무시한 교회가 사이즈를 자랑할 때 서서히 그들이 키운 거대 고래는 그들을 삼킬 이빨을 날카롭게 세우고 큰
아가리를 벌릴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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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현 | nazunj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