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통합당 의원은 "집값과 전셋값을 폭등시켜 온 국민의 영혼을 탈탈 털리게 만든 주무 부처의 장관이 할 소리인가"라고 김현미 장관을 비판했다. 같은 당 김현아 비상대책위원은 "숫자를 왜곡한다고 현실이 바뀌지 않는다. 이런 숫자 들이대며 국민을 우롱하지 말라"고 했다. 전날 김 장관이 한 "부동산 관련 법안 효과가 8월부터 작동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8월이 지나야 통계에 반영된다"는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 예상처럼 집값이 떨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서울은 입주 물량이 부족하고 전세 시장도 불안한 상황"이라며 "저금리로 인한 유동성도 풍부해 서울 집값이 지금보다 떨어질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30대가 '영끌'로 집을 사들이는 원인 중 하나는 아파트 청약 시장의 높은 문턱이다. 이날 청약 당첨자를 발표한 서울 은평구 증산동 'DMC센트럴자이'의 가점 커트라인은 69점이었다. 4인 가족의 경우 무주택 기간과 청약통장 가입 기간에서 모두 만점(각 15년 이상)을 받아야 가능한 점수다.당첨 결과를 본 신혼부부나 30대 청약자들은 허탈해했다. 30대 4인 가족이 받을 수 있는 최대 가점은 57점으로 30대는 당첨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신규 청약 아파트가 젊은 층엔 '그림의 떡'인 셈이다.청약 시장에서 소외된 30대들은 기존 주택 구매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7월 서울 전체 아파트 매매 거래 1만6002건 중 3분의 1인 5345건(33.4%)을 30대가 사들였다. 30대 매입자 비율은 작년 1월만 해도 25.4%로 40대(28.4%)보다 적었지만, 올해 들어 40대를 훌쩍 앞서고 있다.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는 이달 중순 "7월 말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10억원을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김현미 장관은 "서울 몇 개 아파트가 10억원이 넘은 것을 가지고 전체 통계인 것처럼 보도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김 장관은 '가짜 뉴스'인 것처럼 말했지만, 8월 KB국민은행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9억8503만원으로 나타났다. 현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 6억708만원이던 것이 3년간 62%나 올라 10억원 돌파가 임박했다. 이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사상 처음으로 5억원을 돌파했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주택 수요자들에게 집값이 계속 오를 것이란 공포를 만든 건 바로 정부"라고 말했다.
진중언 기자 이슬비 기자 성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