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범부와 성인이 모두 왕생함
第八、明彌陀淨國,位該上下,凡聖通往者:今此無量壽國,是其報淨土。由佛願故,乃該通上下,致令凡夫之善,並得往生。由該上故,天親、龍樹,及上地菩薩,亦皆生也。是故《大經》(卷下意)云:「彌勒菩薩問佛:未知此界,有幾許不退菩薩,得生彼國?佛言:此娑婆世界,有六十七億不退菩薩,皆當往生。」若欲廣引,餘方皆爾。
여덟째, 아미타불의 청정한 국토가 상하의 모든 계위를 포괄하며, 범부와 성인이 모두 왕생할 수 있음을 밝힌다. 지금 이 무량수국은 아미타불의 보토이다. 부처님의 원력으로 인해 상하의 계위를 모두 포괄하므로, 적은 선근을 지닌 범부도 모두 왕생할 수 있게 하였다. 상근기를 포괄한 까닭에, 천친(天親), 용수(龍樹), 그리고 팔지 이상의 보살들 역시 모두 왕생할 수 있다. 그런 까닭에 《대경》(하권의 내용)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미륵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이 세계에는 얼마나 많은 불퇴전 보살이 저 불국토에 왕생하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길 ‘이 사바세계에는 67억의 불퇴전 보살이 모두 저 불국토에 왕생하게 되느니라’라고 하셨다.” 만약 광범위하게 경론을 인용한다면, 타방세계들도 모두 이러하다(무량무변한 중생이 극락왕생한다).
1. 該通上下: 상근기와 하근를 두루 섭수한다는 의미이다. 해(該)는 포괄한다, 포함한다는 뜻이다.
問曰:彌陀淨國,既云位該上下,無問凡聖皆通往者,未知唯修無相得生?為當凡夫有相亦得生也?
묻기를: 아미타불의 정토가 상하의 모든 계위를 포괄하며, 범부와 성인 모두가 왕생할 수 있다고 하는데, 오직 무상(無相)을 닦아야만 왕생할 수 있는 것인가? 아니면 범부가 유상(有相)으로 닦아도 왕생할 수 있는 것인가?
答曰:凡夫智淺,多依相求,決得往生。然以相善力微,但生相土,唯睹報化佛也。是故《觀佛三昧經》(卷九意)〈菩薩本行品〉云:「文殊師利白佛言:『我念過去無量劫數為凡夫時,彼世有佛,名寶威德上王如來。彼佛出時,與今無異。彼佛亦長丈六,身紫金色。說三乘法,如釋迦文。爾時彼國有大長者,名一切施。長者有子,名曰戒護。子在母胎時,母以敬信故,預為其子受三歸依。子既生已,年至八歲,父母請佛,於家供養。童子見佛,為佛作禮,敬佛心重,目不暫捨。一見佛故,即得除卻百萬億那由他劫生死之罪。從是以後,常生淨土。即得值遇百億那由他恆河沙佛,是諸世尊,亦以相好度脫衆生。爾時童子,一一親侍,間無空缺,禮拜供養,合掌觀佛。以因緣力故,復得值遇百萬阿僧祇佛。彼諸佛等,亦以色身相好,化度衆生。從是以後,即得百千億念佛三昧門,復得阿僧祇陀羅尼門。既得此已,諸佛現前,乃為說無相法,須臾之間,得首楞嚴三昧。時彼童子,但受三歸,一禮佛故,諦觀佛身,心無疲厭。由此因緣,值無數佛;何況繫念,具足思惟,觀佛色身?時彼童子,豈異人乎,是我身也。』爾時世尊讚文殊言:『善哉!善哉!汝以一禮佛故,得值無數諸佛,何況未來我諸弟子,勤觀佛者,勤念佛者?』佛敕阿難:『汝持文殊師利語,遍告大衆,及未來世衆生:若能禮佛者,若能念佛者,若能觀佛者,當知此人,與文殊師利,等無有異。捨身他世,文殊師利等諸菩薩,為其和上。』」以此文證,故知淨土該通相土,往生不謬。若知無相離念為體,而緣中求往者,多應上輩生也。
是故天親菩薩《論》(論註卷下意)云:「若能觀二十九種莊嚴清淨,即略入一法句。一法句者,謂清淨句;清淨句者,即是智慧無為法身故。何故須廣略相入者?但諸佛菩薩有二種法身:一者法性法身,二者方便法身。由法性法身故,生方便法身;由方便法身故,顯出法性法身。此二種法身,異而不可分,一而不可同,是故廣略相入。菩薩若不知廣略相入,則不能自利利他。無為法身者,即法性身也;法性寂滅故,即法身無相也。法身無相故,則能無不相;是故相好莊嚴,即是法身也。法身無知故,則能無不知;是故一切種智,即是真實智慧也。雖知就緣觀總別二句,莫非實相也。以知實相故,即知三界衆生虛妄相也;以知三界衆生虛妄故,即起真實慈悲也;以知真實慈悲故,即起真實歸依也。」今之行者,無問緇素,但能知生無生,不違二諦者,多應落在上輩生也。
답하길: 범부는 지혜가 얕아 대부분 상(相)에 의지하여 구하지만, 결정코 왕생할 수 있다. 그러나 상에 의지한 선업의 힘이 미약하여 상이 있는 정토(相土)에 왕생하여, 오직 보신불(報身佛)과 화신불(化身佛)만 친견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런 까닭에 《관불삼매경·보살본행품》(제9권의 뜻)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문수사리가 부처님께 아뢰기를, ‘제가 과거 무량겁 동안 범부였을 때를 떠올려 보니, 그 세계에 보위덕상왕여래(寶威德上王如來)라고 부르는 부처님이 계셨습니다. 그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셨을 때, 지금의 세존과 차이가 없었습니다. 그 부처님의 신장 역시 장육(丈六)이었고, 몸에서 나온 광명도 자금색이었으며, 삼승법을 설하신 것도 석가문(釋迦文)과 같았습니다. 그때 그 나라에는 일체시(一切施)라는 장자가 있었는데, 그의 아들 이름이 계호(戒護)였습니다. 아들이 모태에 있을 때, 어머니는 불법을 공경하고 믿은 까닭에 미리 아들을 위해 삼귀의를 받았습니다. 아들이 태어나 여덟 살이 되었을 때, 부모는 부처님을 집으로 초청하여 공양을 올렸습니다. 부처님을 뵌 동자는 부처님께 예배드렸으며, 부처님을 공경하는 마음이 은중(殷重)하여 잠시도 눈길을 떼지 않았습니다. 부처님을 한 번 뵌 인연으로 즉시 백만억 나유타 겁 생사의 죄업을 소멸할 수 있었습니다. 그 이후로 그는 항상 정토에 태어났고, 백억 나유타 갠지스강 모래 수처럼 많은 부처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 세존들 또한 상호(相好)로써 중생을 제도하셨습니다. 그때 동자는 이 부처님들을 일일이 직접 시봉하였으며, 한 번도 빠짐 없이 예배 공양하며 합장하고 부처님을 관찰하였습니다. 이러한 인연의 힘으로 다시 백만 아승지 부처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 부처님들 또한 상호로써 중생을 제도하셨습니다. 그 후 그는 바로 백천억 염불삼매문을 증득하였고, 또한 아승지다라니문(阿僧祇陀羅尼門)도 증득하였습니다. 이러한 이익을 얻은 후, 부처님들께서 그의 앞에 나타나 그를 위해 무상법(無相法)을 설해 주시니, 잠깐 사이에 수능엄삼매(首楞嚴三昧)를 얻게 되었습니다. 그때 저 동자는 삼귀의를 받은 것뿐이었으나, 부처님께 한 번 예배드린 인연으로 부처님의 몸을 자세히 관찰하며 지치거나 싫증내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인연으로 무수한 부처님을 만날 수 있었거늘, 하물며 집중하여 충분히 사유하며 부처님의 몸을 관찰하는 것이겠습니까? 당시 그 동자는 다른 사람이 아니라 바로 저였습니다.’라고 하였다. 그때 세존께서 문수사리를 찬탄하여 말씀하시기를, ‘훌륭하구나! 훌륭하구나! 그대가 부처님께 한 번 예배드린 인연으로 무수한 부처님을 만날 수 있었거늘, 하물며 미래에 부지런히 부처님을 관찰하고 부지런히 염불하는 나의 제자들이겠느냐?”라고 하셨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시기를, “너는 문수사리의 말을 대중과 미래의 중생에게 널리 전하여라. 만약 부처님께 예배드리는 자, 부처님을 염(염불)하는 자, 부처님을 관찰(관불)하는 자가 있다면, 이 사람은 문수사리와 다름이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 생을 마치고 다음 생에서는 문수사리 등과 같은 여러 보살이 그의 화상(和上)이 될 것이다.’라고 하였다.” 이 경문의 증거를 통해, 정토가 상이 있는 국토를 포괄하고 아우르며, (범부가 상에 의지해 구하여도) 틀림없이 왕생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만약 상이 없고 망념을 여읨(無相離念)을 본체로 삼아, 이러한 인연으로 왕생을 구하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상배(上輩)로 왕생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런 까닭에 천친보살이 《논》(논주 하권의 뜻)에서 말하기를, “만약 29종 장엄의 청정을 관찰할 수 있다면, 곧 일법구(一法句)로 요약할 수 있다. 일법구란 청정구(淸淨句)를 의미하며, 청정구란 곧 진실한 지혜, 무위법신인 까닭이다. 어째서 광약상입(廣略相入)이어야 하는가? 제불보살에게는 두 가지 법신이 있는데, 하나는 법성법신(法性法身)이고, 또 하나는 방편법신(方便法身)이다. 법성법신에서 방편법신이 생겨나고, 방편법신을 통해 법성법신이 드러난다. 이 두 가지 법신은 서로 다르지만 분리할 수 없고, 하나지만 동일하다고 할 수 없는 까닭에 광약상입이다. 보살이 만약 광약상입을 모른다면 자리이타를 할 수 없다. 무위법신이란 곧 법성신(法性身)이며, 법성은 적멸(寂滅)한 까닭에 곧 법신은 상이 없다. 법신은 상이 없는 까닭에 모든 상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상호장엄(相好莊嚴)이 곧 법신이다. 법신은 아는 것이 없는 까닭에 알지 못하는 것이 없으며, 그런 까닭에 일체종지(一切種智)가 곧 진실한 지혜이다. 비록 반연하는 대상경계에 의거하여 총괄적인 구절(일법구)과 개별적 구절(29종 장엄법신)을 관찰하더라도 실상(實相) 아닌 것이 없음을 알게 되고, 실상임을 아는 까닭에 곧 삼계 중생이 허망한 상임을 알게 되며, 삼계 중생이 허망함을 하는 까닭에 곧 진실한 자비심을 일으키게 되고, 진실한 자비를 아는 까닭에 진실한 귀의를 일으키게 된다.”고 하였다.
오늘날 불법을 닦는 사람은, 출가자와 재가자를 막론하고, 다만 “생이 곧 무생(生即無生)”임을 알고 이제(二諦)를 어기지 않는다면 대부분 상배로 왕생할 것이다.
1. 장육(丈六): 1장 6척으로, 이는 보통 화신불(化身佛)의 신장을 말한다.
2. 석가문(釋迦文): 즉 석가모니를 뜻함.
3. 나유타(那由他): 또한 나유다(那庾多), 나유다(那由多), 나술(那術) (Nayuta) 등으로도 쓰이며, 고대 인도의 계수 단위이다. 의역하면 "억"이며, 십만, 백만, 천만의 세 등급이 있다.
4. 항하사(恒河沙): 항하(恒河, 갠지스강)의 모래로, 산스크리트어 gangā-nadi-vāluka의 의역이다. 갠지스강의 모래알처럼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수를 비유한다.
5. 아승지(阿僧祇): 산스크리트어 Asamkhya의 음역으로, 끝이 없는 수,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수를 의미한다.
6. 다라니문(陀羅尼門): 산스크리트어 “다라니”(陀羅尼)의 의역으로, "총지"(總持)를 뜻한다. 모든 법을 총괄하고 무량한 의미를 지니며, 선을 지녀 흩어지지 않게 하고, 악이 지녀 생기지 않게 한다는 의미이다. 보살은 이 총지의 법으로 모든 중생의 언어와 소리에 수순하여 바른 믿음을 내도록 깨우쳐, 그들로 하여금 모든 악한 마음을 없애고 모든 선법을 행하게 하는데, 이것이 곧 보살의 다라니문이다.
7. 수능엄삼매(首楞严三昧): 부처님께서 증득하신 일종의 삼매이다. "수능엄"을 의역하면 "건상"(健相) 또는 "모든 일이 마침내 완성됨(一切事竟)"이 된다. "건상"은 부처님의 공덕이 견고하여 모든 마(魔)가 이를 파괴할 수 없음에 비유한 것이고, "모든 일이 마침내 완성됨"은 부처님의 덕이 완성되어 모든 일이 궁극적으로 이루어져 견고함을 의미한다. 《수능엄삼매경》에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보살이 수능엄삼매를 얻으면 삼천대천세계를 겨자씨 속에 넣어도 모든 산하대지와 일월성수가 본래대로 나타나며 비좁게 느껴지지 않는다."
8. 화상(和上): 즉 "화상"(和尚)으로, 산스크리트어 upadhyāya의 번역이다. 부처님의 제자들이 그들을 직접 가르치는 스승에게 사용하는 존칭이다.
9. 광약상입(廣略相入): 광범위하게 설명함과 간략히 설명함이 서로 걸림 없이 융화됨을 뜻한다. "광"(廣)은 광설, 즉 차별상을 광범위하게 펼쳐 설명하는 것이고, "약"(略)은 약설, 즉 평등한 이치를 간략히 요약하는 것이다. "상입"(相入)은 서로가 융통하는 것을 의미한다. 광은 전체가 약에 포섭될 수 있으며, 약은 전체가 광에 드러날 수 있다. 많은 것이 곧 하나이며, 하나가 곧 많은 것이다.
10. 치소(緇素): 승속을 구분하는 용어이다. "치(緇)"는 검은색으로, 스님들이 주로 검은 옷을 입기 때문이며, "소(素)"는 흰색으로, 속인들이 주로 흰 옷을 입기 때문에 승속을 가리킬 때 치소라 한다.
11. 생무생(生無生): 생이 곧 무생임을 의미한다. 천친보살의 《섭대승론》에서는 "또한 열 가지 원인으로 말미암아 모든 부처님은 생이 곧 무생의 모습임을 알아야 한다. 첫째, 어리석음과 다른 법이기 때문이며, 둘째, 차별과 다른 법이기 때문이다. 셋째, 섭수에서 자재함을 얻었기 때문이고, 넷째, 주지에서 자재함을 얻었기 때문이다. 다섯째, 버림에서 자재함을 얻었기 때문이며, 여섯째, 두 가지 상이 없기 때문이다. 일곱째, 오직 빛과 그림자를 닮았기 때문이고, 여덟째, 환화(幻化)와 같기 때문이다. 아홉째, 머무름 없이 머무르기 때문이며, 열째, 큰일을 성취하기 때문이다."고 하였다.
12. 이제(二諦): 진제(真諦)와 속제(俗諦). 진제는 "제일의제(第一義諦)" 또는 "승의제(勝義諦)"라고도 하며, 진실한 이치와 본성이다. "실제의 이치는 티끌 하나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은, 모든 시비와 분별이 함께 사라지고, 만물을 진여로 본다는 뜻이다. 속제는 "세제(世諦)" 또는 "세속제(世俗諦)"라고도 하며, 세속의 사리(事理)를 가리킨다. "불법의 문 중에는 한 법도 버리지 않는다"는 것은 충성을 권장하고, 효를 권장하며, 나라와 가정을 다스려 화목하게 하고, 천당과 지옥을 보여주는 것을 뜻한다. 《유마경》에서는 “비록 모든 부처님의 국토와 중생이 공(空)함을 알지라도, 항상 정토를 닦아 중생을 교화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