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재년
사진: 김준호
山을 좋아하는 고등학교 동기들이 모인 입산회가 졸업 55주년을 맞이했다.
회장이하 일부 열성적인 회원들이 1泊2日의 山行(?)을 계획하고 충청북도 괴산(槐山)의 속리산 기슭, 화양9곡, 성불산 자연휴양림과 괴산 산막이 옛길을 돌아 보는 70중반으로 들어선 老人(?)들의 一泊二日의 여정을 마련했다.
첫날(6/28):
5대의 차로 4~5명이 지역별로 집이 가까운 친구들끼리 모여 우선 속리산 국립공원 선유동 주차장에서 만나기로 했다. 우리일행(김성진,박승훈,송주은,장형순)은 8시에 우리 아파트에 모여 약속장소로 출발했다. 평일이라서인지 차량이 별로없어 한가한 길을 편하게 운전하며 약속시간 11시 전에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친구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병원 일이 바쁜 "걷기 귀신" 장재훈은 홀로 차를 몰고 와 같이했다.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오락가락하는데 다행히 날씨는 우리편이다. 널직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선유동계곡으로 발길을 옮겼다. 얼마전 내린 비로 계곡에는 많은 물이 흐르고, 계곡 初入 커다란 바위에 새겨진 仙遊洞門을 지나니 신선이라도 된 듯한 기분이다. 계곡따라 시원한 그늘로 드리워진 초여름의 싱그러운 숲길이 평탄한 오름길로 이어지며 오랫만에 만난 반가운 친구들과 신나게 떠들며 시원하고 좋은 경치와 추억에 남길 사진도 찍으며 즐거운 山行을 즐겼다.
九曲이라고 이름하기에는 너무 짧은 선유구곡(仙遊九曲/ 중국 朱子의 武夷九曲을 따랐는지?)의 아름다운 계곡 경치를 힘들이지 않게 보고 내려왔다. 한 시간 남짓 숲길을 걷고 주차장에 돌아오니 점심시간이다.
회장께서 미리 예약해 놓은 솔뫼골 식당에서 이곳 특산의 버섯으로 요리한 버섯전골과 막걸리를 곁들이며 시끌벅적하게 마치고 다음 행선지 화양동 계곡으로 향한다.
운전담당 기사는 막걸리도 못마시고 차로 화양동 주차장으로, 다른 분들은 화양동 계곡으로 바로 걸어서 가 계곡의 九曲부터 一曲으로, 운전 기사들은 一曲부터 九曲까지 돌아본다.
나는 1시40분경 화양동 계곡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초여름의 활기차고 푸르른 느티나무 그늘 아래 가끔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기분좋게 맞이하며 화양구곡(華陽九曲)이 시작되는 계곡으로 들어선다. 계곡 따라 힘차게 흐르는 물길을 맞으며 굳건하게 버티고 있는 一曲이며 화양동문(華陽洞門)이라고 송시열이 쓴 글씨가 새겨져 있는 경천벽(一曲)을 지나 운영담(雲影潭/二曲), 읍궁암(泣弓巖/三曲)을 지나고 맑은 계곡물이 회돌며 끼고 도는 절벽위에 우암(우암) 송시열 선생 老年의 은거(隱居)이며 화양구곡의 중심인 암서재(巖棲齋)가 있는 금사담(金沙潭/4曲)을 지난다.
암서재는 우암(尤庵) 송시열이 벼슬을 버리고 은퇴해서 학문을 계속하며 제자를 가르쳤던 곳이다. 서론, 노론, 남인등 四色정쟁에 휩쓸리며 노론의 우두머리로 많은 곤경을 겪기도 했고 그 당시 격렬했던 黨爭을 생각한 듯, 계곡물이 많은 흔적을 남기고 심하게 휘돌아 나가는 금사담의 절벽위에 은거를 정한게 아닐까?
금사담 위의 암서재를 지나 계곡따라 오르며 계곡을 끼고 버티고 있는 첨성대(瞻星臺/五曲),능운대(凌雲臺/六曲), 와룡암(臥龍巖/七曲), 학소대(鶴巢臺/八曲) 모두 붙혀진 이름대로 그 의미를 갖춘 멋들어진 절벽과 큰 바위들을 보고 너르게 펼쳐진 편편한 암반위로 계곡물이 유유하게 흐르는 파곶(巴串/九曲)에 이른다. 一曲부터 九曲까지 넓은 계곡에 물길따라 펼쳐진 절벽과 기암들 그리고 그 주변의 멋들어 진 나무들과 물길을 향해 뻗은 나무가지 사이로 보이는 계곡도 아름답다.
50년전에 왔던 똑 같은 곳을 오늘 다시 돌아봤다. 그때는 먼지 길로 버스타고 와서 계곡을 끼고 이리저리 물길을 건너기도 하고 물가를 걸으며 돌아봤는데 이제는 주차장부터 깨끗하게 정돈된 찻길에 이어 차도 다닐만큼 넓은 길을 따라 올라오며 멀리서 바라만 보니 편하긴 한데 옛날이 더 정겹게 느껴진다.
나 혼자 끝까지 올라온 듯, 기다릴 친구들을 생각하니 주차장으로 되돌아가기 바쁘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4시경, 많은 사람은 이미 떠났고 우리 일행은 기다리고 있어 미안하다. 주차장을 떠나 숙소가 있는 성불산 휴향림으로 향했다.
4시45분 도착 배정받은 숙소 "은행나무"에 짐을 풀고 우선 시원한 맥주 한 잔으로 목을 적시며 운전기사의 설움을 풀었다. 오늘의 본격적인 행사인 저녁준비를 하니 벌써 5시가 훌쩍 지나고 준비된 먹을 거리인 철갑상어 회, 메기찜, 양갈비 바베큐등을 안주 겸 저녁 식사 메뉴로 푸짐하게 늘어 놓고 막걸리, 와인, 맥주로 시작 몽고 전통주, 스카치 위스키등을 마시며 와글와글, 시끌벅적 흥겨운 시간 속에 각자의 하고 싶은 이야기도 하고 들으며 지는 해와 더불어 먹은 자리를 정리하고 성불산 자연 휴양림 경내를 산책하고 9시경 마무리 한잔~~~
숙소로 들어와 잠자리에 들으니 10시가 지난다. 바쁘고 흥겹고 반가운 친구들과 즐거웠던 하루였다.
※화양동 구곡은 성리학의 원조 朱子의 武夷九曲을 따서 예전부터 화양구곡이라 稱한다 합니다.
이튿날(6/29):
노인(?)들이라 잠이 없나? 6시전에 일어나서 밖에 두런두런 이야기가 한창이다.
벌써 가벼운 산책을 한 친구도 있는 듯한데 아침식사전에 성불산 자연 휴양림을 돌아보며 산책을 하기로 했다.
원하는 친구들은 성불산 등산하기로 했었는데 정상까지 이르는 가파른 산세에 기가 꺾인 듯 아무도 나서지 않아 모두 같이 산책후 아침식사를 하고 산막이 옛길로 가기로 했다.
성불산 휴양림은 편리하고 깨끗한 시설과 숙소를 중심으로 산책하기 좋은 치유의숲, 각종 화초와 나무로 가꾼 생태공원등 어린이들의 자연학습도 할 수 있는 老少同樂의 종합 놀이동산(?)으로 테마별로 잘 가꾸어진 휴양림이다.
숙소를 나와 늪지를 중심으로 각종 나무들과 꽃들을 가꾼 걷기 좋은 곳을 걸으며 어린이들도 싫것 뛰어놀 수 있는 잔디동산도 멀리 보이고 조그마한 수영장도 있다. 우리는 숲속 산중턱에 나무데크로 이어지는 산책로로 들어섰다. 싱그런 아침공기를 마시며 한시간 남짓 상쾌한 산책을 하고 내려왔다.
아침 식사는 뜻밖의 성찬이다. 불고기에 철갑상어 지리탕, 맛있는 김치등, 푸짐한 아침 산막이 옛길 입구가 산길로 이어진다. 산막이로 막힌 물길이 강같은 호수를 이루고 오늘은 그 물길을 따라 걷는 산행이다.
초입에 숲속에 흥미삼아 놓은 출렁다리를 건너면 산기슭으로 나무가 우거진 숲길이 이어진다. 산기슭 따라 곳곳의 샘터와 강물이 보이는 정자를 지나고 한참을 오르고 내리면 물레방아 모형도 보이며 유람선 선착장에 다다른다. 이 외딴 곳에 산막이 마을이 있고 사람들이 식당과 숙소를 제공하는 마을로 한 동네를 이룬다.
우리의 점심을 예약한 뚜벅이 식당을 지나고 다시 물가로 이어지는 산행길이다.
끝이 어딘지도 모르고 물길따라 산길이 이어지며 조선 중기의 대신 노사신의 謫所(귀양가서 머무는 곳)에도 들리고 중간에 삼신할미바위도 재미있다.
한참을 더가니 느닷없는 구름다리, 연하협 구름다리, 물길을 가로 질러 멋있게 하늘에 걸린 다리로 어디로 기는 지도 모르는 다리다.
이제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 점심이 약속된 뚜벅이 식당으로 가니 12시30분경.
내가 제일 먼저 도착했을 줄 알았는데 모두들 비슷한 시간에 모였다. 다른 친구들은 지름길로 왔단다. 같은 길로 돌아와도 역시 좋은 경치였는데~~
장형순 덕분에 뚜벅이 식당에서 올갱이 부침, 도토리 묵, 묵밥으로 배불리 먹고 유람선에 올라타고 빗속의 시원한 강바람을 거슬러 산막이 주차장으로 왔다.
우리를 위해 그동안 참았던 비가 본격적으로 내린다. 그래도 여행중에 꾸~욱 참아주신 하느님이 무척 고맙다.
우리가 졸업 60주년이 되면 우리도 80의 무르익는 老年이 된다. 그때까지 모두 건강을 지키고 한번더 이대로~~~
이번 모임을 주관 하신 회장님 이하 모든 친구, 고마웠습니다.
※산막이 옛길은 書生들이 과거보고 벼슬하러 다녔다 해서 양반길이라고도 하네요.
선유동문 입구
화양구곡 꺼꾸로 들어가는 입구 데크길
원재&주은
유유슈~
제일 늦게 화양구곡을 나온 四人
성불산 자연휴양림 내 숙소
운전하느라 수고 하신 김기사, 편하게 온윤겸에게 막걸리를..ㅎㅎ
석회장님,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마당바위 종국 & 전문산악인(?) 성민 그리고 시형
몽골 25일 트랙킹 마치고 들린 일도(逸道) 진호창근님, 양갈비를 들고 환하게 웃네요. 몽골산은 아니지만도..
휴양림내 풍차
나리꽃과 雲山足
휴양림을 떠나면서..
산막이길에 連理枝
선우커플/김영 사모님/시형
산막이 길에서 산위로 오르는 길 입구에 수 많은 등산팀들이 달아놓은 리본
뚜벅이 식당, 이 집 주인이 美人이라고!
20회에서 가장 건강한 couple!
盧思愼(1427~1498)의 水月亭
꽃 카라 모자 쓰고, selfi 한 장..
뚜벅이 식당에서
올갱이 전
참가한 3 커플 중, 종국이 부부팀을 놓치고..
마지막 남은 일은 배를 타고, 산막이 길 주차장으로 돌아 가는 것
귀경 길, 비는 억수로 쏟아지고..
첫댓글 졸업55주년 기념
행사가 동기 19명
부인 3명이 참석
하여 1박2일간
충북괴산 성불산
자연휴양림에서
무사히 마치고
귀가 하셨습니다
참식한 동기는
물론이고,부인
들께도 감사드립니다. 행사준비에
도움을 준 친구들
에게도 깊은 감사
드립니다.
이번행사에 참석
못한 친구들에게
다음번 산행에는
꼭 참석하여 모두
즐거운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
석해호 회장이 카톡방에 올린 글을 copy..
아주 맛깔나는 글과 잘 정리되고 사진까지 곁드려진 <졸업55주년기념특별산행기>이네요.
더구나 우리 2조차 운전까지 해 주셔서 너무 고맙고 수고 많았습니다.
감사합니다♡
日光, 송주은 의 카톡방 댓글 copy
보현거사님의 산행기를 읽고 또 읽으며 지난 일박이일의 추억들이 생생하게 떠 올라 추억이 더 새로워 지네요. I don’t think no one can write about it better than 재년!
Also the pictures are excellent! Stay healthy and we will meet again next time!
선우진호창근님 댓글 copy
이번 행사는 석회장과 마당바위의 합작 하에 호화판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소생은 계산 담당.. ㅎㅎ
참가자: 강준수/김부경/김성민/김성진/김영(+1)/김윤겸/김재년/김종국(+1)/김준호/김해동/김호석/박승훈/석해호/선우진호/송주은/유원재/이시형/장재훈/장형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