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바지 꽃샘추위가 물러가면서 남쪽에서부터 봄꽃 소식이 전해지는 요즘, 춘곤증 때문에 힘겨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춘곤증은 우리 몸이 계절의 변화에 적응해 가는 과정에서 생기는 일반적인 현상인데 기온이 상승하면서 겨우내 추운 날씨로 굳어 있던 근육이 처지고 혈관이 팽창하면서 나른함과 졸림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전문의들은 “봄철의 피로증상인 춘곤증이 있다면 영양부족이나 운동부족은 아닌지 체크해 보라”며 “커피나 담배로 졸음을 쫒으려 하지 말고 자리에서 일어나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더욱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일정한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일어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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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시간 정도는 숙면을 취해야 한다. |
규칙적인 생활은 춘곤증을 예방하고 우리 몸의 생체리듬을 조절하는데 필수적이다. 따라서 평소보다 조금 일찍 잠자리에 들고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는 것이 봄철 피로예방의 첫 걸음인 것이다.
단국대병원 가정의학과 정유석 교수는 “아무리 바빠도 7시간 정도는 숙면을 취해야 하고, 점심 식후에 10분 정도라도 눈을 붙이는 습관도 오후의 컨디션 조절에 도움이 된다”며 “오전, 오후에 한 잔씩 마시는 커피는 두뇌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만, 저녁 식사 후에는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해마다 봄이 되면 겨울철에 고생한 자동차도 정기검진을 받는 것처럼 우리의 몸도 주기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특히 춘곤증이라고 생각했던 증상이 2~3주 이상 오래가거나 점차 악화된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원인을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정 교수는 “모든 병의 초기 증상이 피로감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2~3주 지나도 춘곤증이 가시지 않으면 병원을 찾는 것이 도움이 된다”며 “B형 간염이나 빈혈, 결핵이나 당뇨, 갑상선 질환이나 간질환과 같은 큰 질환의 초기 증상이 춘곤증처럼 나타나는 경우도 있는 만큼 피로와 같은 증상들이 2~3주 이상 길게 나타나면 병원을 들려서 상황에 맞는 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담배와 커피 피하고 스트레칭 하기
춘곤증 예방을 위해서는 의식적으로라도 조금씩 긴장을 풀어주고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다. 피곤하고 졸려 커피를 자주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는 것은 처음에는 반짝 효과가 있는 것 같지만 결국 피로를 악화시키는 결과를 가져 오기 때문이다.
서울특별시 북부노인병원 가정의학과 김윤덕 과장은 “잠을 제대로 잤는데도 심하게 졸려 일하기가 어려울 때는 자리에서 일어나 계단을 걷는 등 활동량을 늘리는 것이 도움이 된다”며 “피곤할 때 움직이는 것을 꺼리는 사람들이 많지만 실제로는 몸을 움직이는 것이 가장 좋은 피로회복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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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배는 피로를 악화시킨다. |
햇볕이 내리쬐는 실외에서 가볍게 산책을 하거나 맨손체조나 스트레칭처럼 적당한 운동을 하면 춘곤증 예방에 더욱 도움이 된다. 따스한 햇볕은 그 자체만으로도 우울함을 극복하고 기분을 좋게 하는 힘이 있는데 30분 정도 걷기 운동을 해주면 숙면에도 큰 도움이 된다.
김 과장은 “춘곤증은 평소 규칙적인 생활을 하지 않는 사람이나 과로하는 경우,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더 잘 나타난다”며 “맑고 차가운 공기로 환기를 자주 하고 스트레칭을 하면 졸음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아침 챙겨 먹고, 점심∙저녁은 다소 가볍게
춘곤증을 예방하려면 아침을 거르지 않고 제 시간에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 대신 점심과 저녁은 지나치게 포만감이 들지 않도록 약간 아쉽게 먹는 것이 식곤증을 방지하고 오후의 컨디션 조절에 좋다.
움여성한의원의 문현주 원장은 “봄이 되면 단백질과 비타민, 무기질 등이 겨울보다 많이 필요하므로 영양 섭취에 신경 써야 한다”며 “특히 비타민 B1과 비타민 C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춘곤증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비타민 B1이 많은 식품으로는 잡곡과 콩, 달걀, 시금치, 돼지고기, 땅콩 등을 꼽을 수 있고, 비타민 C가 많은 식품으로는 과일과 냉이, 달래 같은 봄나물이 있다. 또 탄수화물(당분)이 많이 든 음식이나 소화시키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기름진 음식도 신체를 피로하게 해서 졸음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줄여야 한다.
문 원장은 “달래와 냉이, 씀바귀, 쑥과 같은 봄나물은 건강하게 봄을 보내게 해주는 보약과도 같다”며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할 뿐 아니라 오장육부의 기를 충실하고 조화롭게 해주는 건강 음식이라 춘곤증을 이겨내고 건강을 지키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날씨가 덥고 건조해지는 봄에 제때 수분을 보충하지 않으면 생체리듬이 망가지고 쉽게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 따라서 하루에 8잔 이상의 물을 마시는 것이 중요한데 취약한 증상에 따라 이를 보완해주는 한방차를 마시면 더욱 좋다.
문 원장은 “몸이 무겁고 나른할 때는 귤껍질을 말린 귤피차가, 피로감이 심하고 졸음이 쏟아질 때는 인삼차가 좋고, 머리가 무겁고 집중이 되지 않을 때는 국화차를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충분한 휴식 취하고 낮잠은 편안한 자세로
춘곤증 예방에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이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일하는 양은 줄이지 않고 피곤함을 호소하지만 밤에 충분히 잠을 자는 것과 과로를 피하는 것, 틈틈이 휴식을 취해야만 춘곤증도 피하고 건강을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중앙대용산병원 가정의학과 조수현 교수는 “점심시간에 낮잠을 자더라도 의자를 뒤로 해서 목 뒤에 수건 같은 것을 베고 해서 편안한 자세로 잠시 자는 것이 좋다”며 “엎드려서 구부리고 자면 근육이 더 많이 뭉치고 더 많은 피로를 느끼게 되므로 잠시 잠을 자더라도 편안한 자세로 낮잠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운전할 때는 춘곤증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더욱 졸음을 깨기 위한 방법에 신경을 써야 한다. 조 교수는 “중간 중간 휴식을 취하고 차가 밀릴 때는 운전석에서도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며 “참기 어려울 땐 바른 자세로 잠시 낮잠을 자는 것도 괜찮지만 잠에서 깬 후엔 경직됐던 근육을 풀어주어야 근육통을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3주 이상 계속되는 졸림 증상, 만성피로증후군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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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주 이상 피로감이 지속된다면 만성피로증후군을 의심해야 한다. |
춘곤증은 2~3주 동안 피로 증상이 지속됐다가 정상으로 회복되는 만큼 특별한 질병이 없이도 3주 이상 피로감이 지속된다면 만성피로증후군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만성피로증후군은 피로감이 6개월 이상 지속되고 일상 활동에 현격한 기능 저하가 나타나는 것을 말하는데 통증과 우울감, 불안감, 소화기능장애 등의 증상이 같이 나타나기도 한다.
김윤덕 과장은 “만성피로증후군은 피로가 계속되거나 재발되는 경우가 잦고, 남성보다 여성이 2배가량 많으며, 전체 인구의 1.5%가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무엇보다 잦은 야근과 과음, 불규칙한 수면 습관 등이 피로의 원인인 만큼 충분한 휴식과 규칙적인 운동으로 생활 리듬을 되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만성피로증후군은 정확한 진단이 어렵다는 점에서 더욱 조심할 필요가 있다. 피로라는 것이 워낙 다른 질병에서도 흔히 동반되는 데다가 증상도 제각각이어서 제대로 진단되는 경우는 20%도 채 되지 않는데 숨어있는 질병을 발견하지 못한 채 만성피로증후군으로 오인해 방치하는 경우가 있어서이다.
김 과장은 “피로와 연관된 독소는 땀으로 배출되므로 평소 적당한 운동이나 족욕, 반신욕을 하면 좋다”며 “스트레스를 피할 수 없는 직장인들은 자신이 즐길 수 있는 운동이나 취미생활을 정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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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올봄 춘곤증은 현명하게 잘 이겨낼것 같네요. 좋은정보 올려주셔서요. 도움받고 갑나다.감사합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춘곤증이 오면 한번 시도해 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