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1010366.JPG
우리 남편 고향이 강원도라 난 시집와서 처음 막국수라는걸 먹어봤다. 우리 친정 아버지께서 한입맛 하셔서
전국팔도 많이 돌아다니셨는데. 우리 친정아버지 고향은 이북이셔서 냉면을 특히나 좋아하셨다. 그래서
어릴적부터 아버지손에 끌려 유명한곳을 종종 다녔었는데. 그때는 왜 돼지갈비 안사주고 맛없는 국수만 먹으러
다니냐며 뾰루퉁 오리입을 내밀던 기억이 난다. 원래 어릴때는 맛을 모른다하지 않는가! ㅋ 스무살이 넘으니
여름에 자주 먹게되는 냉면을 먹으며(특히 분식집 냉면) 아. 우리아버지가 정말 맛난곳만 날 데려갔구나 싶어서
가슴이 뭉클했다.(ㅋㅋㅋ) 그래서 난 분식집에서 절대 안시키는 메뉴가 물냉면이다. 그렇게 입맛이 초고수로
다져진결과 왠만해서는 냉면 맛있다 안하는 내가 시집가서 처음 먹은 음식이 막국수 였다. 냉면의 쫄깃하고
탱탱한 식감에 비해 . 푸석하고 퍽퍽할것같은 면발. 국물에 뿌려진 김가루와 깻가루를 보면서. 육수에 자신이
없으니 저리 많이도 넣은게지. 쯧쯧하면서 막국수라는 녀석을 마구 무시했었다. 그 이후로도 막국수라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남편외 시댁식구를 보면서 에이 그게 머가 맛있다 그러냐하면서 싫은내색도 못하고
질질 끌려다녔다. 그렇게 수년 막국수를 먹다보니. 예전에 냉면맛을 뒤늦게 알았듯 완전 막국수맛에 반해버린것이다.
알싸한 동치미국물에 살얼음이 동동 . 메밀 특유의 쌉쌀하고 구수한 면맛이 정말 일품으로 맛이 있었다. 처음에는
그 투박한맛에 바로 매력을 못느끼지만 , 더운 여름날 땀 뻘뻘 흘리다가 막국수 국물을 들이키면 정말 천국이
따로 없는맛이다. 여튼 그렇게 막국수맛을 들인 나는 서울에서도 맛있다는 막국수를 집을 여러군데 찾아놨는데
막국수의 원조가 강원도이다보니, 유명한맛집은 모두 강원도에 있다. 그래서 그중 맛난집 하나를 알려드려한다.
여름 점심시간 입구에 들어서면 정말 발 디딜 틈이 없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앞에는 아예 대기용 의자들이 즐비하다.
메뉴는 막국수와 수육. 딱 두가지고, 앉자마자 번개같이 음식이 나온다. 성질급한 나는 너무 좋았지만 먹다보니
빨리먹이고 회전율을 높히고자하는 주인의 고도심리인듯해서 일부러 좀 천천히 먹었다 ㅋㅋ 여튼 역시 소문대로
최고의 막국수였다. 알싸한 동치미 국물은 물론이고 무엇으로 육수를 만들었는지 구수하면서 한약냄새가 약간 나는
정말 절묘한 조화의 육수였다. 그리고 하이라이트는 메밀면의 그 투박한 맛. ㅋㅋ 아. 침 꼴깍
강원도 동해에 사시는분들은 당연 아시는곳일테고. 서울에 사시지만 막국수가 먹고 싶으면 아무리 먼곳이라도
달려갈수 있는 열정이 있으신분. 또는 동해에 가실 계획이 있으시분들에 강추하는곳이다.
그럼 회원님들 행복한 금욜 저녁 되시길 바라면서. 충성 ^^
강원도 세일 막국수
033-522-5225 강원 동해시 이도동 290-6 1층
첫댓글 오우 정말로 제대로군요 먹고싶다
조금 만 가까이 있음 매일가도 좋을 텐데...ㅉㅉㅉㅉ 아쉬움 가득
그러게나 말입니다. 저도 가까이만 있으면 얼마나 좋으려나 생각했답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