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3월 28일~4월 7일 10박 11일 여행기
녹산로, 알뜨르비행장, 용수포구, 하도 별방진,
박수기정,도순다원, 약천사, 성읍녹차밭, 김녕신비의 바닷길,
시간여행 출사팀에서
6번째 제주도 출사8박 9일로 잡았었지만
귀가하는 날 전국이 강풍으로 비행기 결항 되었다
다음날은 비행기 티켓이 매진되고
2일을 더 머물며 어쩔 수 없이 10박 11일 일정이 되었다
귀가하기 전날
식재료 남은 걸 옆방에 나누어 주며 인심도 썼지만
다시 마트에 가서 구입해야 했었다
항상 여행하면서 천재지변이 나서 더 머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지만
<기상악화로 백령도 이어 두번째>
막상 해보면 100% 만족하지는 않는 게 현실이다
가을보다는 꽃이 많이 핀 봄이기에 기대를 안고
저가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렌터카를 받고 서귀포 숙소로 넘어가는 길에
벚꽃과 유채가 어우러진 가시리 꽃길로 향하였다
아직은 3월 28일이기에 조금은 이른 듯했으나
막상 가보니
이미 꽃망울을 벗겨내고 활짝 터트리고 있었다
어느 때는 벚꽃이 져버린 적도 있었고
벚꽃은 피었으나 유채가 덜피우며 비가 내렸었다
그게 그것 같았지만
유채꽃 향기까지 품어 내느라
화창한 봄날에 차 달려오는 공간도 잊은 채
황홀감에 빠져 연신 셔터를 눌렀다
자동차로 달려도 10여분이 걸리는 10km
오가는 여행객들 자동차 피해 가면서 담아냈다
숙소로 들어갈 때는 마트에 들러
쌀이며 필요한 식재료 물품들을 구입하며
제주도 합숙생활은 시작되었다
밥을 해 먹으며 6명이 열흘이상을 지낸다는 건
서로의 배려가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다음날
1시간을 이동하여 대정리 알뜨르 격납고로 이동하였다
그곳엔 제주도에서 제일 넓은 들녘이다
농산물을 수확하고 갈아엎어 연신 다시 심는 일이 이어진다
수확하고 난 뒤에
무,양파,잔챙이들 봉지에 담아
요긴하게 찬거리에 보탬이 되게 가져온다
처음 격납고는 20 여기를 만들었는데
19기가 원형 그대로 보존되었기에
장다리꽃과 함께 담아본다
우리는 꽃피는 무꽃 찾아다니지만
농부입장에서 보면 제때에수확하지 못하고
꽃을 피웠으니 속상할 일이다
농사라는 건 반드시가 없다
브로콜리도 수확하지 않으면
샛노랑 꽃으로 탄생한다
이어
양파 수확하는 밭으로 향했다
다행히 주인 되는 분이
양파 이삭도 주워 가라는 허락하에
맘껏 담아
양파 김치도 만들어 밥상에 한몫했다
제주의 자연 바람 속에
영글어 가는 일상적인 공간들
가지런히 놓여 있는 농작물은 보는 우리도 뿌듯하다
용수포구로 이동하여
차귀도가 보이는 오징어 말리는 풍경
언제나 가도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제주도 오징어가 아니고
원양어선에서 잡은 오징어를 손질하여 말리는 것이다
양배추 밭에 소떼를 풀어놓아
맘껏 먹으라는 풍요로움 너무 질리는지
우리가 다가가니
옆밭에 주식인 소풀을 먹으려고 달려든다
돌담안에 양배추 밭
풍경의 일부가 되는 평화로운 소들이 한몫을 한다
시기는 참 알 수 없다
오늘이 3월 말 6년 전에 3월 말에는
토종동백나무꽃이 절정을 이루며
밤새 비가 내리면서 떨어진 동백꽃이
융단을 깔아 놓은 것처럼
처연하면서 아름답기도 했었다
고색창연한 시간의 흔적들이
이번엔 3월 중순이었다고 한다
두들겨 맞은 것처럼
심한 상처가 난 동백 꽃잎이 흥건하다
지나가는 우리를 보시고
철 지난 귤이라도 맛있다며
돌담 너머로 건네주시는 인심 좋은 어머니
살맛 나는 세상이다
해녀님들의 돌로 깨어 생으로 소라 까는 작업
소라젓 담는 과정의 일부이다
홍 청 풋고추를 저며 썰고 통마늘도 저며 썰어
액젓으로 무쳐 놓으면 맛있는 밑반찬으로 최고였다
지금은 하늘나라에 간 갑장 해녀가
한통씩 담아주던 생각이 난다
윤회의 법칙을 아는지
해마다 봄이면 바닷가 노지에
어김없이 피고 지고 한다
옛 어른들 말씀에
봄에는 먼지에도 향기가 난다 하니
어딜 가나 꽃천지
돌담과 어우러진 풍경은 제주도의 산물이다
카페 앞에 주차를 하고
뒤 담 넘어가라는 허락을 받고
물론 돌아서 갈길은 있었지만
담 넘어 이동하며 돌담과 어우러진 풍경을 담아 보았다
카페 사진도 담아 주며 좋겠다고 하여
메일로 카페 사진도 보냈다
이곳은 하도리에 있는 별방진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설치된 진성이라고 한다
(82편에 자세히 기록)
켜켜이 돌담사이로 유채와 어우러진 마을길을
유유자적 걸어 볼만하다
진성 안에는
제주의 훼손된 전통집들을 예쁘게 재건해서
제주도 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는 곳이기에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다
진성을 한 바퀴 돌아보면서 요새처럼 들어앉은 마을과
사방이 보이는 풍경 또한 이채롭다
유채꽃과 어우러진 서우봉은
제주도의 몰디브다
옥빛 바다 함덕해변과 잘 어울리는 명당에서
길조와 행운의 상징인 힌 염소와 조우한다
새끼 키우는 몸매 생김은 조상격이다
서귀포 가로수에는 야자수도 있지만
1971년 8월 제주도 기념물 제15호로 지정된 먼나무가 있다
잎새도 없이 붉은 열매가
홍등가 등불처럼 거리를 빛나게 보였다
겨울 내내 빨간 열매를 매달고 있는
먼나무의 진정한 매력은
멀리서 보아야 드러난다고 하여
먼나무라 칭했다고 한다
대평리 부근에 벚꽃 가로수가
꽃잎이 바람에 휘날리며 시선을 멈추게 했다
안덕계곡
망치로 갈고닦은 듯 주상절리도 있고
상록수림과 거대한 절벽이 병풍처럼 둘러 쌓여 있어서
달뜨는 저녁이면 천혜의 경관이
아사사 하고 영롱한 한 폭의 그림이 되는 곳
원시적인 느낌으로 이루어진 계곡이다
박수기정 아래에서
몽돌에 부딪치며 내는 백색 사운드소리는
명상과 같아 한동안 장타임을 시도해 보았다
하얀 파도가 스며드는 중에
잠수하는 사람도 앉아 있다가 슬며시 찍혔다
도순다원은 16만 평 유기농 생산지로
최상의 조건을 갖춘곳
겨울은 순백의 꽃을 피워 향기가 천리를 진동한다고 한다
침을 발라 놓은 장소였지만 ㅎ
출입이 제한된 곳이라 들어가기 쉽지 않았다
한라산 백록담과 언덕 위 녹차밭
푸른 녹차밭과 눈 쌓인 일본의 후지산처럼
힌눈을 가득 이고 있는 모습을 담고 싶었지만
시기를 맞출 수 없는 게 한계였고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녹차밭과 눈 쌓인 설산을 함께 담을 수 있는 중산간 자락
겨울철이 지나 향기를 맡을수는 없었어도
싱그러움을 맡으며 재빠르게 다녀온 곳이었다
지나는 길
하귤이 제일 많이 열리는 곳 약천사에 들려 보았다
81년 초창기에는 쭈욱 늘어선 1,000그루가
현재는 2,000여 그루가 넘게 심어져 있다는데
지금도 묘목수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고 한다
하귤나무들이 줄지어 있기에 한 나무에서
수십과 씩 열리는 점을 감안하면 2,000여 그루에서
수확하는 량은 수천 상자에 이른다고 한다
경제성은 높지 않아 판매보다는 전국선원과 사찰에
대중공양을 위해 쓰인다고 한다
봄부터 가을까지 물이 솟는 샘물과
약수가 흐르는 연못이 있기에
붙여진 약천사 라고 한다
돌담과 어우러진 하귤나무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매력이다
백두산 능선처럼 오르락내리락 천지를 축소해 놓은 모습
소천지라고 하는 곳이다
강풍에 비행기도 결항되어 갈 곳이 마땅치 않을 때
숙소에서 걸어가 보았다
맑고 투명하여 한라산이
반영으로 보이는 명경 같은 곳인데
이 날따라 빙하가 녹아내린 에메랄드 호수처럼
바다 색과 달리 옥빛으로 보이는 건 처음이었다
여행날짜가 연장되어 오설록 녹차밭으로 향했다
벚꽃이 활짝 피여 봄기운이 가득한 녹차밭
제주도에서는 날씨만 좋으면
동서남북 어디서나 우뚝 솟은 한라산이 보인다
틔어 나온 거대한 배꼽참외처럼 보이는 게
서쪽방향에서 보는 백록담이 제일 마음에 든다
녹차밭의 곡선이 안 보이지만 백록담 배경으로 잡아보았다
이삭이 막 피기 시작하니
밀인지 보리인지 모르지만 바람에 일렁인다
더 세차게 불어야 롤러코스트처럼 출렁일 텐데
한참을 서성여도 더 이상 바람이 주인공은 될 수가 없었다
도착했을 3월 28일에는
녹산로 벚꽃길이 참 황홀했었다
벌써 일주일이 후딱 지나다 보니
꽃잎은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는 덧없는 시간들이었다
숙소인 서귀포에서
하루는 동쪽으로 하루는 서쪽으로
번갈아 가며 다니다 보니
오가는 길에 들려보는 녹차밭
연인들이 몰리는 동굴 녹차밭은 여전히 인기가 좋았다
색감은 귀족적인 남태평양
천연 염색바다에 드러난 신비의 바닷길
파도와 함께 춤을 추듯
소금쟁이처럼 가볍게 건너 보았다
넘실대는 파도에 미끄러지듯
포말을 이르키는 바닷길
썰물 시간에 장타임을 하려니 세차게 부는 바람 때문에
삼각대 마저 흔들려 도움이 안 되었다
기회가 된다면 밀물시간에 다시 하고 싶은 곳이다
바로 옆에 청굴물도 장타임인데
약한 파도와 필터로 인해 한계가 있었다
모슬포 앞바다에는
고래 떼 수십 마리가 연신 숨을 내뿜고
유영하며 남쪽으로 향하는 모습을 모처럼 목격했다
파수꾼처럼 제주 바다를 지키는 것 같아
때만 맞추면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아침에 집을 나서면서11시쯤에
오메기 떡으로 새참을 먹고
점심은 도시락으로 준비해 다녔다
어느 날은 수저를 안 챙겨
현지에서 나무로 젓가락을 만들어 먹기도 하고
또 하루는 한적한 곳에
우리들만의 피크닉 장소를 잡았었지만
먹으려던 점심에 밥이 없었다
여러 명이 챙기다 서로 믿고 놓고 온 것
한참 동안 어이없는 폭소가 터지면서
미역국에 반찬만으로도 거룩한 점심이 되었었다ㅎ
양념만 준비해 가서 웬만한 거는 현지조달하며
갈치,삼겹살도 구워 먹으며 6명이 쌀 10kg를 다 소비했다
비행기 결항으로 다시 쌀을 더 사게 되는 상황
공통 분모라는 매게체로 서로가 챙겨주며
매끼 잘 먹고 다닌 10박 11일 출사 여행
우리 모두가 화양연화 같은 마음으로
추억 저편에 저장되었으면 좋겠다.
첫댓글 감사
감사해요
좋은 사진 올려주시랴
고생 많으셨습니다..
많은분께
기쁨이
되시리라 봅니다..
저 나름대로 추억을 기록하다 보니
한계가 있어요
감사하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덕분에 구경 잘 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주향님!
구경 잘 하셨다니 고맙습니다^^
봄을 제대로 누리지도 못하고 보내서
늘 아쉬움에 봄을 그리워 했는데요 ㅎㅎ
아기호랑이님 작품을 소중히 보면서
봄을 회상해 봅니다
너무 아름다운 작품에 한 없이 봄에 빠져드네요 ㅎㅎ
고운 쉼을 했습니다 ㅎㅎ
고맙습니다~~^^**
고은이님 댓글을 보면 20대 감성으로 보입니다
맞으시지요? ㅎㅎ
저는 아기 호랑이가 아니예요 ㅎㅎ
@김명희
어머 실수 ㅎㅎ
이런 ~~ㅎㅎ
사진을 주~~~~우~~욱 ~~내려 댓글을 달다 보니 착각을 했네요ㅎㅎ
어쩜 좋아유ㅠ 지송해유ㅠ ㅎㅎ
20대 감성이 아니고요 ㅋㅋ
치매과로 가나 봐유ㅠ ㅎㅎ
그래서 사진에 또~오 머물며 행복만땅 챙기네요
김명희 사진작가님 고맙습니다 ~~^^**
@고은이 저도 종종 착각 합니다 ㅎ
담엔 이 고추가루 꼭 낑가 주는거죠?
기대하고 고대하고 기다립니다.
재미있고 환상적인 알뜰한 당신
사진도 굿입니다. ~~ㅎㅎㅎ
기회가 되면 좋지요
알뜰한 당신 소문났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