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2022년 5월호 vol. 639(2022.5.15.)
사단법인 한국문인협회(2022)
■ 제22회 전국 농어촌청소년 문예제전 공모안내
■ 문학관으로 초대합니다_박경리기념관_이은지(통영시 문화예술과)
■ 권두언_엄기원_문학과 음악의 조화
우리의 일상생활이 지루하지 않게 즐겁고 행복하게 이어지고 있음은 삶 속에 문학과 음악이
경계없이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기 때문이란 생각을 해 본다.
좀 웃기는 얘기지만 이 글의 처음 제목은 나의 일기 쓰기와 악기 연주라고 붙였다가 자칫 자
랑처럼 느껴져 다시 제목을 고쳤다.
필자는 1963년에 한 신문의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후 아동문삭 한 분야의 글만 쓰면서 평생
살아오고 있다.
그러던 중 30여 년 전에 어떤 명사의 강의에서 아주 귀에 쏙 들어오는 권유의 말씀을 들었다.
여러분 모두 자신이 80대 90대 늙은이가 되었을 때를 한 번 생각해 보셨나요? 그때가 되면
주위에 친구들도 하나 둘...세상을 떠나거나, 병석에서 움직이 못하지요. 함께 늙어가는 부부
외에는 자녀들도 모두 분가해 나가 살지요. 혼자서 외롭게 시간을 보내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 말은 늙은이 누구에게나 해당되고 누구나 필연적으로 겪게 되는 사실입니다.
하며 지금 자신도 그런 처지에 놓여 있다고 하소연하듯 털어 놓았다.
그러면서 나이가 60대에 들어서면 본인의 노후 생활을 위하여(모두가 문인이므로) 기본적인
글쓰기의 지속성을 살리는 데는 일기쓰기가 매우 필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하였다. 그 다음은
반드시 한 가지씩 취미생활을 키워나가라고 하였다.
그렇다면 노후의 취미, 특기 생활은 어떤 것이 있을까?
육체적 노동은 불가능할 것이니, 결국 음악(악이 연주), 미술(그리기), 서예(붓글씨), 공작, 가
벼운 산책, 가사 정리, 간단한 심부름, 동화구연 같은 것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다행히 20대부터 일기를 쓰고 있다.
지금 서재 맨 위 칸에는 1960년부터 지난해(2021년)까지 쓴 일기가(62권이 가지런히 꽂혀 있
다. 남천일기 1960년 이렇게 표지에 금박활자로 찍힌 양장 제본된 책이다.
이 일기장은 엄기원 재산목록 제1호로 명령하여 가족 모두에게 일러 놓았다. 비상시에(집에
불이라도 일어나면) 가장 먼저 옮길 것은 남천일기다. 위급할 때는 남천일기부터 창밖으로 집
어던지고 몸을 피하라! 하고 일러 놓았다.
왜냐하면 다른 책, 다른 물건은 돈 주고 다시 살 수 있지만 개인 일기장은 이 세상에 단 한
권밖에 없기 때문에 값으로 계산할 수 없는 중요한 책이다.
그 다음은 음악으로 이야기를 옮긴다.
노후의 취미활동으로 악기 연주를 택하였다. 특별히 음악을 좋아한 것도 아닌데, 약 20여 년
전 어느 날 서울 종로3가 악기점 앞을 지나가다가 순간적으로 처음 보는 악기가 눈에 띄었다.
내가 악기점에 들어가 그 악기를 집어 들자, 주인이 미소를 띠며 선생님은 그 악기와 잘 어울
립니다. 하고 내곁에 다가왔다.
이 악기 이름이 뭐죠?
디지털 호른입니다.
전자악기라서 불기 쉽겠네요
그럼요 초등학생도 불 수 있어요, 하며 악기점 주인이 입에 대고 도레미파솔라시도 도레미파
솔..한 옥타브 반을 불어 보이는데, 정말 하모니카보다 더 쉽고 소리도 좋았다.
색소폰 모양을 한 그 전자악기는 리코더 연주 수준이면 누구나 불 수 있었다. 나는 그 자리에
서 처음 입에 대고 선구자 아 목동아를 연주하자 악기점 주인은 놀라면서
아이구 선생님, 음악 전문가시군요 하며 악기 주인을 제대로 만났다고 좋아했다.
그 날 사온 악기는 내 음악의 반려자로 지금도 심심하면 나를 즐겁게 행복하게 해 주고 있다.
내가 음악에 조예가 깊은 것도 아니지만 기억하고 있는 아는 노래를 동요, 가곡, 가요, 민요
등 30여 곡을 악보 없이 그냥 불곤 한다.
간혹, 문학상 시상식 때 전자색소폰 연주를 청하면 사양하지 않고 한 두 곡 불어 주면서 수상
자와 청중 문인들게 기쁨을 선사하는 게 나아게는 큰 삶의 보람이기도 하다.
이렇게 노후를 살아가면서 글을 쓰는 일도 큰 기쁨이요, 음악에 전문가도 아닌 아마추어가,
장난감 같은 악기를 연주하며 동료 문인들에게 잠시나마 귀를 즐겁게 하는 일도 작은 보람으
로 여기고 있다.
여기에 또 한가지 덧붙이고 싶은 이야기를 털어 놓는다.
필자의 고향은 강원도 강릉인데, 누구나 알고 있듯이 강릉은 오죽헌이란 자랑스런운 명승지가
있다.
우리나라 조선조 시대의 대표적인 인물 사임당 신씨(신사임당)의 아들 율곡 이이는 현재 우리
가 쓰고 있는 화폐에도 초상화가 있다.
유명한 모자를 기리는 오죽헌에서 북서쪽으로 1.5km 거리에 사모정 공원에 이르는 이 길이
강릉어머니길이다.
이 길은 사임당이 어린 율곡의 손을 잡고 산책하던 길이라 하여 어머니길로 명명되어 있는데
강릉을 대표하는 이 길은 우리나라에 수백가지 이름의 길 중에 강릉어머니길이 유일하다고 한
다.
이 길을 기념하고 온 국민에게 알리기 위하여 강릉어머니길 노래가 제정되었는데 앞에서 언급
했던 오죽헌 사모정공원 길 끝자락, 공원 안에 강릉어머니길 노래비가 2020년에 건립되었다.
이 노래는 엄기원 작사, 박현우 작곡에 노래는 김용임 가수가 불렀다. 이미 노래방에도 강릉
어머니길은 수록되어 있는데 코로나 영향으로 노래 보급이 더디어 안타깝다.
마지막으로 강릉어머니길 악보는 게재할 수 없어 노래비에 새겨진 노랫말을 옮겨 본다.
고향이 그립고 어머니가 그리울 때
오죽헌 찾아가던 사랑의 어머니길
그 옛날 사임당이 어린 율곡 손을 잡고
정답게 정답게 걸어가던 길
어서 오우야, 여기가 강릉이래요
구수한 사투리가 반겨주는 강릉 어머니길
가족이 그립고 옛 친구가 그리울 때
사모정 찾아가던 눈물의 어머니길
그 옛날 보릿고개 주린 배에 물 마시며
힘겹게 힘겹게 걸어가던 길
마커 오우야, 물 좋은 강릉이래요
소박한 사투리가 반겨주는 강릉 어머니길
-강릉 어머니길 엄기원작사, 박현우 작곡, 김용임 노래
■ 이달의 시
■ 이달의 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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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시대 창작의 산실_윤영훈 아동문학가
창작산실_가장 머물고 싶은 공간, 가장 나다운 시간
무엇을 쓰고 있나_어린이의 꿈과 사랑을 그리고 자연을 노래하다
대표작_돌도 말을 한다 외 4편
■ 나의 등단 이야기_발표 당일 알게 된 당선 소식_문삼석
■ 이달의 소설
■ 이달의 수필
■ 이달의 동시
■ 이달의 동화
■ 이달의 평론
■ 목동살롱_최원현_세월이 흘러도 그리워지는 분
■ 제10회 이설주문학상 시상식
■ 민족사의 모순을 직시한 소설 아리랑과 아리랑문학관_김제시 부량면 용성1길 24에 2003년
5월16일 2층으로 신축 개관
■ 제10회 직지소설문학상 공모
■ 제10회 담양 송순문학상 작품공모
■ 2022년 제15회 청마문학 연구상 공모
■ 제12회 신무군산문학상 작품공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