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모마일 헤르다. 13세의 최고 멍청이!가문의 수치!'
화장실 벽에 써진 낙서 그밑도 그 밑도 그밑도 모두 똑같은 낙서 뿐이다.
화가 나기도 했지만 내 자신이 너무 실망 스러웠다.삼년간 배운 마법을
통하여 보는 마법사 자격증 시험에 연속 삼회 탈락...기초마법조차도 손
에 대기 힘든 나는 정말 벽에 써진대로 멍청이인 것 같다.신은 날 만들
때 왜 아무능력도 주지 않았을까?만들다가 남은 찌꺼기로만 만들었나 날?
하늘을 원망하고 나를 원망하다보니 눈물이 맺혔다.이렇게 바보로 사느
니 차라리 차라리 죽는게 나을 것 같다.화장실에서 나온 나는 마을에서
제일 높은 헤르다탑에 올라갔다.암녹색 탑을 올라갈 때 이제 끝이구나 생
각하고 마음을 애써 태연하게 다듬어 봤다.계단의 한층한층 올라갈 때 마
다 심장에서는 미칠 듯이 요동 쳤다.겨우 삼층 올라갔는데 이마에서 식은
땀이 흘렀다.탑 한층마다 램프가 맑게 비추어서 다행이였지 램프가 없었
다면 아마도 올라가기도 전에 굴러떨어져 죽었을 것이다.....하긴 어떻
게 죽든 그게 무슨상관인가?하지만 죽음이 다가온다니 계속 계속 떨리고
긴장됬다.
다왔다. 금빛문을 열으니 도화지에 푸른물감을 휘휘 푼듯한 하늘이 보였
다.꼭대기 여서 그런지 마을에서의 소리가 전혀 들리지도 않았다.눈을 감
았다.눈을 감으니 예전에 있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흘렀다.마법학원에
들어가던날.부모님이 실망하고 실망하던 모습들.시험만 보면 눈물범벅이
되던 나의 모습들.처음으로 사랑을 느낀 그애가 날 멍청하다고 무시했던
때.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하여 지칠대로 지칠 그때.좋은 기억이 얼마 있
지 않아서 다시한번 살아볼까 했지만 다시 태어나는게 훨씬더 낫다고 생
각했다.
항상 똑똑하지 않아서 모자라서 당당해지 못했던 나.죽음이 다가오는데
등뒤에서 숨어서 있기는 싫다.죽을 때 만이라도 당당하고 싶다.
나는 그래서 눈을 뜨고 크게 외쳤다.
"카..모마일 헤르다는 바보가 아니다!!!"
속이 시원했다.하지만 그소리가 언제 울렸는지 탑밑의 사람들은 모두 나
에게 시선을 돌리고 있었다.하지만 이대로 죽지 않는다면 용기없다고 하
여 더욱 괴로울까봐 시선을 무시하고 탑의 하늘 근처로 발을 디뎠다.두손
을 모았다.내가 죽으면 그들이 날 깔보지도 무시하지도 괴롭히지도 않
길..설마 죽은사람을 그렀게 짓밟겠나?갑자기 떠오른 생각에 눈물로 퉁
퉁 부었던 내 얼굴에 미소가 스며들었다.두손을 모은채 나는 서서히 탑에
서 미끄러져 갔다.그것도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미소로......이제나는 해
방이다. 이 지긋지긋한 세상에서..자유를 찾아 달려갔다..눈을 감은채 떨
어지니 역시 어둠밖에 느껴지지 않았다.하지만 공기가 서서히 무거워지는
걸 느꼈다.
타닥!!!
큰소리 와 함께 아무생각없이 정신을 잃어 버렸다.
그리고 깊은 잠을 자게 되었다.
어둠속에 홀로 서있는 나...내가 어렸을때의 모르는 기억이 떠오르기 시
작했다.부모님이 나를 낳자 마자 기뻐했던것...마을의 현자에게서 아이
가 천재라고 들었기 때문이다.
부모님도 모르고 나도 몰르는 기억이 보이기도 한다.날 천재라고 말한 현
자의 얼굴에 어둠이 살며시 있는것...그리고 현자의 기억까지도 보인다.
내가 내가 내가......단명한다는 것.
어둠속에 얼음조각이 삐죽삐죽 세워지듯 뭔가가 세워지는 느낌이 난다.차
가운 바람이 부는 느낌도.....일찍 죽는걸까?아 마져 난 지금 죽은 상태
이지..죽은...죽은...죽은 사람에게는 눈물조차 따뜻하지 않아 흘리지 못
해...현자의 생각처럼 단명했구나!와...거참 현자는 아는게 참 많구
나 ....... 죽기 싫어 ..... 죽기싫어....나도 모르게 떠올르는 말이였
다.죽기 싫다는 말 말이다.난 신경질적으로 죽기싫다는 말을 외치다가 악
을 썼다.귀가 떨렸다...떨리던 귀가 서서히 아팠다.그래서 귀에 손을 댔
다.피가 조금씩 흘러나왔다.피가..피가..!
혹시라도 하고 어둠을 벗어나려고 앙간힘을 썼다.몸을 조이고 조이는 느
낌.그런느낌이 나더니 서서히 어둠이 사라지기 시자했다.빛이 새어나오
듯 불규칙적으로 하나하나 나오더니 드디어 어둠은 사라졌다.
"일어났니?흠..그래 너 바보 아니야!"
낯익은 사람의 목소리가 비웃듯이 들려왔다.세이지였다.비웃음 때문에 당
황스러웠다.왠 안죽었지...난 두손을 보았다 불투명한손...죽었다면 혼만
있기에 투명해야 한텐데...치...안죽었네...세상이 더욱 원망스러웠지만
죽음에서 벗어나 깨어날 수 있었기에 생명의 소중함(?)을 알게됬다.다시
는 자살을 꿈꾸지 않아야겠다.예전에 몰랐던 죽음이 자신의 생명까지 파
고들려고 하였기에 자살이 얼마나 무모한가 한껏 느끼게 되었다.죽음의
고비를 한번쯤 넘어보아야 아마 생명이 소중한줄 알거같다..
그런데
세이지가 또 비웃을려고 한다.
말을 걸어서 못 웃게 하여야 겠다.
"세이지!"
"응?"
갑자기 말만 걸었기에 막상 할말이 안 나왔다.
"아하하하!"
세이지는 나의 미숙한 말솜씨에 더욱 크게 웃었다.
"세이지 당신은 항상 날 그런식으로 비웃는 거지?"
"세이지라니?난 엄연한 니 아버지다.다음부터 아버지,혹은 사랑스런 아빠
∼♡라구 부르렴"
음...아버지라 부르라는 그는 언제 돌아왔나?오늘왔다...무모하게 아무렇
지도 않게 떠나더니 갑자기 와선 아버지라 부르라 하니 화가 난다.
"치.."
시선을 피하며 그를 분노하듯 말했다.
돌아왔지,돌아왔지,돌아왔어...잘생각 해보니 나도 돌아온거나 마찬가지
였다.어머니께 한마디 말도없이 아버지보다 더 멀리 떠날생각을 했었다.
혼자남은 어머니는 어땠을까??
또 바보같은 짓을 해버렸다.이젠 친구들 얼굴을 어떻게 볼것인가?
"저기 세이지..아니 아버지"
"하하 그렇게 아버지라고 부르면 얼마나 좋았겠냐? 아무튼 말해봐"
"저희 이사가요"
"왠 이사?우리는 헤르다 성을 가진 사람들이다.큰 사정이 없는 한 얀 레
이트닝님이 주신 성을 버릴수 없고,헤르다city를 나가지 않아야 하며 가
족 또한 버릴수 없다."
"........"
왜그럴까 아버지는..내가 이 땅에 친척무리와 살면 얼마나 서글플까 다
알면서도..난 아버지를 어떤식으로 꼬시면 갈수있을까 생각하다가 슬픈눈
으로 보면 어떨까 싶어서 왠지 눈물이 나올듯한 눈으로 아버지를 쳐다 보
았다.
"음..그런눈으로 보지만 부담스러워..."
"그럼 이사가요!"
"수 쓰지마라"
"이사가요!"
"그렇게 이곳이 싫은게냐?"
그렇게 그렇게 그렇게 그렇게 많이 싫지는 않지만 쪽팔리게 있기는 싫기
에 그냥 고개를 끄덕 거렸다.
"그래도 이곳보다는 나은곳이 없다는건 너도 알잖아?"
제일 낫긴 낫다는걸 알긴 아는데 그래도 싫었다.날 괴롭히던 사람들은 모
두 우리 친척이었다.나는 눈물이 날오듯 말듯한 눈으로 아버지를 째려보
았다.
"자자..울어서 벗어날 순 없어!"
난 더욱 노골적으로 마음을 드러내어서 노려보았다.
"................."
생각중인가 보다.
"그래!한번 가보자!"
아버지는 힘들게 내린 결정이기도 하였지만,걱정도 있는 것 같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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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기고란
신연재
[achivement-(1).자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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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2.13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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