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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를 위하여..(리버풀vs 아스날전) 2007/01/07 15:33 | |||||
헉.. 이런... 한참 쓰고 있는데 갑자기 다운 ㅠ.ㅠ
하여튼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써 봅니다.
Reclaim the Kop(더 콥을 되찾자) 운동 로고
또 갑자기 와서 휘리릭 몇자 날리고 가려는 이유는 바로 어제(아니, 오늘 새벽이었으니 오늘이겠죠?) FA컵 경기 리버풀vs아스날 전 때문인데요.
경기 내용도 경기내용이지만 다른 걸떠나서 축구의 열정과 감동, 사회학, 팬쉽 등을 한번에 볼수 있었던 경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이날 처음부터 눈길을 끌었던 건 화려한 카드 섹션 이었습니다. 물론 귀를 찌르는 듯한 그들의 응원 구호도 대단했지만.. 'THE TRUTH'란 글자였죠? 그리고 팬들은 'Justice for the 96'이라고 쓰여진 플래카드와 깃발을 다들 들고 있었습니다.
왜 이것이 더 눈에 띄냐면 아주 특별한 일이 있지 않고선 잉글랜드에서 이런 전형적인 카드섹션을 찾아보기 쉬운일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이탈리아나 독일, 남미, 우리나라, 혹은 일본 등등 카드 섹션과 플래그, 플래카드가 섭팅의 중심을 이뤄 다른 팬들도 동화시켜 가는 것과 달리 잉글랜드에선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어디선가 선창을 하면 전 관중이 따라부르거나 하는 등 자율과 규율이 잘 배분돼 움직이는 경향이 있었거든요. '조지 베스트 추모식' 혹은 '베르캄프 은퇴식' 등 특별한 행사 때를 제외하고는 이렇게 대대적으로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걸 본 적이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달랐죠?
전 개인적으로 이날 경기의 섭팅이 '왜'인지, 경과나 과정 이유가 상당히 궁금했는데 아직까지 여기에 관해 자세히 써준 뉴스가 별로 없었던거 같아요. 96의 의미나, 그런 것들에 대해 많이 들어봤긴 했지만 왜 그들이 이렇게 나서야 했는지... 등등에 대해서 말입니다 (음.. 여러분들은 안 궁금하셨을라나?... )
무엇보다 이날 사건(?)에 더욱 큰 관심을 돌리게 됐던 이유는 바로 아스날의 아센 벵거 감독과 티에리 앙리의 칭찬 때문이었는데요. "정말 이날 리버풀 팬들은 대단했다. 존경할 만하다. 그들은 90분내내 선수와 함께 움직였고, 끝까지 애정을 잃지 않았다. 진짜 존경스럽다" 등등입니다. (특히나 마지막까지 열정을 놓지 않고, You'll never walk alone을 열창하는 그 분위기... 대단@.@)
몇몇 언론도 "피치에서 승리자는 아스날이었지만 리버풀 팬들 역시 승리했다"는 평가를 내렸지요....(이날 경기는 아스날의 3대1승이었습니다. 로시츠키 후덜덜...) (음.. 근데 사실 아스날 팬들도 열정적이긴 마찬가지였습니다. '컴온 아스날'을 계속 연창하고, 앙리송-세상에서 앙리가 가장 최고..라는 내용-을 끊임없이 부르고, 숫자는 적었지만 리버풀 팬들에 전혀 묻히지 않고 뜨거운 피를 내뿜더군요)
하여튼, 서론이 길었으니 간단하게 본론으로 가보겠습니다.
대충 아시겠지만 이날 카드섹션(영국에선 모자이크라고 하지요?)의 내용은 힐스버러 참사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힐스버러 사건이란, 지난 1989년 4월 15일 FA컵 준결승 '노팅엄 포레스트-리버풀' 전에 발생한 참사인데요. 상당히 많은 리버풀 원정팬들이 경기장에 입장하려다 경찰의 주의 부족, 경기장 시설 낙후, 등등의 이유로 한꺼번에 밀리며 처참하게 압사당한 사건입니다. (이후 시스템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이 들어갔고, 경기장 관리 등등 철저해졌죠?)
당시 95명이 즉사했고, 15세 꼬마는 뇌사판정을 받고 3년동안 식물인간으로 지내다 결국 사망, 96명의 사망자를 낸 대형 참사지요. 수백명이 다쳤고요...10살 아이부터 60세 어른까지 정말 세대를 막론하고 가슴아프게 목숨을 잃었습니다. 팀의 승리를 위해 경기장을 찾았던 그들은 결국 싸늘한 시체가 돼서 집으로 돌아오게 됐죠. (흑..여기서 한마디 더 하자면, 지금 리버풀의 주장 스티븐 제라드의 사촌(당시 겨우 10살 ㅠ.ㅠ)이 이 힐스버러 참사로 목숨을 잃었던 사실이 있습니다. 제라드가 자서전에서 특별한 애도를 표하기도 했습니다.....제라드 어릴적, 할아버지로 부터 '얘야 그 아이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얘기를 듣고 엄청 충격받았다는... )
그런데! 왜 갑자기 이일이 다시 수면위로 올라왔을까요. 근데 왜 The Truth 일까요? 왜 정의를 찾아야 할까요? 다시 말하면 팬들의 명예찾기 때문입니다.
리버풀 팬을 칭하는 the Kop은 최근 '더 콥을 되찾자(Reclaim the Kop)'라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데요. 리버풀 팬에 대한 역사를 다시 배우고, 자부심을 일깨우는 캠페인이죠. 또 '더 콥=과격한 훌리건'이라는 일부 이미지를 씻기 위한 일환도 있습니다. 여기서 힐스버러 참사와도 연관이 됩니다.
당시 사건은 낙후된 경기장 시설과 좌석없는 테라스 시스템, 경찰의 어설픈 경기 진행 등등 때문이었는데요 몇몇 언론이 이를 '훌리건 사태'로 몰고 갔기 때문입니다. 리버풀 팬을 죽인 것이 바로 리버풀 사람들(스카우저라고 칭하죠?)이라는 논리인데, 집단적인 난동 등으로 팬들이 자리를 찾지 못하고 압사당한 사건이라고 기록한 것입니다.
일부 외신이 '영국 훌리거니즘의 전형'이라고 발표한데 이어 특히 당시 'The Sun'은 '스카우저들의 난동으로 인한 참사'이라는 식으로 기술, 나중에 팬들의 집단 반발로 '사과문'을 발표하는 일까지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리버풀 팬들의 화는 사그라들지 않고 '집단 구독 거부'까지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리버풀 지역에 '더 선'을 팔지 못하게 하는 것이죠.
하여튼 그들이 바로잡고자 하는 건 당시 사그라진 영혼들의 추모와 그 사건이 일어나게 된 배경 그리고 훌리거니즘이 아닌, 정말 불안정한 시스템이 만들어낸 참사라는 걸 다시한번 알리는 일입니다. (이에 관한 다큐멘터리도 꽤 많이 만들어졌죠) 앞으로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할 참사며, 일어나서도 안되는 사건이지요. 늦었지만 다시한번 삼가 고인의 명복을....
http://www.youtube.com/watch?v=DAv1X_XFCfY 이건 몇년 전 추모식 관련 동영상인데 링크가 안되네요.. ㅠ.ㅠ 직접 긁어서 보셔야 할듯...
당시 사망자 명단과 나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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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제라드의 사촌분까지 후우 안습이네요;;
아.. 슬프네요... 정말 시스템 문제로 죽었는데 훌리건 난동으로 치부해버렸다면 두 번 죽이는 거네요.. 역사가 길고 명문팀인 만큼 영광도 크지만 아픔도 참 많습니다. 진실을 확실히 밝히고 알려서 명예회복하고 추모해야겠군요..
이분은 연예국으로 옮기셨음에도 축구에 대한 관심과 열정은 그대로시네요. 일반팬 수준을 넘는 자료들을 소개하시니 말입니다.
와 이분은 진짜 대단하시다~^^우리가 알지못하는것까지 꼼꼼히 올려주시고^^:전 그경기봤는데~카드섹션이 이상하다?아니~음...으레 그렇듯이 그냥지나갔는데 이런 깊은뜻이~~감사합니다~굿~~~~~~~~~~
그때 리버풀 사람들이 목숨을 잃은 같은 주민들의 주머니를 털었다 이런 쓰레기 같은 오보도 서슴치 않았다고 합니다. 그태양-_- 리버풀 사람들로서는 용서할 수가 없는 짓이죠. 현재까지도 망언을 일삼는 사람이 있다는데 (전 편집장인지 사장인지 모르겠지만;) 용서못하겠죠. 그들 입장에서는
아...눈물난다 ㅠ..ㅠ 리버풀팬들 정말 멋져요 ㅠ..ㅠ
ㅜ.ㅜ 감격눈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