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하얗게 저미는 바깥
송병호
지는 것만 있는 것이 아니다
알코올의 표정도 진다
좁은 보폭으로
비켜 가는 숲
먼저 난 것이라고 먼저 지는 것도 아닌데
계절을 업고 가는 바람처럼
누구는 돌아가고 누구는 다시 오고
좋은 말을 해도
좋게 들리지 않아
눈만 멀뚱, 먼 산 바라보는 사슴처럼
책갈피에 화석이 된 색 고운 엽서 한 장
詩의 주어가 될 수 없는 것처럼
살충등 손님 뜸하고
발자국 거꾸로 걷는 서걱거리는 저녁
이별이다
삭연한 그림자가 돌아오는
*시집 『괄호는 다음을 예약한다』(상상인)
-송병호시인: 김포문인협회회장역임, 한국문인저작권옹호위원, 2018년『예술세계』,
2019년국민일보신춘문예, 2020년『문학예술』평론, 시집『궁핍의 자유』『환유의 법칙』
『괄호는 다음을 예약한다』『가령 무제의 입장에서』, 제14회김포문학상대상,
제10회중봉조헌문학상, 제1회강원일보DMZ문학상수상, 김포문화재단창작지원금수혜 외, 목사
첫댓글 깨끗하고 다정한 가을이
가슴으로 찾아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