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묘앞역 풍물시장
- 이대환(목숨단주)
서울시 집에 있는 사람은 다 모였다
봄이 와서 중고 봄옷을 사러 온 사람들이다
사람들의 옷차림도 가벼워 졌다
털모자 달린 잠바는 거의 없어졌다
이 많은 사람들이 평일 오후에 무엇으로
왔을까나, 그 사람들의 표정도 좋아진 것 같다
걷다 허기져 천원짜리 토스트 하나 사서 먹으며
바라보는 사람 사람들, 나는 그 사람들을 보며
느낌이지만., 나의 근심 걱정도 없어진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의 발걸음도 겨울 보다는 가벼워 졌다
길거리 중고 옷 좌판엔 비집고 들어갈 수가
없다, 나 뿐만 아니라 못 사는 사람들이
이렇게도 많았단 말인가, 나는 비집고 들어
노스 페이스 메이커 잠바를 골라 내 무릎 밑에
두었는데 내가 옷 고른 그 참에 누가 가져 가
버렸다, 나 몰래 좋아 보여 얼른 주인한테 계산하고
간 모양이다, 나는 그것도 모르고 내가 골라 놓은
것을 잊어버렸다고 냅다 고함을 친다 누가
내가 골라 놓은 잠바 가져갔냐고 했다
내가 말로 표현했으니 속상해도 됐다
앞에 옆에 많은 사람들 보고 이렇게 자기 일
아니라고 아무렇지 않게 옷을 고르는 사람들 보며 비집고 가는 것도 인생 한 대목이려니
이렇듯 붐비는 동묘앞역 풍물시장 거리
그 인파속에서도 봄은 오고야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