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친정 엄마가 시집가는 딸에게 쓴 편지
아가야!
갔다가 남자가 아니다 싶으면 빨리 돌아와야 한다.
남자는 지금 아니면 나중에도 아니다.
나이를 먹는다고, 아이를 낳는다고, 철이 들고 달라지지 않는단다.
갔다가 아니면 하루라도 빨리 와야 한다.
친정 부모 체면 같은 건 생각하지 마라.
남의 말은 삼 일이다.
엄마는 누구네 딸 이혼했다는 손가락질 하나도 안 부끄럽다.
갔다가 아니면 빨리 돌아와라.
엄마가 언제든지 기다리마.
아가야!
시댁에 가서 음식 할 때 소금을 팍팍 넣어라.
너는 친정에서 그것도 안 가르쳤더냐는 말 엄마는 신경 안 쓴다.
우리 친정 엄마가 안 가르쳐 줬다고 하거라.
사람들은 한 번 잘하면 더 잘하기를 바라는 법이다.
처음부터 잘하려고 애쓰다 보면 더 잘해야 한다.
아홉 번 잘하는 사람이 한 번 잘못하면 욕을 먹는 법이다.
시댁에 칭찬 받으려 노력하지 마라.
욕은 엄마가 먹으마.
아가야!
아무리 돈이 없어도 화장품은 제일 좋은 것을 써야 한다.
젊어서는 아무리 애를 써도 돈이 안 들어오는 법이다.
하지만 열심히 살다 보면 나이 들어서는 돈이 들어오는 법이다.
그때 돈만 들고나가면 모든 걸 다 살 수가 있단다.
하지만 얼굴은 아니란다.
한 번 궁짜(빈티)가 끼면 나중에 엄청난 돈을 쏟아부어도 벗겨낼 수가 없단다.
돈만 들고 나가면 언제든지 구할 수 있는 옷이나 신발, 금은보석에는 집착하지 말아라.
없는 돈이라도 꼭 얼굴을 가꾸어야 한다.
딸 아. 너의 몸과 마음을 함부로 하는 사람과는 만나지 말거라.
넌 엄마 아빠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이란다.
혹여 네가 힘든 순간에 엄마 아빠가 네 곁에 없더라도 갈 곳이 없다고 슬퍼하지 말거라.
너의 가치를 몰라주는 어리석은 사람과의 관계는 잘못 끼워진 단추와 같으니라.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지면 그다음 단추로 고치려 해도 되지 않는 법이다.
단추는 풀면 되는 거란다.
혼자가 된다는 것에 너무 두려워하지 말고 정말 아니다 싶으면 멈추거라.
넌 정말 소중한 아이란다.
-어느 어머니-
<받은 글 옮김>
* 당시(唐 詩) 위응물(韋應物)이 쓴 "송양씨녀(送 氏女)"
"양 씨 거문에 딸을 보내며 "란 시를 소개합니다.
" 내 가난해 혼수도 제대로 장만하지 못했구나.
시부모 섬기고 아내의 도리 지켜 언행 조심하고 예의를 갖추어라.
오늘 아침 너와 이별하고 나면 언제 다시 너를 볼 수 있을까?
평소에는 혼자 삭여왔지만 오늘은 격한 마음 누르기 어렵구나.
*이 백(李 白)
어여쁜 우리 딸 평양.
꽃 꺾으며 그 나무 곁에 서 있네.
그래도 이 아비 아니 보이기에
샘물처럼 흐르는 그 볼의 눈물.
어린 아들 이름은 백 금
제 누이와 이제는 키가 같구나.
둘이서 나무 밑을 아장대건만
누가 있어 그 등을 쓰다듬으랴.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