奉別興海使君洪[鎬]
虯川 全克恒
富貴人所羨軒冕。
倘來君豈戀貧賤。
人不堪簞瓢屢空君亦甘豪爽高談起老儒肯將俗子論榮枯。
君是文匡幾世孫。
風流德業今猶存。
當今三館棄賢能。
三館淸班君未登。
當今五侯不待客。
五侯高門君未識。
只憑歡伯舒懷抱。
太白三杯通大道。
何意靑邱一片地。
天生如許奇男子。
特恩得郡南海涯。
隨例告行公卿家。
傾城出餞簇冠盖。
黯黯離魂逐五馬。
顧我疏慵足道哉。
久叨京幕慚非才。
年年送人作太守。
與君東郊又分手。
旅遊西路知音少。
誰償高山流水調。
鳥嶺崎嶇漢水惱。
送君此去傷人心。
山川雖遠情莫疎。
因便尺書憑雙魚。
흥해군수[홍호]로 취임함에 잠시 이별하며
규천 전극항
부귀한 사람은 높은 벼슬을 한 사람을 부러워하니
만일 자네가 온다면 어찌 빈천을 그리워하겠는가?
사람들은 식량이 자주 떨어짐을 감당 못 하니 자네는 기꺼이 호걸스럽게 고담을 제기하여 달게 받아 드릴 것입니다. 연로한 선비들이 속된 사람들과 영고(榮枯)에 대하여 논할 것이네.
그대는 문광(홍귀달)의 몇 대손인가?
풍류 덕목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남아 있군
오늘날 삼관(성균관.예문관.교서관)은 어질고 재능 있는 사람을 버리고 있으니
삼관(三館)의 청반(淸班)에 자네는 등록하지 못하고 있군
지금의 오후(五侯)는 손님을 대접하지 않고 있으니
문턱이 높은 오후(五侯)는 그대를 알지 못한 것 같네
다만 술에 의지하여 회포를 풀었으니
이태백이 3잔의 술을 마시면 대도와 통한다고 하지 않았는가?
청구에 한 조각의 땅은 무엇을 의미할까?
하늘이 이와 같은 기남자(재주가 뛰어난 남자)를 허락해 태어나게 하였다.
특은(特恩)으로 남해 연안의 군에 부임하게 되었으니
관례에 따라 부임함을 공경가(公卿家)에 고하게나
도성 안에서 전별할 때 수레들이 몰려들어
어둑어둑할 때라서 넋을 잃고 오마(五馬)를 쫓는다.
나를 돌아보니 도를 소홀히 하여
오랫동안 서울 조정에 근무하면서 재주가 없어 부끄러웠다.
해마다 사람을 태수로 임명하여 보내니
동교(東郊)에서 그대와 또 아쉬운 이별을 하네
서쪽으로 여행길에 마음이 통하는 벗이 적지만
높은 산과 물의 운치를 누가 보상받을 수 있겠는가?
조령의 험한 골짜기는 한강 물을 괴롭히니
그대를 여기에서 보내는 것은 사람의 마음만 아프게 하네
산천은 비록 멀어도 정은 소홀하지 말고
편지를 봉하여 소식을 전하는 것은 잉어 두 마리에 의지합시다.
[국역] 전과웅
[출처] 규천선생문집
● 홍호 [ 洪鎬 ]
정의
1586(선조 19)∼1646(인조 24). 조선 후기의 문신.
개설
본관은 부계(缶溪). 자는 숙경(叔京), 호는 무주(無住)·동락(東洛). 대제학 홍귀달(洪貴達)의 후손이며, 홍언국(洪彦國)의 증손으로, 할아버지는 홍경삼(洪景參)이고, 아버지는 무반인 홍덕록(洪德祿)이며, 어머니는 목사(牧使) 유승선(柳承善)의 딸이다. 정경세(鄭經世)의 문인이다.
생애 및 활동사항
나이 20세에 유성룡(柳成龍)을 만나 그에게 크게 칭찬을 받은 바 있다. 1606년(선조 39) 식년문과에 병과로 급제해 승문원에 들어갔다. 광해군이 즉위하자 권력을 쥐고 있던 이이첨(李爾瞻)의 아들 홍대엽(洪大燁)을 승문원에 등용하자는 시론이 있었으나, 이를 극구 반대하였다.
1612년(광해군 4) 권지(權知)에 오르고, 이듬 해 전적을 거쳐 박사에 이르렀다. 그 뒤 외직으로 안동부제독을 자청하였다. 그리고 1623년(인조 즉위년)에는 병조정랑이 되었다. 이듬 해 이괄(李适)의 난이 일어나 정경세가 호소사(號召使)가 되자, 그의 종사관으로 난의 진압에 공헌하였다.
그러나 인목대비의 서궁유폐와 폐모에 반대하다가 인조반정 후 아들과 함께 자살한 박승종(朴承宗)의 적몰사(籍沒事)에 공정한 견해의 소를 올렸다가, 훈신들의 미움을 사 영변판관으로 좌천되었다.
그 뒤 1628년 예조정랑, 1630년 사예(司藝), 이어 종부시정(宗簿寺正)·장령·승지·공조참의·흥해군수 등을 역임하였다. 1636년 병자호란 때는 용병술로 포수를 지휘하였다. 1640년 예조참의·동부승지, 1643년 우부승지 등을 거쳐, 1645년 대사간이 되었다.
인품이 깨끗하고, 영욕과 이해타산이 없어서 강직한 자로 평을 받았다. 문신이면서도 용병에 관한 지식이 많아, 국책에 반영하려고 노력하였다. 저서로는 『무주일고(無住逸稿)』가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홍호 [洪鎬]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 ‘헌면(軒冕)’은 옛날에 대부(大夫) 이상의 고관이 타던 수레와 면복(冕服)으로, 전하여 높은 벼슬을 비유한다.
● 倘來 당래
1.혹은 2.만약에
● 倘 빼어날 당, 배회할 상
1.(빼어날 당) 2.빼어나다, 뛰어나다 3.갑자기, 별안간(瞥眼間)
● ‘단표(簞瓢)’는 단사표음(簞食瓢飮)의 준말이며, 대그릇에 담은 밥과 표주박에 든 물이라는 뜻으로, 가난한 생활을 말한다. 《논어》 〈옹야(雍也)〉에 “어질구나 안회여! 한 대그릇의 밥과 한 표주박의 마실 것으로 누추한 마을에 사는 고생을 다른 사람들은 그 근심을 견디지 못하거늘 안회는 그 즐거움을 고치지 않았으니, 어질구나 안회여![賢哉回也! 一簞食一瓢飮在陋巷, 人不堪其憂, 回也不改其樂, 賢哉回也!]”라고 하였다.
● 簞瓢 단표
1.도시락과 표주박. 2. 단사표음(簞食瓢飮)의 준말.
● 누공(屢空)은 쌀뒤주가 자주 빌 정도로 가난한 살림을 표현할 때 사용한다. 공자(孔子)께서 제자 안연(顔淵)에 대해 말씀하시면서 “회는 도에 가깝고 자주 끼니를 굶는다.[回也其庶乎, 屢空.]”라고 한 데서 유래하였다. 《論語 先進》
● 屢 여러 루(누)
1.여러 2.자주 3.수효(數爻)가 많은
● 屢空 누공
어려운 처지(處地).
● 홍귀달 [ 洪貴達 ]
조선 전기 문신. 1467년(세조 13) 이시애(李施愛)의 난 때 공을 세워 이조정랑에 오르고, 1469년(예종 1) 장령으로 춘추관편수관이 되어《세조실록(世祖實錄)》편찬에 참여하였다.
[네이버 지식백과] 홍귀달 [洪貴達]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시호 문광(文匡)
● 三館
성균관(成均館)ㆍ예문관(藝文館)ㆍ교서관(校書館)의 세 기관을 말함. 문필(文筆)과 교육(敎育)에 관한 일을 맡아 보았음.
● 청반淸班
지위는 낮으나 훗날 높은 관직에 등용될 수 있는 관직으로 과거(科擧) 출신자로서 임용되었음.
● 오후 [ 五侯 ]
다섯 제후. 한 성제(漢成帝)가 그의 외숙 왕담(王譚), 왕상(王商), 왕입(王立), 왕근(王根), 왕봉시(王逢時) 등 5명을 같은 날 제후로 봉하니, 그 날 누런 안개가 사방에 종일 꽉 끼었다 함.
五侯封旣遠 三里術何神(오후봉기원 삼리술하신 ; 오후를 봉했기에 안개 낀 것은 옛날 일, 후한의 장해張楷나 배우裴優처럼 30리 안개를 만드는 재주 신기하구나.)<이숭인李崇仁 계축11월14일무癸丑十一月十四日霧>
후한(後漢) 환제(桓帝) 때도 오후가 있었음.<군서습타羣書拾唾> 이들 오후에게서 하사(下賜)받은 여러 가지 고기를 신선로에 넣어 끓이니, 그 음식이 진미여서 이를 ‘오후청(五侯鯖)’이라 함.<서경잡기西京雜記>
[네이버 지식백과] 오후 [五侯] (한시어사전, 2007. 7. 9., 전관수)
● 환백 [ 歡伯 ]
술. 근심을 덜고 즐거움을 주며, 귀천이나 현불현(賢不賢) 및 이화(夷華, 야만과 문명) 등이 없이 달게 마시어 즐긴다는 뜻에서 하는 말임.<주보酒譜>
[네이버 지식백과] 환백 [歡伯] (한시어사전, 2007. 7. 9., 전관수)
● 舒 펼 서
1.펴다, 신장시키다(伸張--) 2.퍼지다 3.흩다(한데 모였던 것을 따로따로 떨어지게 하다), 흩어지다
● 懷抱 회포
1.마음속에 품은 생각. 2.잊혀지지 않은 생각.
● 靑丘 ( 靑邱 ) 청구
1.중국(中國)에서 우리나라를 이르던 말.
2.남해(南海) 속에 있는, 신선(神仙)이 살고 있다는 곳.
3.동방(東邦)에 있다는 땅의 이름.
● 奇男子 기남자
재주와 슬기가 남달리 뛰어난 남자(男子).
● 如許 여허
저와 같음.
● 特恩 특은
특별(特別)한 은혜(恩惠).
● 餞 보낼 전
1.보내다 2.전별하다(餞別--: 잔치를 베풀어 작별하다) 3.전송하다(餞送--)
● 경성(傾城)의 미인(美人)
《한서(漢書)》 〈외척전(外戚傳)〉에, “북방에 가인이 있으니 절세(絶世)에 홀로 우뚝하여 한 번 돌아보면 남의 성을 기울게 하고, 두 번 돌아보면 남의 나라를 기울게 한다.” 하였다.
● 簇冠 족관
족두리를 달리 이르는 말
● 黯黯
어둠침침하다. 음침하다.
● 慵 게으를 용
1. 게으르다, 나태하다(懶怠--) 2.게으름을 피우다 3.마음이 내키지 아니하다
● 관갈(管葛)은 춘추 시대 제 환공(齊桓公)을 도와 패도(覇道)를 이룩한 관중(管仲)과 촉한(蜀漢)의 승상 제갈량(諸葛亮)의 병칭이다. 자신이 못난 재주를 가지고 관중과 제갈량처럼 되리라 기약했던 것이 부끄럽다는 뜻이다.
● 崎 험할 기, 땅 이름 의
1.(험할 기) 2.(산세가)험하다(險--) 3.(인심이)사납다
● 嶇 험할 구
1.험하다(險--) 2.가파르다 3.괴로워하다
● 먼 데서 잉어 두 마리를 보내왔는데, 그 뱃속에서 서한(書翰)이 나왔다는 고사를 인용한 것이다. 쌍어는 곧 잉어 두 마리라는 뜻인데, 《古樂府》에 “먼 데서 온 손이 나에게 잉어 두 마리를 주었네. 동자(童子)에게 시켜 잉어를 삶으니, 뱃속에서 척서(尺書)가 나왔네.” 한 데서 온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