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 일기 : 포핸드]
1. 원 모션 스킬
탁구 기술을 가르쳐주었다기보다는 복잡한 머릿속을 정리해준, 즉 탁구 뇌를 청소해주신, 그래서 마음 속으로 탁구 스승으로 여기는 박민주 코치님과 레슨 동영상 속에서 코칭하던 중 나로 하여금 "유레카!"를 외치게 만드신 변서영 코치님께 우선 감사를 드린다.
커트 서브를 넣고 3구 드라이브 5구 피니쉬를 하는 레슨을 받던 중 박 코치님이 3구는 백스윙이 아래서 올라오는 것이 맞다. 그런데 상대가 플릭으로 커트 회전을 풀었으면 백스윙은 밑에서가 아니라 뒤에서 나와야 한다고 지적해주셨다. 아차! 백 번 지당한 말씀.
레슨이 끝나고 박 코치님께 단점 하나만 알려달라 했더니, 공을 치고 나서는 공이 어디로 갔는지 잘 들어갔는지 바라보고 있더라. 그래서 다음 준비가 늦다. 공을 보냈으면 잘 들어갔든 아니든 신경 끄고 다음 공을 대비하라시는 금과옥조와 같은 말씀을 주셨다. 그런데 이때까지도 완벽히 그 말뜻을 이해를 못했다.
그러다가 변서영 코치님의 레슨 동영상에서 공을 치는 동작과 스윙자세에서 원위치 자세의 동작을 하나로 줄이라고 하신다. 즉, 투 모션을 원 모션으로 줄이라는 주문. 유레카! 앞서의 박 코치님 주문의 말뜻을 그제야 이해했다.
2. 라켓을 던지듯 쳐라
어느날 박 코치님께 레슨 도중 오랜 고민 한 가지를 상담했다. 내 포핸드 타법이 전진에서와 중진에서 다르다. 중진에서의 타법은 라켓을 던지듯 쳐라고 배웠던 테니스 타법을 응용해서 하는데 랠리할 때 빼고는 실전에선 거의 못쓴다고 했더니 한 번 해보라고 하시고 보고 나선 특별한 조언은 없었고 대신 되도록이면 드라이브를 치라고 권장하셨다.
그래도 시원시원하게 뻗어나가는 타법을 그냥 버리기가 아까워 로봇과의 연습 때마다 시간을 할애해서 계속했다. 그러다 실전 경기에서도 한두 번씩 시도했고 지금은 많이 익숙해진 편이다. 다소 업그레이드가 된 것도 같다.
3. 타점 잡기
어느날 고수 한 분이 복식 게임을 하다가 내 타점이 떠오를 때 안 치고 내려갈 때 친다며 조언을 해주셨다. 속으로 동의하지 않았지만 고수의 체면을 세워주는 태도로서 수긍하는 모습을 보였다.
흔히 "잡아서 쳐라"고 하는 말이 있는데, 발이 먼저 가서 레슨 때 배운 스윙 자세 그대로 치라는 뜻이다. 그러면 손만 가서 치는 것보다 실수가 적고 안정적으로 치게 된다는 것.
그런데 그 말은 곧 공의 타점을 정확히 잡으라는 뜻이기도 하다. 그리고 정확히 타점을 잡기 위해서는 공이 보여야 한다. 움직이는 공을 잡아채서 치는 것보다 멈춰서 정지된 공을 쳐야 정확도가 높다.
공의 궤적을 선으로 따라가다보면 위로 오르다가 어느 순간 밑으로 하강한다. 떨어지려는 그 순간이 멈춰진 공이다. 공의 회전도 공의 파워도 줄어드는 그 순간이 가장 치기 좋은 타점이다. 그 순간의 타점을 잡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노력하면 된다.
물론 튀어 올라가는 공을 친다는 것도 정석에 속한다. 탁구대에 맞고 바로 튀어오르는 그 순간이 가장 공의 변화가 적을 때니까. 그래서 '따닥'을 즐겨 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그럴 때의 타격을 나름 세 가지로 본다면, "벽을 세운다(각을 맞춘다)" "닫아준다" "덮어준다"로 정리가 되더라. 이 방법도 상당히 위협적이며 공격적(되치기)이다.
4. 높은 공은 더 높이 쳐라
흔히 높은 공을 아래로 찍어누르는 경향을 보이는데, 상대가 (루프) 드라이브를 걸어 공이 높이 튀어오르게 되면 이쪽에서도 드라이브로 더 높이 쳐서 올리면 탑스핀 회전이 더 많이 먹는다. 경험상 그렇더라는.
5. 가장 치기 어려운 공
어느날 박 코치님께 드라이브 레슨을 받던 중 드라이브가 계속 실수 없이 잘 들어가자 칭찬을 해주셨다. "그런데 전 불만입니다."라고 답하며 감사의 표현을 대신했다. 왜냐고 묻는 박 코치님께 공이 떨어지는 곳이 테이블 중앙 부분인데 테이블 끝 라인에 떨어뜨리고 싶다고 했다. 그러자 스윙을 좀더 크게 하라고 주문하셨고 그 주문대로 이루어졌다.
탑스핀 드라이브를 걸면 아무리 세게 쳐도 회전을 먹어 아래로 뚝 떨어진다. 스매싱과 다른 점이다. 그 탑스핀 공이 다운 더 라인에 떨어졌을 때가 가장 치기 곤란한데 특히 양 모서리에 떨어질 때가 더욱 그렇다.
언제였던가 한 탁구 동호인께, "드라이브를 치는 목적은 상대를 테이블에서 멀리 떨어뜨리기 위해서입니다."라고 말했던 적이 있다.
선수들이 찬스볼에서도 스매싱보다 탑스핀 드라이브를 더 많이 구사하는 이유는 안전성을 선호하기 때문이고 전진에서 중진으로 다시 후진으로 점점 물러서서 치는 이유는 상대의 공이 회전을 먹어 다운 더 라인에 똑똑 떨어지기에 뒤로 물러날 수밖에 없다.
테니스에서 선수들이 끄트머리 라인 2,3 미터 바깥에서 준비 상태로 대기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어떤 때는 회전을 많이 먹고 앞에서 튀어올라 머리 위로까지도 올라오니까.
준비 ㅡ 타점(점) ㅡ 스윙(선) ㅡ 목표(점) ㅡ 준비
이 순서에서 타점과 스윙 사이, 목표와 준비 사이가 찰나로 이루어져야 만족스러운 포핸드가 만들어질 거라고 생각한다.
kjm _ 2026.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