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ay를 5일 앞둔 3.1절...
어떤 XX헐 인간의 망언에 충격을 받았는지...
으실으실 춥기 시작하더니 저녁때엔 허리, 다리, 머리가 찌끈 거려서...
자리 보전하고 뻗어버렸다...
3개월의 몸 만들기가 말짱 도루묵이 되는 것 같아서 억울하기 짝이없다...
결전의 날이 다가올 수록 감기 몸살은 떨어져가는데...
암만해도 출전을 장담하긴 힘들다
옆에선 마누님께서 긴긴 세월 혼자될까봐... 포기를 종용하기도 하고...
마침내 3월 6일... 결전의 날 아침...
비교적 상태는 양호한 것 같다
그동안 제대로 못 먹고... 콧물, 가래가 줄줄 흐르고 들끓어 걱정은 되지만...
가볍게 밥 반공기, 바나나 한개, 소시지 한개를 먹고...
영원한 응원단 한명을 모시고 여의도 시민공원으로 출발!!!
다행히 날은 춥지 않다..
몸을 풀기 위해 가볍게 뛰는데 그런데로 걸음은 가볍다
오늘은 말아톤의 실제 주인공 '배형진'도 나와 같은 '21.0975' 하프코스를 달린단다
11시... 42.195 km 풀코스가 천호대교 방향으로 출발하고
드디어 11시 10분...
가양대교를 향해 21.0975 km 하프코스 출발을 알리는 총소리가 울린다
출발은 가볍다...
연습의 감을 살려 내 스~피드로 한발한발 내딪는다
맞바람으로 불어오는 한강 바람이 차다...
5km 팻말이 바라보이는데... 약 25분... 목표시간에 맞춘 계산과 얼추 비슷하게 떨어진다...
카메라 앞에서 자세도 제대로 잡은 것 같다
7,5km 팻말 부근에서 약간 다리가 무거워지는 듯 함을 느낀다... 갈 길은 먼데 벌써... 걱정이다...
힘들어짐을 느낄때쯤 반환점이 보인다
시간은 55분 정도...
기록은 괜찮다...
반환점을 돌아 자신감이 생기면서 다리가 빨라지는 것 같다...
뒤로 한두명씩 제치며 나가는 날 느낄 수 있다...
내딛는 걸음에 이상을 느끼기 시작한 것이 15km 팻말이 보이기 시작할 때 쯤이었던가?
대퇴부에 통증이 느껴지고 발걸음이 더뎌짐을 느낀다
서서히 발바닥에도 통증이 가해지고...
나도 모르게 너무 일찍 피치를 가했던 것 같다
그래도 남은 6km 정도는 연습하면서 여유있게 경험했던 거리라 크게 걱정 안했는데... 그런데...
무거워진 다리를 들기도 힘들어지고
한걸음 한걸음 떼어놓기도 어려워질 때쯤...
무수한 사람들이 내 앞을 스쳐지나가더니... 급기야 머리를 빠글빠글하게 볶은 50대 아줌마들까지...
17.5km... 마침내 엔진이 수초 동안 정지되어버리고... 다시 시동 걸기를 수차례...
마포대교가 멀리 보이기 시작할 때 이미 내 몸의 체온이 떨어지고...
얼굴이 창백해짐을 느낀다...
이러다 무슨 일 생기는 것 아닌가 하는 약간의 공포심까지
그렇게 버틴 끝에 여의도 땅에 발을 디밀었다
"We are the champion" 이란 "Queen"의 노래가 귓가를 채우지만 나에겐 수백 미터 남은 거리가 버거워 멈춰버리고 싶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 노래는 말아톤 배형진의 골인에 맞춰서 나왔던 것이란다... 쩝...
정말 힘들었던 긴 여정 끝에 골인이다...
주위를 둘러 볼 힘도... 카메라를 향해 손들 힘도 남아있지 않다...
몇걸음을 걷다 겨우 고개를 돌려 내 영원한 응원자를 찾는다...
아~~ 역시 거기에서 변함없이 손을 흔들고 있다... 휴~~~
한동안 마라톤 생각도 안할란다...
Gun Time 1시간 54분 31초...
Net Time 1시간 51분 54초...
배형진이 보다 1분 뒤졌다...
그래도 내가 엄청시리 장하다...
이렇게 나의 세번째 말아톤, 첫번째 하프 완주는 끝났다...
집에 가서 맨소래담 안마를 해준다던 나의 팬은
강바람에 얼었다 풀려서 인지 도착하자마자 자기가 먼저 쓰러져 잠들어버린다
물론 정신 차린 후엔 전신 마사지 받았지만... 크크크~~
대회도 끝나고 이제 모두들 봐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신년 번개는 언제나 울리려나
5 km 지점... 이때만 해도 힘에 넘친다... 멋지다~~
15 km 지점... 슬슬 표정이 망가지기 시작한다...
골인 지점... 완전 맛 갔다...
첫댓글 수고하셨슴다!! 저도 신년부터 운동(헬스,수영,재즈댄스)을 열심히 하고 있긴 하지만, 런닝은 5~6km정도밖에 안 하는데,,정말 대단하세요! 예전보다도 더 건강해뵈어 보기 좋으시네요, 근간 뵙기를.....
마지막은 새색시 걸음~~넘 이쁘당..ㅋㅋㅋ...^^*...주형님 아자!아자!아자!화이팅!!!
우와!~ 너무 멋있으신데여~~~
일요일에 어디 다녀오다가 사람들 뛰는 거 봤었는데...거기에 주형님이 있었다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