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7년 5월 21일 일본의 도쿄국립경기장에서는 한일정기전이 열렸다. 당시 일본축구는 하루가 다르게 발전을 거듭, `아시아의 맹주` 한국을 강하게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었고 이날 경기를 통해 증명이라도 하듯 나카타를 앞세워 한국 수비진들을 패닉상태로 몰아가고 있었다.
당시 한국대표팀의 사령탑은 차범근 현 수원 삼성 감독. 좀처럼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하자 차 감독은 전반 32분 젊은 선수를 교체투입시켰는데, 이후 이 선수는 나이답지 않은 노련한 경기운영으로 일본의 원사이드 게임을 뒤엎는데 혁혁한 공로를 세운다.
덕분에 한국은 1-1로 무승부를 기록, 도쿄국립경기장 불패신화를 이어갈 수 있었고 일본 대표팀의 가모슈 감독은 "한국의 22번이 누구냐. 그런 기술있는 선수가 한국에 있을 줄 몰랐다"며 혀를 내둘렀다. 한국의 22번, 고종수가 그 주인공이었다.
한국축구의 미래를 짊어질 기대주로 믿어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7년이 지난 현재의 고종수는 소속팀 수원삼성으로부터 임의탈퇴 처리되는 암울한 상황에 접해 있다. 뿐만이 아니다. 히딩크 감독의 재임 초반에 `황태자`라며 조명을 받았지만 정작 월드컵 최종엔트리에서는 제외됐고, 지난 해 베어백이 감독이 활약하던 교토 퍼플상가에서는 끝내 퇴출당하는 수모를 당해야 했다.
2004년 현재 중앙요원의 절대적 부재현상으로 위기를 겪은 한국축구의 유일한 대안으로 평가되기도 하지만 `게으른 천재`, `영원한 미완성`으로 폄하되고 있는 것 또한 고종수를 따라다니는 꼬리표 중 하나다.
교토에서 고종수와 함께 활약했던 핌 베어백 현 글라드바흐 수석코치가 `마이데일리`와의 단독인터뷰를 통해 마침내 입을 열었다. 일단 선수로서의 고종수에 대한 평가를 부탁했다. 자꾸만 대표팀과 요원해지고 있는 듯한 현 상황이 안타깝고, 대표팀 코치와 클럽팀 감독으로 고종수를 접한 베어백 코치가 선수의 능력을 제대로 꿰뚫고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 기인했다.
베어백은 "볼과 함께 하는 플레이에서는 내가 본 한국선수들 중 최고였다"며 의외로 간단명료하게 대답했다. 독어와의 어감차이는 있지만 패스, 슈팅력, 드리블 등 기본기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린 것은 아니었을까. 한때 고종수는 `고종수존`이라고 불릴 정도로 프리킥 능력에서 남다름을 과시했던 적도 있었으니 말이다. 일견 뒤짚으면 볼을 갖고 있지 않을 때의 움직임이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이기도 하다.
베어백은 고종수가 당한 최근의 악재도 정확히 인식하고 있었다. "고종수를 잃는다는 것은 한국축구, 더불어 한국축구 팬들을 위해서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고 말하면서 "너무 어린 나이에 스타가 되버린 것이 문제였던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교토의 감독으로 재직할 당시에도 베어백은 부상으로 제 실력의 40%밖에 발휘하지 못하는 고종수와 관련, 다른 선수와 전술을 택할 수 밖에 없었다며 아쉬움을 토로한 바 있다.
그러나 베어백은 고종수의 화려한 부활을 진심으로 원했다. 단순히 한국에서의 추억때문만은 아니었다. 선수의 장래를 걱정하고 근심하는 지도자로서의 애정이 십분 녹아있었다. "한국에서 처음 그의 플레이를 봤을 때 뛰어난 선수임을 단번에 알아봤다. 고종수가 반드시 2000년, 2001년 당시의 활약을 펼칠 수 있기를 기원하겠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김덕중 기자 djkim@mydaily.co.kr - 언제나 즐거운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저작권자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첫댓글 부활해라 고종수..ㅠㅠ
포텐만 본다면...ㅡㅡ;;; 종수 정말 부활했음 하는데..쩝..
능력 좋으면 뭐해 엿같은 성격인데... 차감독이 그렇게 배려해 줬는데 훈련 무단이탈 술먹고 지랄떠는 놈을 누가 좋아해서 받아주겠냐 니미럴~
애초에 J리그 간것이 결정적이었습니다... 그래도 고종수선수같이 능력있는 선수가 유럽갈지 알았지... 누가 훼인이 되서 U턴할지 알았나요???
베어벡 코치 다 좋은데 고종수선수를 스트라이커로... 그러면서 인터뷰에서는 전술상이라...뭔가 앞뒤가 안맞자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