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닥 땡기지않지만 시간때우기용으로 가볍게 볼수있기에 선택했다..
반헬싱이니 킹아더니 하는 대형영화는 너무 시끄러울듯 싶고,
누구에게나 비밀은 있다?는 대낮부터 여인네 혼자 보긴 좀 뭐한거 같고(나 순진하기에ㅋㅋ) ,
공포영화도 하나 있었는데 피곤한 정신에 보다 여차하면 죽을지도 모른다 싶고,
조한선이나 강동원을 좋아하지도 않으니 늑대의 유혹도 제끼고,
그리하여 선택한 가장 무난한 '내 남자의 로맨스'..
우선 김정은 파리연인에서처럼 적당히 귀엽다 적당히 웃긴다..
그리고 김상경..음..그닥 기억나는 장면이 없다, 오로지 바퀴벌레 잡던 손만 뇌리에 남았다..
그리고 그 여배우로 나오는 여배우, 이름이 뭐더라? 드라마보단 나았다..
스토리는 본 나보다 안 본 사람들이 더 잘 알고 있을듯 싶고,
그래도 인상적인 대사 하나,
"현주 니가 뚱뚱해지면 난 걱정할거야, 네가 혹시 사람들한테 상처받지 않을까, 건강에 무리가 생기진 않을까, ..."
여배우를 질투하는 현주(김정은)에게 그 여배우야 뚱뚱해지던말던 전혀 관심조차없다며 다정스런 눈빛과 진지한 말투로 진심어리게 날리는 김상경(소훈)의 대사였다..
그순간 극장내 여인네들 오우~ 감탄사 날리고..
역시 영화속 현주(김정은)도 감탄을 넘어 감격을 금치못하고 소훈(김상경)의 목을 꽉,
너무 꽉, 끌어안으며 날리는 역시 인상적인 대사 둘,
"자기야, 자긴 마음만 변하지마..나머진 내가 다 알아서할께.."
비디오출시되면 한번 보라고 권하고싶다..
아, 혹 김정은 김상경 팬이라서 굳이 극장가서 보겠다면, 절대 혼자가지 마시라 충고하고 싶다..
간만에 신나하며 팜플렛 콜라 양손에 들고 팝콘 옆구리에 끼고 룰루랄라 명당자리에 앉았는데,
옆자리 어린연인들, 남자 왜그러나? 난 아무렇잖은데 그냥 하고픈거 신경쓰지말고 다 하지,
왜 내 눈치를 슬금슬금 보나? 영화는 안보구 여자친구 손만 만지작만지작- 귓속말로 소근소근-,
나참, 난 하늘을 맹세코 절대 결단코 증말로 네버 괜찮은데 아무렇지않은데 왜 왜 왜,
중간에 아주 찔끔 눈물이 나올뻔도 했는데 내가 굳이 두눈 부릅뜨고 눈시울 젖는것조차 피한것 역시도 옆의 어린연인들 중의 오바하는 남자 때문이었다..그 마당에 울기라도 해봐라,
날 아주 남자한테 버림받고 직장에서 쫓겨나고 할일도 갈데도 없어 집에서조차 구박댕이라 대낮부터 혼자 용감뻔뻔하게 연애영화 보러온 불쌍한년 취급할게 아닌가..
...자격지심인가..왠지 얘기가 늘어지는걸 보니 그런가보다..
어쨌든 이런 영화는 남편이나 애인이나 남자친구나 모 그런 이들과 봐야, 혹 취향이 아니더라도 재밌게 볼수있지않나 싶다..
아, 김정은 친구로 나오는 이유진?김유진? ..왜이리 이름 외우기가 힘든가.. 하여간,
그 얼굴에 그 몸매에 그 성격과 그 말솜씨에 왜 주연을 안주나, 이해하기 힘든데..
그 조연들의 재미가 나름대로 쏠쏠하니 참고하시길..
근데,
내가 영화얘기 할려던게 아닌데, 영화얘길 시작으로 뭔가 좀 특유의 우울하고 청승맞은 얘길 하려던건데..영화얘기에 너무 열중했다..이제 우울하고 청승맞은 얘긴 몬지도 까먹었다..
그래..이렇게 쉽게 까먹자..
지금의 이 멍-함이라면 치매에 가까운 기억력감퇴와 깜빡증으로 살기 좀 수월해질지도..
비록 바보는 될지라도..
거울속의 나를 또 봐본다..
여전히 청승스런 얼굴..
그런데 그 청승스런 지친 목 아래로 연보라색 뻔떡거리는 세일러문 블라우스라니..
어깨위로 날개라도 단 양 솟구친 레이스소매자락이라니..
차암 어색하고 유치하고 언밸런스하다..
아침부터 맘 상한채로,
버스비도 아까워 길치 방향치 주제에 웬만하면 걷는 내가 사치스럽게 택시 타고 늦은 출근을 했더니만, 종일 입다물고 있더니 이제사 어둠이 내려 그 힘을 조금 빌려,
말이 많다..
다시 제목으로 돌아가서,
내, 남자의, 로 맨 스, 라..음.....
내 남자의 로맨스는 곧 나의 로맨스 뿐이다..
'내 로맨스'가 아닌 오직 지 혼자 자의든 타의든 '지 만의 로맨스'를 '내' 남자가 한다면?
아, 이제 생각났다..표현방법이나 분위기는 좀 틀려졌지만 이 얘길하려던 거였다..
'내' 남자가 내가 아닌 누군가와 '로맨스'란걸 한다면? 하-! 우선 혀 한번 차주고,
간혹 아무리 복잡미묘한 사람이라도 어느 한순간 매우 단순간략해질때가 있는법,
난 정말로 당연히 두번도 생각않고, ...죽여버릴거 같다..
아 물론 영화에서처럼 그런 정도의 얉은? 순진한? 수준이라면야 그래도 쬐금은 비참해지겠지만 그냥 그래, 잠깐 놀아봐라, 하고 말겠지..
아니다, 그렇다해도 영화속 김정은처럼 애들 장난같이 가벼이 곱게 질투하고 빗속에서 하염없이 기다리며 눈물만 흘리진 않는다, 절대..다신 안한다 그런거..
이만큼 살았는데 내가 무어이 두려우리요..
드디어 어둠이 좌-악 깔렸다..
이제 두눈에 불을 켜고 화알짝 웃으며 일하자..
낮에 더위와 싸우며 혹은 에어컨의 인공적인 찬바람과 싸우며 혹은,
7,80년대식 선풍기의 뜨듯건조미적지근한 바람아닌바람과 싸우며 열심히 일한 분들,
푸욱- 퍼질러 밤을 즐기라..쉬라..즐기세요~ 쉬세요~
첫댓글 음......되게 재미있다던데요;;
언니..난 그냥 울었는데 .... 조조였는데도불구하고 앞커플뒷커플 속에서 혼자 맥주마시며 그렇게 봤는데 영화는 별로인데... 슬프더군...그래서 좋았던 영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