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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적도 1박 2일 산행기
8월 산행이 덕적도로 정해지면서 지난해 굴업도에 이은 섬 산행 2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내년에도 7월이나 8월중 섬산행을 기대해 본다.
백령도가 좋다는데... 3탄..?
올해 8월 산행 날짜는 17일과 18일. 지난해 굴업도 산행 날짜는 7월 27일,28일.
굴업도 산행에서 개기월식을 보면서 블러드 문을 감상했는데, 이번 산행에서도 둥근 달을 볼 수있었다. 그렇게 정한 것도 아닌데, 연속해서 바다에서 보름달을 볼 수 있었다. 앞으로도 행운이 계속 되길 빌어본다.
첫날.
출발은 17일 오전 9시 10분 인천 연안여객터미널.
승선을 위해서 1시간여전에 도착을 해야 하니 서울에서 출발하는 이들은 많이 서둘러야 한다.
집에서 5시 20분쯤 일어나 응암역에서 뜬구름 총무와 합류한뒤 2호선 신도림 역에서 알자지라 대장과 만나 동인천 역 급행에 탑승한다. 전철에는 희망과 용기형, 마포나루, 호랑이가 타고 있다.
동인천역에 7시 30분쯤 도착, 곧바로 택시를 타고 연안여객터미널로 간다. 20여분쯤 걸린다. 그린란드(혹은 그린랜드)형은 이미 도착해서 발권한뒤 근처 콩나물국박집에서 아침을 들고 계신다. 인천이 집인 꼬맹이는 택시타고 오는 중. 발권은 신분증이 꼭 있어야 한다. 이미 표는 발행되어 있는 상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길건너 김밥집에서 김밥 라면, 그리고 막걸리로 아침을 대신한다. 그린란드형도 합류하고 꼬맹이도 발권을 마치고 함께 아침을 먹었다.
아침을 들면서, 이번 산행 멤버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원래 피플회장이 배 표를 예매했고, 산바람 형, 아브물도 참여하려 했다. 일정을 금토로 할 것인지 토일로 할 것인지를 고민하다 토일로 정하면서 산바람형과 아브불은 불참. 대신에 토일이 가능했던 꼬맹이와 호랑이가 합류했고, 막판에 마포나루가 일정이 조정되면서 참여했다.
다음달에는 함께 하시지요!!
결국 8명이 덕적도 여행 멤버가 됐는데, 그린란드 형은 ‘동기인 피플러버 회장이 급하게 빠지면서’ 참석을 고수하게 됐다. 꼬맹이는 피플 회장 불참으로 ‘홍일점’이 됐다. 누군가 덕적도에 도착해서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라고 했다.
우리가 탄 배는 완행이어서 덕적도까지 2시간여 걸린다. 배에 타고 조금 있으니 비가 뿌린다. ‘애고 오늘은 아마도 막걸리나 마셔야 하나보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웬걸. 30여분쯤 지나자 날이 맑아오면서 시원한 바다 풍광이 가슴을 뻥 뚫리게 한다. ‘그렇지. 이게 정답이지’
덕적도 선착장에 11시쯤 도착해 조금 기다리니 이번 숙소인 골드스타 호텔 마이크로 버스가 온다. 숙소까지는 15분여 걸린다. 우리 잠자리는 4층인데, 와우! 넓다. 열댓명이 와도 잘만하다. 넓은 거실과 방이 두 개인데, 에어컨 성능도 좋고 욕실이 두 개라서 사용하기도 편하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점심 먹을 곳을 찾는다. 숙소 근처에 짜장면 등을 파는 허름한 식당이 있다. 사람들이 많다. 아하, 맛집일 가능성이 있네. 조금 기다리다가 짜장면 짬뽕 등을 시킨다. 탕수육도. 맛. 있. 다. 탕수육도 입맛에 맞는다. (식당이름이 바다반점)
인천공항이 들어서기전에 영종도를 갔던 적이 있는데, 중국집이 없길래 ‘여기서 중국집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다.
이후에 가보니, 중국집이 몇 개나 생겨서 성업하고 있었다.
요즘에 반일 감정으로 일식집이 잘 안되는데, 그 덕인지 모르지만 중국집은 잘된다고 희용형이 이야기 한다.
음식점도 위치와 시대에 따라 매출이 달라지나 보다.
오늘 일정은 라이딩이 우선이다. 점심을 먹고 나서 숙소인근 자전거 대여소에 들렀다.
한시간에 4천원. 우선 4천원만 내고 6대를 빌린다. 시간초과하면 더 내면 되니까.
꼬맹이는 자전거를 잘 타지 못한다고 하고, 마포나루는 해변가에서 좀 쉬겠다고 한다.
해변인 서포리 해수욕장은 자전거 대여점에서 2분여 거리.
사실, 자전거 라이딩이 뭐 그리 재미있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다. 날 더운데 아스팔트길이나 포장길을 달리는게 힘들 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아! 이거 재밌네. 오랜만에 자전거를 타고 자유로움을 느낀다. 특히, 내리막길에서 느껴지는 해방감은 좋다.!!!
반면, 오르막에서 자전거를 끌고 가야 하는데 이거는 참으로 힘들다. ㅜ ㅜ
덕적도 자전거 라이딩은 몇가지 코스가 있다.
우리는 일반인 코스를 타고 갔는데, 사실은 그 길도 오르막은 쉽지 않다. 그러다가 여섯명의 길이 엇갈렸다.
그린란드형 희용형 아톰 알자지라는 대형을 유지했는데, 뜬구름과 호랑이가 다른 길로 갈렸다.
호랑이는 그런 바람에 가장 오래 자전거를 탔는데, 나중에 들은 말로는 ‘힘들어서 죽을 것 같았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거의 2시간여를 자전거를 탔다. 호랑이가 인증샷으로 찍은 능동자갈마당은 출발지로부터 상당히 거리가 떨어져 있는 곳.
뜬구름은 총무답게 안전하게 미리 턴을 해서 자전거 대여한 장소로 갔다. 아마도 1시간내에 들어가 요금을 그만큼만 냈을 것이다.
그린란드형과 나머지 멤버들은? 원래는 1시간내 돌아오려고 했다. 그런데,
자전거길 중간에 벗개저수지가 있는 벗개쉼터에서 잠시 쉬고 있었는데, 동네분들 왈 “조금만 가면 풍광이 좋은 곳이 있다”. 고 한다.
지나쳐 갈 수가 없네. 동네 분들이 이야기 하는데..ㅋㅋ
나중에 보니 그 곳이 용담/바갓수로 봉이었다.
사실 자전거 대여 요금 때문에 좀 고민하다가, 지금 아니면 언제 가보겠느냐는 논리가 우세했다.
자전거를 쉽터 인근 풀밭에 보관해 놓고 산길을 따라 올라간다. 어라, 금방 갈 줄 알았는데 제법 걷는다.
이 길은 포장길과 비포장길이 섞여 있어서 아마도 차가 다닐 거라고 생각했다.
그 예상은 맞았다. 30여분여를 올라가니 주차장 역할을 하는 널따란 공간이 나타난다.
비탈길을 걸어 내려가니,
와우!!탁 터진 바다가 나온다. 바갓수로봉.
멀리 굴업도 문갑도 울도 등등 섬들이 잘 보인다. 4명 멤버들은 사진찍고 풍광을 가슴에 담는다.
‘안왔으면 후회했을’ 장소다. 이 장소에 아버지와 아들로 생각되는 남자들이 텐트를 치고 있다. 좋겠다. 좋은 풍광과 바람. 내일 아침에 여기서 차 한잔 마시는 상상을 해 본다.
이제는 돌아가야 할 시간. 역시 돌아오는 길은 처음 모르고 갔던 길에 비해 되게 빠르게 느껴진다.
풀섭에 보관했던 자전거를 꺼내 바닷바람을 느끼며 자전거 대여를 했던 서포리 해수욕장 주변으로 돌아온다.
뜬 구름 총무가 반갑게 맞으며 ‘어데로 갔었냐’고 묻는다.
초과요금을 3만원이나 더 냈는데도 총무가 특별한 질책을 하지 않는다. 고맙다. 그나저나 호랑이는 아직 안 왔다..
고 했는데 뒤쪽에서 ‘아이고 저 왔어요’ 한다. 무지하게 반가운 목소리로 오는 걸 보니 길을 잃고 헤매다 온게 분명하다. 나중에 핸드폰을 보니 능동자갈마당까지 갔다 왔다. 대단하다.
서포리 해수욕장은 상당히 넓은데, 8월 중순이라 그런지 북적거리지 않는다. 오히려 한적한 느낌도 있다. 해수욕장 입구 마루 바닥에서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바다를 바라본다. 좋구나.
희용형은 서포리 해수욕장에 대한 추억을 이야기 한다. 고교시절 배를 타고 덕적도 서포리 해수욕장을 찾았는데, 거기서 만난 여고생. 그리고 여학생으로 받은 쪽지.
최백호 노래처럼 ‘어디에서 나처럼 늙어갈까’ 하는 생각이 든단다.
서포리 해수욕장은 과거 청춘들의 핫 플레이스였다고 한다.
자전거 타느라 더워진 몸을 서포리 바다에 담근다. 시원하다. 서해 바다는 아주 차갑지 않아서 고맙다. 해변에서 조금 멀어지니 발이 닿지 않는다. 수영하기도 아주 좋다.
물안경을 하고 자유형, 평형 등을 해본다. 와우 세상에 천국이 따로 없네!! 라이딩과 해수욕이라 이 얼마나 행복한 콜라보인가..
1시간정도 바닷가에서 놀다가 숙소로 귀가한다. 깨끗하게 씻고 나니 시장기가 돌아온다.
숙소에서 삼겹살을 먹을 것인지, 인근 회집에서 회를 먹을 것인지를 놓고 설왕설래다.
마포나루가 사전 답사를 통해 ‘우럭회 자연산’을 확인했는데, 삼겹살 바비큐에 대한 미련은 여전하다.
결국, 인근 회집에서 우럭회와 광어회를 섞은 ‘알맞은 회 저녁’을 먹고 숙소로 이동해 삼겹살 바비튜 한 세트를 먹었다.
호랑이는 오늘 라이딩이 너무 힘들었다면서 그래도 혼자서 능동자갈마당을 갔다 왔다는걸 자랑스러워 했다.
그린란드 형은 예의 기분 좋게 소주 맥주 폭탄주를 계속 공급해 주셨다.
마포나루가 눈수술 때문에 금주하고 있어서 함께 술을 마시지는 못했다. 그래도 마포나루가 든든하게 짐을 지키고 해줘서 고마웠다.
회집 회식을 정리하고 밖으로 나오니 보름달이 걸려있다. 누군가가 ‘백중 아니냐’고 말한다.
그린란드 형은 덕적도 낚시 경험을 이야기 하며 ‘밀물 때 망을 들고 나가면 엄청나게 고기들이 잡힌다’고 좋아한다.
하긴 낚시하는 사람들이 덕적도에 많이 온다고 한다.
보름달을 보면서 서포리 산책길을 걷는다. 소화도 시킬겸. 산책로를 20여분정도 걸으니 어라, 서포리 해수욕장 입구다. 밤 해변을 걷는 맛이 쏠쏠하다.
뜬구름 총무와 함께 편의점에서 맥주 등을 사서 숙소로 향한다.
숙소에선 삼겹살 바비큐가 익고 있다. 다시 자리를 잡고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한잔 또 한잔을 한다. 좋구나.
희용형이 제주도에서 구매했다는 발렌타인 15년산을 제공했다. 감사합니다. 덕적도 밤이 깊어간다.
호랑이가 아프리카 수단과 관련한 이야기를 꺼냈는데, 기억은 안 나지만 마지막 구절은 또렷하다. "아, 거기가 수단이 아니라 나이지리아였네요". 빵 터졌다.
회원들 모두 '앞으로 호랑이는 산행에 자주 참석해달라'고 요청한다.
술잔을 더 기울이고 싶었지만,
내일 산행을 위해 적당하게 자리를 파한다. 여전히 달빛은 교교하다.
둘째날,
오전 5시쯤 눈이 떠져서 밖으로 나간다. 새벽바다를 보고 싶은 생각 때문이다.
어제 과음을 했어도 몸은 멀쩡하다. 역시 공기가 중요하다.
숙소에서 10분여 슬슬 걸으면 서포리 해수욕장. 아무도 없는 바닷가에 갈매기만 왔다리 갔다리 한다. 달은 여전히 교교하지만, 이제 그 빛을 태양과 교대할 차례다.
아침바닷가 특유의 내음, 소리 등이 너무 좋다. 지금이 밀물때인가. 앉아 있는 자리로 물이 조금씩 전진하고 있다.
댓바람에 바닷바람을 쐬고 들어오니, '어제 저녁에 방으로 돌아오자 마자 5분여만에 전원이 취침했다'고 마포나루가 이야기 한다.
재밌게 놀고 맛있게 먹고 푹 잤으니 얼마나 좋은가.
어제 7시 30분에 해장국을 예약해 놓았으니 7시쯤 모두 일어나야 한다. 아직도 자고 있는 사람들을 깨우고 있는데, 밖으로 나간 꼬맹이가 전화를 했다. 핸드폰이 7시를 가리키고 있다.
“해장국이 안된다는데요. 김치찌개 된장찌개 라면만 된데요”. 숙소 사장님이 예약 오더를 잊어 버렸다는 희안한 이야기다.
살짝 불길한 예감이 들었는데, 아침 식사때 이 예감이 맞았다.
7시 30분도 넘기고 우리가 식당에 늦게 내려갔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준비가 안돼있다.
심지어 주방 사장님은 ‘조금 더 늦게 오셔도 된다’고 이야기한다. 어라, 아침을 제대로 먹을 수 있을까.
이날 아침은 한참 부실했다. 김치찌개와 된장찌개는 재료부족으로 거의 건더기가 없었다. 된장찌개에 두부도 없었으니 오죽할까.
라면은 그냥 라면이니까, 오히려 라면을 먹는게 나을 수도 있었다. 식사중에도 ‘밖에서 먹을 걸 그랬다’는 후회가 많았다.
그래도 오늘 산행을 위해서는 든든하게 먹어야 하니 있는 반찬은 모두 먹었다.
아침식사후 오늘 산행코스에 대한 설왕설래가 있다. 식전에 코스를 보고온 알 대장은 비조봉을 중심으로 한 코스를 설명하면서 국수봉도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도를 보니 비조봉을 갔다가 국수봉을 가게 되면, 선착장으로 다시 돌아 오는 길이 멀어진다. 결국, 국수봉 인근 출렁다리에서 출발해 국수봉을 찍고 다시 돌아서 비조봉까지 걷는 것으로 코스확정.
출렁다리까지는 택시로 가기로 결정하고 대형 택시를 2만원에 콜해서 9시 30분 숙소에서 출발.
산행코스가 정해지면서 어제부터 이야기했던 짐 분담 이야기도 함께 결정했는데..
산행에 불필요한 짐을 모아서 마포나루가 선착장으로 가져오는 것으로 확정.
마포나루가 눈수술 이후 산행에 약간의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산행을 안하는 대신 흔쾌하게 짐 당번을 맡았다. 감사하다.
7명 멤버들은 인근 편의점에서 물과 약간의 과일 맥주 등을 사서 국수봉을 향해 출발.
출렁다리 밑에서 택시하차후 산행 시작. 출렁다리를 건너 국수봉 표지판을 보고 걷는데, 조금 느낌이 이상하다. 국수봉 1킬로미터라고 써있기는 한데, 표지판이 뭔가 부족한 느낌.
함께 걷던 그린란드 형한테 ‘국수봉 풍광을 너무 기대하고 가면 실망할지도 모르니 기대하지 말지요’라고 했다. 그린란드 형도 ‘그려. 기대 안하고 갔다가 좋으면 더 좋은 것이니..’라고 한다. 국수봉 가는 길은 숲길 트레킹하듯이 완만하고 한 곳정도 작은 암릉이 있다. 오전 휴일 산행을 즐기기에는 안성맞춤이다.
숲 트레킹이라 해안이 확 터져서 들어오지는 않는다. 중간중간 터져 있는 공간에서 섬과 바다 경치를 즐긴다.
드디어 국수봉으로 추정되는 곳 철탑이 보이는데, 어라! 길이 없다. 어제 우연히 갔었던 바갓수로봉 표지판만 있다.
더구나 급경사 내리막길. 알 대장이 ‘먼저 내려가니 신호하면 오세요’라고 한다. 그리고 조금 있다 전화로 ‘길 있으니 오세요’ 라고 한다. 그런데, 내려가고 있는데 또 전화. ‘길이 아닌데요. 다시 돌아가야 할 것 같아요’.
다시 바갓수로봉 표지판 있는 곳까지 올라왔다. 그리고, 누군가가, ‘표지판 뒤쪽으로 길이 있는 것 같아요’라고 말하자 알대장이 또 앞장선다. 그러나, 역시 길이 없다. 할 수 없이 뒤돌아 왔던 길을 간다. 그 순간에 또 누군가 ‘밑에 길이 있는 것 아니냐’고 한다.
길 인 것 같기도 한데, ‘이번에는 아톰형이 가야지요’한다. 하긴 알 대장을 세 번이나 시킬 순 없지. 거기도 역시 길이 아니다.
국수봉은 결국 못찾고 왔던 길을 돌아간다. 출렁다리 앞 정자에서 잠깐 쉬어간다. 산바람이 바닷바람과 합쳐져 살랑살랑한다. 산 내음도 풍긴다. 아하 참 좋구나.
출렁다리를 건너서 은주봉 비조봉으로 향한다. 숲길이 계속 이어져서 덥지 않다.
바닷가 길이라고 생각했는데, 덕적도 산길을 대부분 숲길이다. 숲에서 나오는 좋은 기운이 걷는 사람들 기운을 북돋는다.
반면 표지판은 좀 불친절하다. 표지판들이 거리가 안쓰여진 것도 많고, 국수봉같은 경우는 봉우리를 갈 수가 없는데 표지판만 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덕적도 산행 코스 선택은 아주 좋았다. 우리가 갔던 국수봉-기지국철탑-은주봉-비조봉-진1리는 클라이맥스로 달리는 드라마 같았다.
만약에 거꾸로 코스를 잡으면, 결말을 알고 보는 드라마 같았을 것이다.
왜냐, 비조봉 전망이 최고기 때문. 더구나 국수봉을 찾을 수 없기 때문에 출발점이 비조봉이었다면, 산행을 할수록 힘만 더 들었을 것이다.
국수봉에서 시작된 산행은 숲속 산행으로 행복을 느끼게 한후 은주봉에서의 조망, 비조봉에서의 기막힌 덕적열도 조망으로 그 피날레를 찍는다.
비조봉에선 덕적도를 중심으로 한 섬들이 마치 첩첩산중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른바 덕적열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갔었던 굴업도도 멀리 보인다. 문갑도 소야도 각흘도 백야도 등등 섬들이 줄지어 서있다.
섬 산행 맛이 이런거구나를 몸으로 느낀다.
배 시간이 다가오면서 하산을 서둘러야 함에도 그 경관에 취해 움직이기가 싫어진다.
비조봉에서 보는 풍광을 멤버들과 함께 나누는 사진을 찍어야 하는데 아무도 없어서 셀카를 찍고 있는데, 여성 산객 한분이 올라온다. 부탁을 드리니, ‘대열부터 정렬’이라고 한다. 포스가 있는 분이어서 믿고 핸드폰을 맡겼는데, 우와!! 잘 나왔다. 감사드린다.
자 이제 하산, 오후 4시 배를 타기 위해서 선착장으로 향한다. 비조봉에서 차가 다니는 진 1리까지 하산 시간은 30분여 계속 내리막이다.
멤버들이 모두 진 1리로 하산한 시간은 2시 45분쯤. 버스로 선착작에 갈까 하다가 요금 문제 등을 감안하면, 콜 택시가 낫겠다 싶어서 콜을 부른다. 아침에 불러 갔던 콜 택시인데, 어라, 다른 차가 온다.
원래 오셨던 사장님 이 바쁘다 보니 지인분에게 전화를 해서 서비스를 제공한 것.
아무튼 편하게 택시를 타고 선착장 인근 진두식당(지난해 굴업도 산행에서도 이 식당에서 칼국수 먹었다)에서 늦은 점심을 먹는다. 칼국수에다가 소맥도 곁들여서. 짐 당번을 맡았던 마포나루도 호텔차를 타고 합류했다. 마포나루는 류현진 야구도 다 보고, 체크아웃이후에도 호텔 주변에 머물다 호텔에서 선착장에서 나오는 마이크로버스를 타고 짐을 모두 챙겨서 왔다. 감사!!
선착장 편의점에서 맥주와 막걸리 등 배에서 마실 것들을 챙긴 뒤 모두 함께 승선.
그린란드 형은 2층 좌식 객실이 함께 술마시기 좋으니 찜 하라고 했는데, 아이고! 사람이 너무 많다.
조금 늦은 승선 때문인지 자리도 못잡아서 쩔쩔매고 있는데, 마포나루가 2층 바닥에 앉을 자리가 있다고 제보.
오호라, 사람들 틈으로 빈자리에 희용형 전매특허 바닥깔개를 깔고 시원한 바닷바람 맞으며 맥주 막걸리 파티가 벌어진다. 내년 이맘때쯤 섬여행을 하게되면 백령도가 좋을 것이라는 이야기, 병일이가 인천 사는데 일정이 안 맞아 좀 아쉬웠다는 이야기(꼬맹이가 통화했는데 오늘도 일정이 안 맞아서 뒷풀이 동참도 어렵다고 한다) 등등.
그리고 모두 건강하게 생활하면 좋겠다는 덕담들.
원래 뒷풀이를 신포시장에서 계획했지만, 회비 등 경비 문제가 있어서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선착장 칼국수집에서 희용형이 민어를 쏘기로 했단다(밖에 나가서 짐 정리 하느라 듣지 못하고 나중에 전해들었다). 그러자 그린란드 형이 칼국수 계산을 했단다.
이제는 빼박이다. 3시넘어 칼국수로 배를 채웠는데, 인천에 도착한 시간은 6시쯤. 저녁 먹을 시간은 아니다. 그래도 간단다. 택시잡기가 어려워 버스를 탄다. 36번. 꼬맹이가 인천사람이라서 믿고 탔다.
버스를 타고 가는데 전화가 온다. 마포나루 전화. “아직도 버스 안이지” 이건 뭔 소리? 뒤를 돌아보니 아무도 없다. “버스를 갈아타고 가야 해서 모두 내렸는데 너가 없더라” 헐!! 나만 두고 모두 내렸다고..“일단 민어하는 식당 위치 알려줘. 찾아 갈테니”
버스에서 내려서 택시를 타고 신포시장내 화선회집으로 향한다.
나를 버리고 간 조직이지만, 나는 조직을 버리지 않았다. 물론 농담이다.
하선회집 민어는 정말 훌륭했다. 소식파(소신파 아님)인 알 대장이 ‘이건 꼭 먹어야 한다’고 식탐을 낼만했다. 그리고 또 이어지는 소맥으로 1박 2일 대장정을 마무리 한다.
희용형의 씀씀이에 감동해서 ‘한잔 더 할까요’ 했지만, 희용형이 ‘다음에 하자’로 마무리 한다. 다음에 기회가 있겠지.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 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마포나루는 새로 이사한 수지로 향하기 위해 꼬맹이랑 같은 방향으로 가고 전철파인 희용형 알자지라 호랑이 뜬구름 아톰은 함께 차를 탔다. 호랑이는 여의도 집으로 갔다가 새벽에 창원으로 간단다. 고맙고 미안하다. 호랑이 기철이 직장인 창원에 한번 가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창원 인근 산행을 하자는 이야기다. 다음달엔 당진으로 간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일정은 나중에 구체화 되면 공지를 하겠지. 덕적도 멤버들로만 만든 단톡방에서 '행복했다', '고맙다', '즐거웠다'는 글이 넘쳐난다.
행복한 산행, 즐거운 여행이었다. 그리고 모두에게 감사하고...
첫댓글 재미있게 읽었다. 오자가 대여섯 군데 눈에 띄는데 그거야 뭐 별게 겄나. 맛나게 읽었다. 나중에 숙소인 골드스타 호텔에 대해선 점잖게 지적하는 글을 쓰려고 한다.
시간에 비해서 길게 자세히 잘 썼네~~재미있게 읽었어. 아톰 수고했다~~다음 달에 보자!!!
정말 즐거운 산행기...
좋네요. 유려한 필체가 여럿 여인네 녹였을 듯!
창원산행 추천합니다! 운주봉!
발렌타인 15년은 왜 빼먹었나? ㅎㅎ 잘 읽었어.
ㅎ, 수정 보완했습니다. 수정하면서 수단이야기도 첨가,ㅋ
종원행님! 산행기 잘 읽었습니다. 잊어버릴수도 있는 사소한 일들을 다시 한번 기억하게 해주셨네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살림을 잘 못한 죄로 1차 거둔 회비에서 적자가 났었습니다. ㅠㅠ 다음 산행부터는 짠돌이 살림꾼이 되려고 하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잘 읽었습니다. 사실 1등으로 읽었는데 댓글 쓸 틈이 없었어요^^. 이 자리를 빌어 거듭 종원이형 낙오사건에 대해 심심한 사과를 드립니다. ^^ 정말 본의가 아니었다는~~~ 저는 36번이 당연히 신포시장, 동인천역 가는 줄 알았어요...ㅠㅠㅠ ㅋㅋㅋ
덕적의 최고의 하이라이트는
종원형 실종사건
아무도 종원형을 챙기지 않은
지구상에서 이런 일이 일어 날 수도 있ㄷㄱㆍ는 걸 보여주다니 ㅎㅎ
다시 읽어도 재밌습니다
한편의 영화입니다
종원 실종사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