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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갈매기는 사직구장에서만 나는 게 아니다! 금정실내체육관을 가득 메운 바둑판 위에서 콩볶듯 요란한 소리로 이 가을 날아올랐다!
2008년 10월 25일 제3회 부산협회장배 바둑대회가 부산광역시 금정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5개 부문 15개 부로 나뉘어 진행된 이날 대회에는 어린이 600여 명, 일반, 여성 120여 명 등 모두 720여 명의 부산시민이 참가해 흥겨운 수담잔치를 벌였다.
이철승 부산광역시 바둑협회장은 대회사에서 체육관을 가득 메운 선수들과 응원하러 온 학부모들이 “오늘 하루 승패에 연연한 승부보다는 바둑의 즐거움을 마음껏 즐기는 잔치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오전10시부터 시작된 대회는 오후7시가 되어서야 끝났으며, 부산에 거주하는 프로기사(이기섭 7단, 김종준 6단, 김준영 5단, 장명한 5단) 4명이 모두 나와 팬들과 어울렸다. 귀빈으로 참석한 부산광역시 교육위원회 조선백 부의장은 “어린이 정서함양과 교양고취를 위해 바둑대회에 더 신경을 쓰겠다”고 약속했다.
가장 관심을 끈 아마5단 이상 유단자급의 ‘최강부’에서는 부산 연구생 출신 박해진 씨가 정배림 씨를 누르고 우승상금 150만원을 차지했으며, 여성부 갑조는 명지대학 바둑학과 1학년생인 성민아 씨가 오경은 씨를 따돌리고 우승했다. 각 부문 4위까지 입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이 주어졌으며 어린이부는 16위까지 상장이 수여되었다. 각 부문별 1위~4위 입상자는 아래와 같다.
최강부: 박해진 정배림 최춘식 이동휘
일반부: 서동훈 이남일 김태현 최성철
여성부(갑조): 성민아 오경은 최은영 이웅
(을조): 신혜인 이수경 이영희 고이순
학생부: 김현동 김동빈 장지욱 조태진
중등부: 송주형 홍준표 현승훈 강승하
어린이부-최강부: 김혁준 박건호 신재준 천세현
-유단자부: 노혁동 이경훈 옥승훈 이경현
-고급부: 구민석 차재구 장우석 박성원
-샛별A부: 박성한 김덕영 김우관 김승욱
-샛별B부: 남균호 전인호 김민겸 감동훈
-샛별C부: 최현준 황선재 반영빈 강병헌
-샛별D부: 예준용 최민석 박건호 전태영
-꿈나무부: 윤상돈 정지훈 김준서 강태훈
-유치부: 박선우 전진우 김지혁 신민서
[짤막 인터뷰/ 이철승 부산광역시 바둑협회장]
2005년 5월 2대 협회장으로 추대된 이철승 회장(흥우산업, 건설 대표이사)은 바둑계에서 오래전부터 알려진 애호가이자 숨은 후원자였다. 매년 여름 부산과 서울의 프로기사를 초청해 열고 있는 부경프로기사 교류전을 직접 떠맡아 후원한 것이 10년을 넘겼으며 이외 알게 모르게 지원하고 있는 후원이 적지 않다. 부산바둑협회 사무실도 이회장의 사업체인 흥우빌딩 14층을 공짜로 쓰고 있다. 대구의 이재윤 협회장과 더불어 지역바둑발전을 위해 가장 애쓰는 바둑인이다.
이회장은 프로기사에게 3점으로 버티는 짱짱한 아마5단 기력으로, 임재경 부산바둑협회 이사는 “부산바둑에 대한 욕심이 남다르고 남에게 현안을 떠넘기지 않고 본인이 직접 현장에 뛰어들어 열정적으로 조직을 이끄는 솔선수범형 회장이다 보니 그 어느 지역보다 단결력이 높다. 이런 수장에게 그 누가 감동하지 않을 것이며 그 누가 정성껏 일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고 귀띔한다.
부산바둑협회가 주최, 주관하고 있는 굵직한 대회로는 부경프로기사초청교류전과 부산광역시장배 시민바둑대회(10회), 부산광역시교육감배 학생바둑대회(5회), 부산협회장배(3회) 외에 오사카와 히로시마 두 도시와 5년째 어린이교류전을 치르고 있다. 특히 어린이바둑에 대한 관심은 남다르다.
“최근 부산의 어린이바둑교실이 20~30% 이상 줄어들었습니다. 남아있는 곳이 이제 50여 개 될까요. 어린이바둑이 뒷받침되고 밑바탕이 되지 않으면 바둑발전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꿈나무들의 육성이 곧 부산바둑발전을 꾀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쪽에 더 신경 쓰고 집중할 참입니다.”
전국 지역바둑협회 가운데 부산은 유일하게 연구생 아래 상비군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연구생급 실력에는 미치지 못하나 각 교실별로 유망한 유단자급 어린이를 조기에 발굴해 육성하고자 하는 의도로 현재 20여 명이 공부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상비군 운영에 필요한 예산도 이회장이 기꺼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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