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T7 첫인상: 리썸의 향기가 난다
저는 용품 방황을 한다기보다는 용품 탐구를 즐기는 편이어서 주력을 거의 3개월마다 바꾸는 편입니다. 이렇게 자주 블레이드를 바꾸는 것이 실력 향상에 좋을 리 없지만 재미있는 것을 어떻합니까? 그래도 구입할 때는 좀 고민하고 구입하는 편입니다. ^^ 현재 주력 블레이드는 XR입니다. 저는 5겹합판보다는 7겹합판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셰이크로 최초에 사용한 블레이드가 엑시옴 솔로였는데 역시 사람은 처음에 적응했던 것에 영향을 받나 봅니다. 이전에 사용하던 블레이드에는 한 두 개씩의 아쉬운 점이 있는데 T7은 이런 아쉬운 점을 해결해줄지 기대를 하면서 구입했습니다.

T7에 러버는 RS를 붙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으나 기존 사용하던 블레이드와의 비교를 위해서 김정훈 블레이드에 붙어있던 MXP와 해머3.0을 붙였습니다. 80그램 정도의 가벼운 개체를 사용했더니 두 러버를 붙여도 173그램 정도밖에 나가지 않습니다. 현재 닛타쿠의 사이드테입을 붙이고 마무리를 하니 175그램 정도 나옵니다. 7겹합판으로서는 매우 가벼운 무게가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 중의 하나입니다. 제가 쓰던 MXP가 좀 가벼운 개체이던데 보통 무게의 MXP나 RS를 양면으로 붙여도 180 그램 이하로 정도로 조절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리 가볍다는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고슴도치님의 추천 블레이드라서 5겹 같은 7겹 블레이드가 아닐까 짐작을 하였습니다. 그렇지만 표층이 비교적 단단하다는 점과 중심층에 탄화된 목재(같은 재질인지는 모르겠지만)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김정훈 블레이드와 비교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사용하던 김정훈 블레이드와 비교를 해보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러버를 붙이고 볼을 튕겨본 첫 느낌은 “이거 어디서 느껴본 감각인데” 였습니다. 김정훈의 약간 통통하는 타구음과는 다르고, 넥시의 ‘리썸’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예전에 쓰다가 보관 중이던 리썸을 꺼내어 부랴부랴 다른데 붙어있던 MXP를 옮겨 붙여보았습니다. 그랬더니 타구 감각이 왠지 비슷하다는 생각은 어느 정도 들어맞았습니다(소리는 리썸이 약간 높은 음입니다.). 물론 7겹합판 내에서 그렇다는 것입니다. 스피드는 크게 차이가 나겠지만 적어도 타구시 울림과 손에 전달되는 감각은 상당히 비슷하게 느껴집니다. (근데, 왠지 체감 스피드는 큰 차이가 안 날 듯도 하네요. 특히, 드라이브 위주로 플레이를 한다면. 그리고 리썸 86그램, T7 80그램의 무게 차이도 고려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다른 분의 시타기에서 T7이 ‘러버의 특성을 잘 살려준다’고 평한 것과, 전형적인 7겹합판의 특성보다는 안정성 중시의 7겹합판의 컨셉이라고 하셨던 것을 고려하면 T7과 리썸이 어느 정도 공통점은 있겠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담이지만, 음악을 전공하는 딸아이(중학생 ^^;)에게 타구음을 물어보니, 하나(T7)는 공갈빵 같고, 나머지 하나(리썸)는 팥빵 같다고 합니다. ㅎㅎ 즉, T7은 속이 약간 빈듯하고 리썸은 속이 뭔가 조금 차 있다는 말이겠지요. 타구감을 정리하면 리썸보다 약간은 짜릿함이 부족하고 타구음이 낮고 부드럽다는 것입니다.
II. 시타 및 게임
포핸드롱을 하는데 XR보다는 덜 나가지만 힘 주는 만큼 나가는 것 같고, 타구감 썩 나쁘지 않고, 리썸을 쓰는 것과 그리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습니다. 아마도 러버가 MXP여서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XR은 특수소재 느낌이 약간 나면서 때릴 때 좀 단단한 느낌이 있는데, T7은 항상 부드럽고 안정적이라 느껴집니다. 그렇지만 전형적인 5겹합판과는 다른 점이 느껴집니다. 7겹 같은 5겹합판이라 할 수 있는 스트라이크우드5(이하, 스우5)와 비교하면 타구음은 스우5가 훨씬 높습니다. 타구음(높이)만 따지면 스우5>김정훈>리썸>T7 정도 될 것 같습니다. 단단함으로 따지면 T7보다 스우5가 더 단단하지 않을까 짐작해봅니다.

드라이브를 해보면 T7이 XR이나 김정훈 블레이드보다는 임팩트에 집중하기 조금 더 쉽다고 느껴집니다. 요즘 시간이 부족하여 탁구를 자주 못하는데 간만에 탁구를 하는데도 별다른 적응은 필요 없었습니다.
힘있게 파워 드라이브를 해보거나 게임을 해보니 역시 7겹다움이 느껴집니다. 게임을 하면 아무래도 더 강하게 치게 되잖아요? 러버가 MXP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스매시를 해도 크게 부족함은 못 느꼈습니다.
서브(강한 하회전)에서는 다른 블레이드들과 큰 차이점을 느끼지 못했습니다만, 전반적으로 플레이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된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일주일 만에 그것도 블레이드를 바꿔서 게임을 했지만 게임 실력이 살짝 상승하는 정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드라이브 임팩트가 블레이드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부드럽고 안정적인 블레이드는 임팩트를 더 확실하고 과감하게 할 수 있는 차이가 있는 듯 하고 이 때문에 플레이가 살짝 더 잘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을 해봅니다. 결국 XR은 꺼내지 않고 T7로만 사용을 했었고, 주력을 또 바꿔볼까? 하는 생각이 또 들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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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모두 전반적으로는 좋았었습니다. 저에게는 한두가지 아쉬운 점들이 있었을 뿐인데 지금 생각해보면 저의 실력 문제였는지도 모르겠네요. 그립과 윙 형상을 예로들면, 레슨받을때 그립에 대해 조금 집중하여 해결점을 좀 찾았더니 이제는 그립에 그리 크게 구애받지 않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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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모볼 스피릿 같은 느낌을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만 그런 느낌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이전 사용 블레이드보다 부드러워서 그런 느낌이 조금 드는 것 같고, 단단하게 받쳐주고 속이 꽉 찬 느낌이 상대적으로 조금 덜하다.. 정도가 아닐까 합니다.
저도 적어도 반년에 한번씩 블레이드를 교체하는건 아니고 사는데(-_-) 사용기가 모호하지않고 세세해서 마치 직접 블레이드를 시타한 느낌입니다. 좋은 사용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