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부터 새 거리두기 ‘일상 회복’ 기대…“밤12시까지 놀 거예요”
7월1일부터 전국에서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 시행을 앞둔 28일 서울시내 한 음식점에서 점주가 6인이하 모임 가능 관련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2021.6.28/뉴스1 © News1
7월1일부터 수도권에서는 6명까지 모일 수 있게 되고, 식당과 술집, 카페는 지금보다 2시간 더 늘어난 밤 12시까지 영업해도 된다. 시민들은 가까워진 일상 회복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30일 정부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에 따르면 1일부터 식당·카페·노래연습장 등 다중이용시설은 밤 12시까지 운영할 수 있게 된다. 수도권에서는 거리두기 완화를 단계적으로 적용해 7월 1일부터 14일까지 6인 모임을 허용하고, 15일 이후에는 8인까지 모임을 허용하게 된다.
1단계가 적용되는 지역은 식당·카페 등의 운영 시간 제한이 없어지고 결혼식·장례식 등의 인원 수도 제한하지 않는다. 수도권을 제외한 부산·광주·대전·대구·제주 등 대부분 비수도권 지역이 1단계에 해당된다.
예방접종을 끝냈다면 사적모임 제한 조처에서 제외된다. 또 한 번이라도 백신을 맞았다면 실외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나온 방역 지침이 완화되자 시민들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8년차 직장인 이모씨(33)는 “친구들과 있다가도 밤 9시만 되면 빨리 집에 가야 한다는 생각에 불안했는데 이제 편하게 친구를 만날 수 있어 좋다”며 “당장 2일에 약속이 하나 잡혔는데 금요일이니 밤 11시 넘어서까지 놀려고 한다. 이게 얼마 만인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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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대학에 입학한 ‘코로나 학번’ 김모씨(20)도 “코로나19 때문에 친구나 교수님도 제대로 못 만나고, 대학생활도 즐겨보지 못했다. 거리두기 완화로 2학기부터는 전면 대면수업으로 바뀌어서 진짜 대학생이 되고 싶다”며 대학 생활을 향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젊은층 사이에선 연애를 맘껏 할 수 있게 돼 좋다는 의견도 나왔다. 회사원 박모씨(37)는 “연애는 하고 싶고, 결혼도 하고 싶은데 코로나 이후 자연스럽게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적어졌다”며 “거리두기 완화 등 이뤄지면서 작년과 올해보다는 더 나아지지 않을 거란 생각하면서 기대하는 중”이라고 했다.
내년 결혼을 앞둔 한모씨(30)는 “신혼 여행을 정말 제주도로 가야 하는 건가 걱정이었는데 이런 추세라면 해외로 갈 수 있을 것 같아 설렌다”며 “내년엔 다들 백신을 맞아 집단면역도 될테니 결혼식장에 부르고 싶은 친구들을 다 부르고 싶다”고 말했다. 1일 이후에도 결혼식장은 100명 미만만 참석 가능하다.
가장 환영하는 건 자영업자들이다. 택시기사 윤모씨(50대)는 “지금은 밤 10시만 되면 교통체증도 심하고 그 뒤론 손님도 없는데, 영업시간이 지하철 끊길 시간까지 늘게 되면 아무래도 손님이 많아지고 그 전까지도 영업이 된다”며 7월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반면 코로나19가 진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방역 지침을 완화해 코로나19가 늘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거리두기 완화를 앞둔 29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우려를 더욱 키웠다.
전날 오후 6시 기준 총 680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28일 같은 시간에 집계된 467명보다 213명 더 많다. 여기에 해외유입까지 고려하면 30일 0시 기준 확진자는 800명 안팎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3차 대유행’이 정점을 찍고 내려온 올해 1월7일 869명 이후 약 6개월 만에 최다 기록이다.
직장인 최모씨(30대)는 “사람들 의식이 이제 우리 괜찮다고 생각해서 예상보다 경각심이 확 줄 것 같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주부 신모씨(59)도 “델타 변이도 위험하다고 하고, 접종률이 절반을 넘었으면 모를까 2차 접종까지 끝낸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며 “최근에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됐는데 이러다가 확진자가 다시 확 늘까 우려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모임을 최대한 자제하고 마스크를 잘 착용해달라고 당부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식당이나 카페, 술집이 밤 12시까지 영업하게 되면 단체모임이 늘텐데 바이러스 노출이 늘어날 수 있다”며 “일반 성인 접종이 시작되는 7~8월까지는 모임을 가능한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밖에서 운동할 때는 마스크를 벗되 일반적인 야외활동을 할 때는 마스크를 쓰는게 좋다”고 덧붙였다.
★확진자 중 수도권 비율, 한달새 64%→74%… 학원 집단감염 속출
정부, 수도권 방역강화 대책 발표
코로나 진단검사 받으러… 길게 늘어선 대구 시민들 29일 대구 달서구 이마트 월배점 주차장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1000여 명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마트 종사자 가운데 확진자가 나오자 대구시는 18∼28일 이마트 월배점 1층 매장을 방문한 사람 전원에게 진단 검사를 받으라고 당부했다. 대구=뉴스1
7월 1일 새로운 ‘사회적 거리 두기’ 시행을 앞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특히 수도권의 확산세가 심상찮다. 서울의 경우 29일 오후 9시까지 372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는데 올 들어 가장 많은 숫자다. 식당, 술집은 물론이고 학원, 학교 등에서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29일 수도권 방역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 신규 확진자 10명 중 8명이 수도권
29일 0시 기준으로 해외 유입을 제외한 국내 지역사회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560명 가운데 446명이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서 나왔다. 국내 발생 환자 10명 가운데 8명(79.6%)이 수도권에서 나온 셈이다. 신규 확진자의 수도권 집중 현상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5월 넷째 주(5월 23∼29일) 수도권 환자는 전체의 63.5%였다. 그러던 것이 한 달이 지난 6월 넷째 주(20∼26일) 73.9%까지 증가했다. 서울은 6월 넷째 주 하루 평균 확진자 수가 201명으로 200명 선을 넘었다.
최근 수도권 환자를 분석해 보면 학원가 집단감염이 가장 눈에 띈다. 19일 서울 마포구의 한 음식점에서 경기 각지의 원어민 강사 6명이 모여 식사했다. 이후 22일부터 경기 성남시, 부천시, 고양시, 의정부시 등에서 영어학원 학생과 학부모 등 162명(29일 현재)이 감염됐다. 서울 성동구에서도 체험학습에 참여한 학생 17명이 감염됐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은 다음 달 3일 서울 여의도 일대에서 1만 명이 모이는 대규모 집회를 예고한 상태다. 40여 곳에 9명씩 쪼개 집회를 신고했다. 마침 김부겸 국무총리가 29일 양경수 민노총 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집회 자제를 요청했다. 하지만 민노총은 “안정적인 집회 장소를 제공해 달라”며 사실상 거부의 뜻을 밝혔다.
○ “확진자 급증하면 접종자도 다시 마스크 써야”
정부는 새로운 거리 두기 적용 이행 기간인 7월 1∼14일 수도권 방역을 강화한다. 우선 환자가 다수 나오는 학원가부터 방역에 나선다. 서울시는 강남, 노원, 양천구 등 학원 밀집지역에 선별진료소를 설치하기로 했다. 경기도는 학원 강사를 대상으로 주 1회 코로나19 검사를 시행하기로 했다.
최근 급격히 감염이 늘어나는 젊은층이 자주 이용하는 유흥업소와 노래연습장 등의 현장점검도 실시한다. 방역수칙을 위반하는 업소는 처음 적발되더라도 과태료를 부과하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도입한다. 특정 시군구에 방역 위반 사례가 많으면 그 지역만 영업시간 제한 및 집합금지를 실시하기로 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가 5, 6월 여러 차례 보낸 ‘방역 완화’ 메시지가 최근 확진자 수의 증가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확진자 증가세가 계속되면 정부가 7월 시작되는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를 다시 일부 강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 총리는 “백신 접종을 받은 사람은 7월부터 실외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 있지만 만약 상황이 악화되면 다시 실외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