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2월 23일 숲속작은도서관에서는 하루종일, 아니 1박2일로 한국어린이도서관협회
총회가 열렸습니다.
오전에는 전국 운영자회의 겸 세미나, 오후에는 이사회와 총회가...
총회 참석자 출석도장을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꽤 많은 분들이 함께 한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순천 기적의도서관 허순영 관장님 발제가 있었습니다.
2008년 도서관 정책과 발전 방향에 관한 이야기였지요.
노무현 정부는 도서관 정책을 매우 중요하게 다루었습니다.
전국에 작은도서관을 조성했고, 대통령 직속으로 <도서관정보정책발전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도서관이 살아있는 대한민국'을 만들기위해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이제 이명박 정부에선 도서관 정책이 어떻게 추진될 것인가, 우리들은 궁금할 수 밖에 없습니다.
안타깝게도 대통령 직속 위원회들의 존폐가 거론되면서 제일 먼저 도서관정책위원회를
폐지하겠다는 말이 들려왔지요.
글쎄요...작은정부를 만들겠다는 정부의 의지에는 공감하지만
21세기 교육문화입국을 부르짖는 선진 정부에서 여전히 후진국 수준으로 머물러있는
우리 도서관의 현실을 그리 가볍게 보아도 되겠는가 하는 안타까움이 있었습니다.
각종 도서관운동 단체들의 여론에 힘입어 다행히 위원회는 폐지되지는 않고
문광부 소속으로 격하되어 남아있게 되었습니다.
발표가 끝난 후에는 모둠별로 도서관 운영 사례에 대한 토의가 있었습니다.
우리 도서관의 현재를 진단해보고,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지 혹은 가장 잘하고 있는 점은 무엇인지
각자 써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전국 곳곳에 퍼져서 활동을 하고 있는지라 이렇게 도서관 운영자들끼리 만나면
할 얘기가 참 많습니다.
다른 도서관들은 어떻게 운영하고 있는지, 부족한 재원은 어떻게 마련하는지,
자원활동가 연대는 어떻게 이루어지는지...잘하는 점은 배워가고, 우리가 부족한 점에 대해서는
조언도 듣고 싶지요.
왼쪽에는 각자 도서관이 현재 가장 잘하고 있는 점, 자랑거리들을 적어 봅니다.
오른쪽에는 부족한 점, 어려운 점들을 적었습니다.
발표하다 보니 내가 꼭 적지는 않았지만 어려운 점들이 대체로 비슷하구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어렵게 모인 자리니 만큼 얻어가는 것도 있어야겠지요?
성남 책이랑 도서관 선생님께서 마술 시범을 보여주셨습니다.
도서관에서 아이들을 잠깐 즐겁게 해줄 수 있는 간단한 링 마술...그래도 어찌나 어려운지
몇 번씩 해도 잘 되지가 않아 쩔쩔 맸습니다.
한국어린이도서관협회는 전국 어린이도서관들의 연합체, 사단법인입니다.
현재 약 50개 정도의 어린이도서관들이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는데요.
이사장은 이미경 국회의원입니다.
이사장은 임기 2년제인데, 저희가 어떤 정치적 편향성이 있는 곳은 아니고요.
단지 이미경 의원께서 국회 문광위원장으로, 도서관정책에 일을 많이 하셨고
도서관 관련 법안도 제출하신 바 있는...지역 도서관 정책에 관심이 많은 분이기에
협회 이사장으로 모시게 되었습니다.
소속 도서관들은 순천 기적의도서관, 제천기적의도서관 처럼 공공도서관도 있지만
대부분 개인 혹은 사회단체가 운영하는 사립 어린이도서관들입니다.
우리나라에 어린이도서관이라곤 없던 시절, 공공도서관도 많지 않고'
학교 도서관은 열악하기 짝이 없던 시절,
지역 어린이들이 책과 만날 수 있도록 책과 어린이문화를 위해 노력하던 사람들이
'도서관'이라는 형태의 사회운동을 시작했습니다.
1996년 함께크는 우리 어린이도서관,
1997년 서울 파랑새어린이도서관, 부산 들꽃이야기, 제주 설문대 등의 도서관이...
그 이후로도 성남 책이랑 도서관, 고양 강아지똥 도서관, 서울 책읽는엄마 책읽는아이 도서관,
......
참 많은 도서관들이 전국 각지에 만들어졌습니다.
누가 운영비를 지원하는 것도 아니고, 어디서 공간을 제공하는 것도 아니지만
우리들은 부지런히 도서관을 만들고 지역에서 책문화 활동을 펼쳐왔습니다.
우리들 자신이 책이 좋았고,
어린이들이 학교와 학원으로만 내돌려지는 현실이 안타까웠고,
정서는 메말라가며 함께 더불어사는 것에 대한 인식이 엷어지면서 그저 공부만...돈만...제일로
아는 그런 어른으로 성장하는 것이 서글펐던 까닭에
우리들은 없는 돈을 털어 공간을 마련하고, 책을 사서,
동네 어린이들을 오라오라 손짓하며 불러대가며...그렇게 사립어린이도서관을 만들고
운영해 왔습니다.
2002년 이후, 한국에는 갑자기 어린이 도서관 붐이 일었습니다.
MBC프로그램에서 <책, 책, 책을 읽읍시다>라는 표어를 내걸고
어린이도서관 하나 없는 비문명적 선진국인 대한민국을 시민들 앞에 고발하면서부터였지요.
그때부터 전국에는 도서관이 지어졌습니다.
학교 도서관에 사서도 채용하고, 학교 도서관을 증축하고, 어린이 전용 도서관까지 만들었습니다.
노무현 정부 들어서는 영부인이 큰 관심을 갖고 도서관 활동에 열심이셨지요.
덕분에 지금 전국 각지에 주민자치센터를 리모델링한 작은도서관들이 많이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큰 도서관 한 곳보다 작은 도서관 여러 개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었지요.
그러기까지 음지에서(?)...참 열악한 현실을 견디며 지역에서 묵묵히 책과 어린이문화 할동을 해온
우리 사립 어린이도서관들이 있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지금도 정부나 지자체에서는 우리같은 사립어린이도서관을 지원하는 일에 인색합니다.
사립이기 때문에
정부 예산을 사용하기 힘들다는 말인데요...
그렇다면 사립학교에는 왜 지원을 하는 것일까요...
사립 지역아동센터에는 왜 지원을 하는 것일까요...
사립이지만, 그것이 비영리적이며 공공의 이익을 추구하고,
국민들에게 꼭 필요한 일인데 정부에서 미처 하지 못하는 것을 민간이 대신하고 있다면
그렇다면 당연히 국민의 세금으로 지원해야 마땅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래서 꾸준히 문광부며 국립중앙도서관, 지방자치단체들에 우리의 이런 요구를 주장하고 있습니다만....
지금도 전국 각 곳에서는 숲속작은도서관같은 사립 도서관들이
작지만, 알차게, 지역 주민의 힘을 모아 우리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이 되어줄 수 있는
어린이 문화활동을 펼쳐가고 있습니다.
그 분들이 이번 총회 자리에서 함께 모였습니다.
세상 누구보다 자랑스럽고, 또 아름다운 분들입니다.
저는 그분들의 아주 아주 뒤쪽에 별로 하는 일 없이 그저 서있지만...
그 분들 중에는 정말 너무나 열악하고 어려운 현실을 딛고, 자기 도서관도 어려운데도
다른 도서관까지 도와가며 열심히 일하는 정말 훌륭한 분들도 많습니다.
총회 때 우리는 서로를 향해 우리끼리 박수 한 번 쳤습니다.
힘들지만, 아직은 우리의 할 일이 남아 있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어렵지만, 아직은 우리가 두 발로 서서 갈 힘이 남아 있다는 데 뜻을 함께 하며...
"어두울 때면 서로의 목소리로 길이 되자 하고
달이 뜨면 서로서로의 목소리로 꿈이 되자 하고"
부디...우리에게 많은 힘을 보태주소서 !!!
<출처: 네이버 블로그 숲속작은도서관 http://blog.naver.com/supsokiz>
첫댓글 협회 총회에 도서 및 목록을 후원해주신 출판사와 낮은산 김부장님...고맙습니다!! 한국어린이도서관협회에 새 식구들이 많이 늘었습니다. 아직도 전국에 어린이도서관의 열기는 식지 않고, 새롭게 도서관을 시작하는 분들도 참 많네요...언제나 저희를 따뜻하게 후원하시는 출판협의회에 협회를 대표해 감사 말씀 드립니다...
선생님들의 숭고한 노력은 점차 보여지고 있다고 봅니다...힘들지만...많이 걸어오셨습니다!!! 이제 같이 모색하며 가면 좋겠습니다. 급히 이야기하셔서 총회에 후원해 주신 출판사는 좀 적지만...푸른나무,토토북,양철북,청어람미디어,다섯수레,낮은산 입니다. 다음 기회에는 함께 모여 서로 소통하며 모색하는 좋은 시간 만들면 좋겠습니다!!(지난 파주에서처럼...^^) 모두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사진 몇 개가...배꼽만 보이네요...^^)
후기 올려 주셔서 고맙습니다!!! 함께 할 수 있는 여러 안건들에 대해 미리 주시면 같이 모색하도록 하겠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그러나 참으로 뜻깊은 자리였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늘 관심 갖고 있지만 그 이상은 잘 안되네요. 함께 열심히 하십시다. 고맙습니다.
맺음말이 울컥합니다. '나의 칼 나의 피'의 김남주 시인의 시가 떠오릅니다....지금 그 시 제목은 잊었지만 함께 어깨 동무하며 나가자던....함께 해요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