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일의 첫걸음은 일제식민사관 척결부터
박찬용 정치학 박사
입력 : 2019. 08.05(월) 18:25
광남일보 http://www.gwangnam.co.kr/read.php3?aid=1564997143333578125
지난 2006년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당시 여당인 한나라당 정문헌 의원은 ‘고조선은 단군왕검이 건국하였다고 한다’는 고등학교 역사교과서 32쪽의 문장을 문제 삼았다.
정 의원은 이 표현에 대해 “어디서 전해 들은 이야기 형태로 쓰여 있다. BC 2333년 고조선 건국이 기록된 삼국유사와 동국통감은 우리의 역사책이 아니란 말인가”라며 강하게 질책하며 교과서 개정을 요구했다.
결국 교육부는 다음 해 역사교과서부터 ‘삼국유사와 동국통감의 기록에 따르면 단군왕검이 고조선을 건국하였다’로 바꿔 서술하도록 했다.
이 사건이 의미하는 것은 이제 고조선이 더 이상 신화가 아니고 역사적 실체가 있는 나라로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는 것에 있다. 그런데 국사 교과서가 개정된 지 10년도 넘었지만 필자가 일선 학교에서 통일교육을 실시하며 ‘단군왕검의 고조선 건국이 실제 역사라고 생각하는가? 신화라고 생각하는가?’라고 질문을 하면 많은 학생들이 아직도 ‘신화’라고 대답을 한다.
우리역사의 최소한의 진실이 이렇게 방치돼 있는 교육현실이 무척이나 안타깝게 느껴졌다.
우리의 현실이 이렇다 보니 시진핑 중국주석이 미국 트럼프를 만나 정상회담을 할 때 ‘한반도는 예로부터 2000년 동안 중국의 일부였다’고 말했고, 정부의 대응은 속수무책 ‘꿀먹은 벙어리’ 그 자체였다. 지금도 중국은 고구려와 발해역사를 동북공정 프로젝트로 중국의 역사로 편입시켜 놓고 한반도의 연고권을 주장하고 있는 냉엄한 상황이다.
최근 일본은 반도체를 생산할 때 필요한 기초소재의 수출을 제한하며, 화이트 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등 한·일간 총성 없는 전쟁을 유발 시켰다. 중국과 러시아는 우리의 영공을 마음대로 드나들며 침략의 야욕을 드러내고 있다.
세계 4대 강국에 둘러 쌓이고 남북으로 분단된 대한민국은 과거 1000번에 가까운 외침을 당해 왔으며, 언제든지 역사를 왜곡해 명분을 만드는 강대국들의 먹이가 되는 지정학적인 위치에 있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대한민국을 지켜줄 1차 무형무기는 국민들의 강한 역사 정신이다.
그런데 역사 정신이 희미해진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일제식민사관의 영향이다. 식민사관은 일제 강점기 시절 어용학자들이 한국사의 부정적인 면을 강조하면서 조선침략과 지배를 정당화하려 하는 역사관으로 구한 말에 이미 태동하고 있던 만선사관(滿鮮史觀)에 기초한 일선 동조론, 타율성론, 정체성론 등을 주장하는 사관이다.
이 사관의 특징은 단군왕검의 고조선 역사를 부정하고, 한국사는 식민국가로 시작했다고 강조하며 고조선 등의 상고시대를 묵살하고, 한국 고대사의 상한선을 가능한 선까지 끌어내린다. 또한, 고대 한일관계사에서 한국의 영향을 차단시키고, 삼국시대 이후 남북국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로 이어진 한국사를 단순히 왕조 교체에 불과한 것으로 규정해 한국사를 사회발전이 결여된 정체의 역사로 설정한다.
그리고 한국은 사대주의로 인해 독자적이고 창의성이 깃든 문화를 이룩할 수 없고 모방성과 외래성이 문화의 특성이라며 한국사에 외세의 침략을 강조하며 한국사의 어둡고 수치스러운 부정적 성격을 부각시킨다.
일제 초대총독 테라우치는 일제강점기 시절 총독부 최대 역사왜곡 프로젝트인 ‘조선사편수회’를 만들었다. 이때 일제는 조선 강토를 뒤져 역사서를 포함한 20여 만권의 도서를 수거해 불사르고, 희귀한 비장 사서들은 일본으로 가져가 감춰 뒀다. ‘조선사편수회’는 16년 동안 무려 100만엔에 이르는 거액의 사업비를 투자해 1932년부터 6년간 조선사를 편찬했다. 조선사는 총 37권 2만4000쪽에 이르는 방대한 사료집으로 일본인과 한국인 이병도 일파들이 만들고 일본어로 정리된 조선의 역사서이다. 역사학자 토인비(Toynbee)는 ‘어떤 민족을 멸망시키기 위해서는 그 나라의 역사를 말살하라’는 말을 남겼다.
이 말을 어느 제국주의 국가보다도 철저하게 실천한 나라가 일본이었다. 한민족 근대사의 비극은 우리의 소중한 역사를 우리 손으로 직접 쓰지 못하고 침략자 일본이 마음대로 썼다는 점이다. 그런데 더 큰 비극은 일제가 왜곡하고 날조한 거짓 역사서가 우리도 모르는 가운데 아직도 한국 사학계에서 한국사의 주요 사료로 활개를 치고 있다는 점이다. 일제 식민사학이 청산이 안된 채 대한민국을 끌고 갈 학생들에게 일제가 만든 식민사학을 가르치고 있는 현실에서, 일제와 필사의 경제전쟁을 치루는 우리 세대가 너무나 한심스럽기 그지없다. 극일(克日)을 해야 하며 한반도 통일을 이룩해야 하는 우리 세대에 일제 식민사관은 1차적으로 반드시 척결되어야 할 사항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첫댓글 극일의 첫 걸음은 일제식민사관 척결부터라는 것에 공감합니다!
제대로된 역사교육이 우선 되는게 맞지요
동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