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데론이 2게임 결장 후 팀에 복귀하면서 한 말은 'sharing the ball'(볼소유를 나누겠다)이었지만.. 그 말을 했던 기억이 이제 가물가물한가 봅니다. 어쩌면 다시 본색을 드러내는 거겠죠.
지난 레이커스 전에서 파머와 섀넌 브라운 앞에서 한참 신바람낼 때 설마 했었는데 결국 오늘 사고를 치네요.
2.
사고의 발단은 쟈니 플린이었습니다. 경기 시작부터 점퍼와 돌파를 연달아 성공시키면서 득점을 쌓았고.. 이에 자극받은 데론은 일찌감치 리딩은 때려친 채 플린과 쇼다운을 벌이기 시작했습니다. 5년차 선수가 루키를 데리고 말이죠.
데론이 루키였던 시절 배론 데이비스가 데론에게 한 수 가르쳐주겠다는 듯이 그 얖에서 개인플레이를 연발하다가 망해버렸던 경기가 오버랩됐습니다.
예전에 그 경기 보면서 혀를 찼던 기억이 있는데 그걸 꺼꾸로 다시 보게될 줄이야..^^;;
3.
그 때문에 3쿼터까지 유타의 공격은 단순해졌습니다. 데론이 탑에서 하이스크린 받아서 지멋대로 애드립치는 걸 다른 선수들이 멀뚱멀뚱 지켜보는거죠.
부저나 메모는 픽앤팝으로 점퍼라도 던질 찬스가 있었지만... 매튜스와 브루어는 구석에 틀어박혀 그야말로 병풍이 되어버렸습니다. 가끔 속공이나 참여하고..
데론이 쇼다운을 펼치다가 가끔 공 한번씩 넘겨주면 또 받고 나서 난감해지는거죠. 데론은 탑에 서서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고..
물론 오늘같은 경우 공격효율이 그렇게 나빴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플린이 그리 좋은 수비수가 아니었고.. 데론의 점퍼도 괜찮았습니다
다만 공격할 때 한 명만 분주히 움직이고 나머지 네 명의 움직임은 정적인 상태가 되버리고 나서.. 수비할 때는 다섯 명 모두가 활발하게 움직여주길 바라는 건 말이 안되는거죠.
유타가 괜찮아진건 4쿼터.. 데론이 쇼다운을 멈추고 수비에서 AK와 밀샙이 활발하게 움직이면서부터였습니다.
4.
이 경기를 아쉽게 지긴 했지만.. 만일 이겼더라도 데론은 욕먹어 마땅하다고 봅니다.
상대가 강팀이고 수비가 터프해서 패스를 돌리기 어려운 것도 아닌 상황에서.. 팀의 계획된 전술에 따라 패싱게임으로 안전하게 갈 수 있는 경기를 혼자서 멋대로 튀어버렸습니다.
애드립 약하고 대본대로 움직이는데 익숙한 배우들 모아놓고 대본에 없는 과도한 애드립을 치면서 '무한도전이나 찍자'한 격이죠.
카를로스 부저의 최근 모습에서 인상적인 부분은 지난 9경기에서 평균 어시스트 수가 5개라는 겁니다.
부저는 인터뷰에서 요즘에 농구가 재밌다면서 'sharing the ball'과 'helping each other'를 강조했죠.
부저가 어시스트 기회를 가지려면 페인트 존 안팎에서 컷과 컬이 원활하게 이뤄져야합니다만 오늘은 그런 기회를 많이 잃어버렸습니다.
5.
유타가 한 단계 올라서려면 어느 정도는 데론에게서 공을 뺏어야한다고 봅니다. 근데 그게 쉽지가 않네요.
루키 시절 데론이 크리스 폴 앞에서 1:1에 몰두할 때 당시 리더였던 AK가 공을 돌리라고 명령했고 그게 둘 사이가 나빠지는 계기가 됐습니다만.. 이제는 그런 말을 해줄 사람도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커크 하인리히를 데려와 데론 옆에 붙여놓는게 어떨까 싶은데.. 현실가능성이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네요.
GO! JAZZ~
첫댓글 근데..커크리딩이 데론보다 좋나요???
커크의 리딩이 데론보다 좋다는 건 아닌데.. 다만 분담해줄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합니다. 그럴려면 하인리히 정도는 되야할 것 같습니다.
액시드 재즈님의 보는 시선에 어느정도 공감은 가지만, 존 스탁턴의 환상에서 우리모두 깨어나야 한다고 봅니다. 현재 데런의 강점에 말씀하신 부분까지 확실히 갖추면 좋지만, 그도 인간이고 때로는 과시욕에 쌓여 게임을 그르치기도 합니다. 하지만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건 아닌지 싶습니다... 액시드 재즈님의 의견대로라면 크리스 폴은 더 비판받아 마땅하고 코비 브라이언트도 피해갈 수 없습니다.
코비가 때론 말도 안될 듯 한 롱 3점을 시도하고, 혼자 무리한 터프샷을 연발하다 팀이 패한다면 이 역시 비난 받았을 겁니다. 폴이야 데런보다 볼 소유욕이 더 강하니 말 할 필요가 없겠지요. 하지만 레이커스와 뉴올리언스의 열성팬 대부분, 누구도 두 선수에 대한 의문을 던지지 않습니다. 더 많은 것을 해내기 때문이죠. 어제 미네소타전 패배의 원인은 데런에게도 있겠지만,
그 보다 기본적인 팀 자유투나, 수비, 리바운드에 있었습니다. 2쿼터 팀이 따라잡힐 때 매튜스와 브루어는 수 많은 사이드 오픈 점퍼를 놓쳤고 그 때마다 도망갈 수 있는 기회를 놓쳐버렸습니다. 데런에게도 리딩 면에서 아쉬운 점이 있긴 하겠지만, 개인적으론 그가 해주는 많은 것들을 고려할 때 너무 지나친 욕심을 부리는 건 아닌가 싶습니다. 매경기 독불장군식으로 본인 위주로만 플레이하는 선수도 아니구요. 물론 아쉬운 점은 있습니다. 하지만 데런은 앞서 폴이나 코비처럼 더 많은 것들로 팀에 기여하는 선수입니다. 저는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데런이 액시드재즈님의 요구조건까지 채울 수 있다면.. 존 스탁턴이나 매직 존슨이 왜 천하의 전설이겠습니까.. 이미 데런이 더 뛰어난 선수가 되었겠죠. 개인적으론 데런의 스타일은 그 스타일대로 믿고 맡겨주고, 정말 부족한 부분인 2-3번 포지션에서 터프함과 점퍼를 겸비하도록 전력보강을 하는 게 더 현실적이라 보입니다.
액시드 재즈님의 예전 데런을 듀얼가드로 이용해야 한다는 점에는 100% 동감합니다. 그런 면에서 리딩과 수비, 3점을 갖춘 포인트 가드를 얻어올 수 있다면 데런을 2번으로 출장시키거나 중요한 순간, 그를 2번으로 기용하면서 재미 볼 수는 있겠죠. 하지만 하인릭은 그러기엔.. 올 시즌 30%대 야투에 불과한 선수이고, 수 많은 부상을 거치면서 예전의 그로 돌아갈 수 있을지.. 심각하게 의문 부호를 던질 수 밖에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외 좋은 1번을 영입할 수 있다면 Two 가드 시스템.. 언제든 환영합니다.
NBA on ESPN님과는 이 주제로 꽤 여러 번 얘기를 했는데.. 이건 서로 견해차이라서 쉽게 좁혀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레이커스도 가솔영입 이후에 균형적으로 되었듯이 2, 3번에 쓸만한 베테랑이 영입되면 유타도 균형을 찾을거라고 기대해야 봐야겠죠. 일단 트레이드가 필요하다는데 동감하는데 이건 좀 기다려봐야겠습니다.
저도 그렇지만 위에 두분 정말 재즈의대한 열정이 대단하시네요~~ 이렇게 서로의 의견을 내세우시는것도 그만큼 재즈를 사랑하고 관심있다는 뜻이겠죠~~
사람의 의견이란 틀리다는건 없이 서로 다른것뿐이니 정말 유타재즈 잘했으면 좋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