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칸디나비안 드림팝
Alfred Hall의 데뷔 앨범 [Wilderness]
같은 노르웨이 듀오인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의 무공해 어쿠스틱 포크와 '본 이베어'의 투명하고 환영 같은 공명, '클럽 8’의 몽환적인 비트가 연상되는 'Dreamy Folk-Pop' 사운드!
* 2015년 발표한 싱글
"The King of Cape" 보너스 트랙 수록
* 음악칼럼니스트 강민석의 상세한 라이너노트
2016년
시작과 함께, 정제된 사운드를 구현하는 새로운 북유럽 감성의 노르웨이 듀오 ‘알프레드 홀’과 데뷔 앨범 [Wilderness]을 공식 소개하게 되었다. 고전적이고 단순한
기타와 신서사이저 사운드와 드럼 비트를 기반으로 감정과 소울을 배제하고 기계음을 덧입힌 목소리 오버더빙 그리고 숨은 그림처럼 깃든 시냇물과 바람
소리들로 구성한 알프레드 홀의 음악은 단순하지만 한 편으로는 다양한 얼굴을 가지고 있다. 드림팝이나
일렉트로니카의 표정도 있고, 이른바 뉴웨이브 시대를 대표하던 ‘아하A-ha’나
‘펫샵 보이스Pet Shop Boys’의 새로운 재래로 볼 수도 있어서 흥미롭다.
노르웨이 농장 헛간에서 시작해 바다를 건너온 첨단 음악
2009년 오슬로 인근 드라멘에 있는 (한스 토마스)가족 농장에서 일꾼으로 여름을 보내던 두 친구 비욘 트바이트Bjørn Tveit(보컬과 기타), 한스 토마스 시아Hans Thomas Kiær(기타)는 일 사이사이 좋아하는 음악을 들었다. 그리고 본인들의 음악을 만들어보기로 거침없이 결정하고 선언한다. “마을에 가서 음악 만들기에 필요한 도구들을 사오자! 그리고 우리 스스로 음악을 만들자!”
경험도 노하우도 없던 두 사람은 열심히 일해서 기타와 마이크와 사운드 카드 살 돈을 모았다. 그리고 반년 뒤 첫 곡이 완성되었으며, 이후로 음악은 농장의 황소 ‘알프레드’의 집인 헛간에서 양육되었다. ‘알프레드’는 백 년 전 한스의 농장에서 일했던 일꾼의 이름이기도 했는데 기타를 연주하며 여자들을 매혹시키곤 했단다.
빠르게 쑥쑥 밴드의 꼴을 띄어가던 두 사람은 2012년 드디어 데뷔 싱글 ‘So Bright’를 발표하고, 노르웨이 라디오와 해외의 마니아 채널을 통해 큰 관심을 얻게 되었으며 이듬해 드디어 바로 이 데뷔앨범 [Wilderness]을 발표하게 된다.
이들(이 스스로 꼽는 애창곡이기도 한)의 ‘Lose That Gun’ 뮤직 비디오는 2013년 여름 매스컴의 뜨거운 주목을 받았고 몇몇 단편 영화제에서 상영되었으며 2013년 베르겐 국제 영화제에서 ‘스칸디나비아 베스트 뮤직 비디오’ 부문에 노미네이트되기도 했다. 2014년 봄에는 글로벌한 온라인 비디오 스트리밍 업체 중 하나인 ‘넷플릭스Netflix’가 제작하고 배포한 시리즈 ‘Derek’의 공식 트레일러에 ‘Safe and Sound’가 쓰이기도 했다. 그리고 얼마 뒤엔 멕시코 맥주 브랜드 ‘세르베자 파시피코 클라라Cerveza Pacifico Clara’가 이들의 곡 ‘Someplace Beautiful’을 미국 시장 릴리스 캠페인에 사용한다. 이 캠페인 비디오는 유튜브에서 삼십 만 뷰를 넘을 만큼 히트했다. 2014년 12월에는 이들의 셀프 타이틀 EP를 릴리스했는데 이 EP는 2015년 6월 노르웨이 이외 지역에서 백만 회의 스트리밍을 달성했다.
오로라 혹은 북극 별 같은 Dreamy Folk-Pop
‘본 이베어Bon Iver’의 차갑게 쌓인 겨울의 지층 안으로부터 울려 나오는 투명하고 환영 같은 공명이 떠오르는가 하면 같은 노르웨이 듀오인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Kings Of Convenience’의 무공해 어쿠스틱 포크와 연결 짓고 싶어진다. 차갑게 흥겨운 비트와 가장 소프트한 팔세토 보컬을 듣다 보면 당연히 팔십 년대 신스 팝의 선두주자 펫 샵 보이스의 사운드 또한 생각난다. ‘클럽 8’의 몽환적인 비트나 심지어 이제는 추억 돋는 ‘에브리싱 벗 더 걸Everything But The Girl’의 잔상을 느끼는 것도 자연스럽다. 몇 십 년의 차이를 두고 여러 레퍼런스를 공유하고 있는 알프레드 홀이 자신들의 음악 스타일을 드림팝과 포크팝을 접목한 ‘Dreamy Folk-Pop’이라고 밝힌 건 그래서 일리 있다.
기타와 신서사이저와 드럼 위에서 인공적으로 속삭이는 가성으로 구현하는 알프레드 홀의 음악을 내적으로 관통하는 건 도시적인 차가운 사운드 안에 깃든 자연주의다. 흥겨운 비트가 가미된 ‘시규어 로스Sigur Ros’라고 비유하면 어떨지
가장 주목할 만한 최근의 이벤트는 매년 전 세계 음반회사들과 미디어가 함께 하는 ’미뎀Midem 페스티벌 2015‘에서 새롭게 주목할 뮤지션들을 엄선해 초대하는 ’미뎀 아티스트 엑셀러레이터(MAA)‘의 최종 14팀에 선정되어 메인 스테이지에서 공연을 가진 것이다. 올해 가장 새롭고 동시대적인 아티스트들의 음악과 퍼포먼스를 세계의 음악 시장을 이끄는 수퍼바이저들에게 선보인 자리인 만큼 알프레드 홀에게도 분명 더할나위 없는 홍보의 장이었을 것이다.
2015년에 발표한 싱글 ‘The King of Cape’을 보너스 트랙으로 추가하여 .노르웨이 바깥 세상 국가에서는 처음으로 라이센스 발매되는 이 알프레드 홀의 데뷔 앨범에 담긴 평온하고 가벼우며 눈처럼 환상적인 별세계 사운드는 필시 겨울여행자들에게 신박한 아이템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