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劉備의 처 孫仁
남자로 자라난, 孫權의 여동생
항상 남자 복장을 하고 긴 칼을 차고 수백 명의 부하를 거느리고 다니는 손인(孫仁)은,
자신을 남자라고 자처하였다. 언제 어디서나 눈에 띄는 그녀의 늠름한 모습은 장수들뿐
아니라 손권도 압도할 정도였다. 그녀는 이 나라에는 결혼할 만한 남자가 없다고
입버릇처럼 말하고 다녔다.
“네가 그러고 다니는데 어느 누가 너와 혼인하려고 하겠느냐.”
“오빠는 내가 오빠보다 더 잘난 남자 만날까 봐 두려운가 보죠?”
손권은 누이동생 손인과 오늘도 결혼 문제로 입씨름하고 있었다. 그 자리에 주유가 왔다.
죽은 선군 손책의 막역한 친구이자 대도독인 주유는 손권이 가장 신임하고 있는, 터놓고
의견을 구할 수 있는 이였다.
“주군, 형주(荊州)는 유표(劉表)가 죽은 후 지금 유비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지금이야말로 형주를 차지할 좋은 기회입니다.”
“형주를 친다? 하긴 적벽대전의 전리품치곤 유비가 차지하고 있는 땅이 너무 크지.
한데 조조가 어떻게 나올지… 게다가 유비 곁엔 공명 같은 뛰어난 참모가 있고
무사만 해도 관우(關羽), 장비(張飛), 조운(趙雲)이 있으니…
함부로 건드릴 수 있겠소?”
손권의 신중한 대답에 주유는 좋은 생각이 떠오른 듯 이렇게 말했다.
“형주를 치는 게 여의치 않다면 다른 방법도 없는 건 아닙니다.”
“무슨 말입니까?”
“유비를 인질로 잡아두는 겁니다.”
“유비를 인질로? 무슨 수로 그리한단 말이오.”
“유비는 감 부인과 미 부인을 잃고 지금은 홀아비 신세입니다.
이참에 손인 아씨와 혼담을 추진해 보시죠. 유
비가 응해서 오면 인질로 잡고 형주와 맞교환하면 어떨까요.”
“손인을 유비에게 준다고? 그 아이가 허락할지….”
손권이 고개를 갸우뚱했다.
“정식으로 결혼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웬만한 무사 못지않은 손인이니 오나라를 위해서라면 협조하지 않을까요.”
“한번 추진해 볼 만한 일이긴 하오.”
손권과 주유는 비밀리에 이 일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혼담 제의를 받은 유비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결혼 문제는 일사천리로 진전되었다.
이 이야기는 오나라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빠르게 퍼져나갔다.
吳나라로 간 劉備
건안(建安) 14년(서기 209년), 유비가 오나라로 떠나려 할 때 공명이 사람을 보내
조자룡에게 계책을 전했다.
“비단 주머니 세 개를 보냅니다. 장군께서 주공을 모시고 동오에 들어간 후 위기에
처하게 되면 열어보십시오.
그 안에는 모두 세 가지 계책이 들어 있으니 차례대로 행하여 주십시오.”
유비는 조자룡과 더불어 쾌속선 10척에 500여 수행원을 이끌고 형주를 떠나 남서로
향하였다. 형주의 일은 모두 공명에게 맡겨졌다.
유비의 마음은 물결에 흔들리는 배처럼 불안하였다.
배가 남서 부두에 이르자 조자룡이 유비에게 말했다.
“공명이 세 가지 계책이 들어 있는 주머니를 주었습니다.
아무래도 분위기가 심상치 않으니 우선 하나를 끌러 보겠습니다.”
첫째 주머니에 든 것은 수행한 500 병사들을 흩어지게 해 유비와 손인의 혼례 얘기를
기정사실처럼 퍼뜨리고 유비는 따로 강동이교(江東二喬)의 부친인 교국로(喬國老)를
만나보라는 거였다.
유현덕은 선물로 양과 술을 가지고 그를 찾아가 손권의 누이동생과 결혼하기 위하여
왔다고 말하였다. 교국로는 유비의 인물 됨됨이를 유심히 살폈다. 한편 손권은
여범(呂範)에게 명하기를 유비를 후하게 대접한 후 역관에서 편히 쉬게 하라고 하였다.
유비가 온 사실을 알게 된 오국태(吳國太)는 깜짝 놀랐다. 얼마 후 손권이 주유와 함께
후당으로 모친을 찾아뵙자 태 부인이 가슴을 치며 통곡했다.
“어머님 무슨 걱정이 있으십니까”하고 손권이 물었다.
“너는 늙은 나를 어떻게 보고 그런 짓을 하느냐.
네 형님 손책이 임종(臨終) 시에 모든 것을 내 분부에 따라 처리하라고 하지 않았느냐.”
“어머님. 무슨 말씀이십니까. 여자가 나이가 차면 출가해야 하지 않습니까.”
“하지만 이 문제는 나에게 먼저 상의했어야지. 너에겐 누이동생이지만 나에겐 딸이 아니냐.
나를 속여 일을 성사시키려는 게냐.”
이때 유비를 미리 만나본 교국로가 나서 말했다.
“저는 이 일을 축하하러 왔습니다. 국태께서는 노하지 마십시오.”
손권이 말을 이었다.
“이것은 주유의 계획으로 오나라가 형주를 얻기 위한 것입니다.
유현덕이 혼인하러 이곳에 오면 그를 옥에 가두고 형주와 바꿀 작정입니다.
말을 듣지 않으면 목을 벨 것입니다.”
태 부인은 더욱 화를 내며 손권을 꾸짖었다. 그리고 주유에게 말했다.
“아니 주유 그대는 6군 81주를 거느린 대도독으로 형주 하나를 빼앗을 방법이 없어
내 딸을 미인계(美人計)로 이용하겠다는 거요? 벌써 나이 50인 유비가 죽으면
내 딸은 청상과부(靑孀寡婦)가 될 터인데 새파란 나이에 어디로 개가를 하란 말인가.
이야말로 내 딸의 신세를 망치려고 하는 짓 아닌가.”
그때 교국로가 태 부인을 위로하며 말했다.
“일이 이렇게 되었으니 그만 노여움을 푸시지요.
유비는 어디 내놔도 부끄러울 것이 없는 인물입니다. 사위로 받아들이시는 게 좋을 듯합니다.”
“나는 아직 유비를 보지 못하였소. 정 그러면 내일 감로사(甘露寺)에 가 선을 보도록 하겠소.
내 마음에 든다면 그때 손인을 시집보내겠소.”
곁에 있던 여범이 손권에게 몰래 말했다.
“일단 도부수(刀斧手) 300명을 감로사 부근에 숨겨두고, 국태께서 유현덕을 신통치 않게
여기면 일제히 뛰어나가 사로잡는 것이 어떻습니까.”
손권은 그렇게 하라고 하였다.
“그만한 인물이 결혼을 안 했을 리가”
조자룡은 형주에서 데려온 군사로 주공을 호위하겠다고 나섰다.
다음날 유비 일행은 감로사 앞에서 말을 내려 손권부터 만났다.
손권은 처음 만난 유비의 모습에 압도되었다. 인사를 주고받은 후 둘은 감로사로 가
국태를 찾아뵈었다. 국태는 유비를 보고 ‘오에는 이만한 인물이 없다’하고 처음부터
호감을 나타냈다. 교국로도 유비에게 술을 권하며 인물을 다시 한 번 살펴보았다.
유비는 환대에 만족하였으나 곁에 있던 조운이 작은 소리로 소곤댔다.
“숨은 군사가 있습니다. 나리를 죽이려는 모양입니다.”
이 말을 들은 유비는 안색이 변하여 국태와 손권에게 말했다.
“나를 죽일 생각이면 이 자리에서 죽이시오. 밖에 도부수를 매복시켜 둔 까닭이 무엇입니까.”
이 말에 국태와 국로가 놀라 손권에게 물었다. 손권이 얼버무리며 부하의 소행으로 돌렸다.
국태는 장군 가화(賈華)를 죽이려 했으나 유비가 간곡하게 말렸다. 국태는 병사들의 무례함에
대해 유비에게 사과하고 유비와 손인의 혼례를 약속하였다. 국태가 손인을 살펴보자 손인의
얼굴은 귀까지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유비가 물러가자 국태는 손인에게 심술궂게 물었다.
“유비는 영웅이라고 하지만 나이가 너무 많구나. 그 점이 걱정되지 않니?”
“피부가 생기가 있고 나이 50이라지만 늙어보이지는 않는데요.”
“하지만 유비는 이미 세상을 떠난 부인과 그녀의 자식이 있으니 너는 정부인이 될 수 없다.
그래도 괜찮으냐?”
손인은 화가 난 듯 소리쳤다.
“그만한 인물이 그 나이에 결혼도 하지 않고 자식도 없을 수는 없죠.
무슨 다른 불만이 있으신가요.”
국태는 웃으며 말했다.
“네 말이 맞다. 너에게는 과분한 분이다.
결혼이라는 것은 오직 사랑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명심해라.”
자기를 떠본 걸 알고 손인이 깔깔 웃자 국태도 같이 웃었다.
유비는 따로 태 부인을 찾아갔다.
“조자룡이 저와 떨어져 거처(居處)하고 있어 혼자 있기가 두렵습니다.”
태 부인은 명을 내려 유현덕을 수행해 온 군사들을 부중(府中)에 들게 하고
그들의 안위(安危)를 보장해 주었다.
劉備로 인해 여자의 기쁨을 알게 된 孫仁
며칠 후 유비가 손권의 누이동생에게 장가드는 성대한 잔치가 벌어졌다.
평생 처음으로 여자 옷을 화사하게 차려입은 손인의 성숙한 모습에 모두들 감탄했다.
밤이 이슥하여 하객들이 돌아가니 시녀가 등불을 밝혀 유비를 신방(新房)으로 안내했다.
유비가 신방에 들어가 사방을 휘 둘러보니 벽에는 작은 칼과 창들이 걸려 있고 백여 명의
시녀(侍女)들이 허리에 칼을 차고 양쪽으로 쭉 늘어서 있었다. 유비는 어두운 밤길에서
맹수라도 만난 듯 등줄기에 땀이 번졌다. 시녀들이 여차하면 병사로 돌변하지 않겠는가.
당황한 유비에게 시녀가 아뢰었다.
“놀라지 마십시오. 저희 아가씨께서는 어려서부터 군사놀이를 좋아하여 시녀들에게도
허리에 칼을 차고 다니게 하셨습니다.”
유비가 말했다.
“무기란 결코 여자가 다룰 것이 못 되오. 섬뜩한 기분이 드니 치우도록 명해주시오.”
이 말을 들은 손인은 놀리듯 말했다.
“평생을 전장에서 보내신 분이 무기를 무서워하시다니요.”
손인은 시녀들에게 차고 있던 칼을 풀라고 명하였다.
유비는 그제야 안심하였다. 손인에게 접근해 안으려고 하자 그녀는 유비를 잠자리로
밀어 쓰러뜨렸다. 유비가 일어나 앉으려 하자 발로 걷어차 또 쓰러뜨렸다.
그 힘이 너무나 세어 유비의 몸 여기저기 붉은 멍이 들었다.
유비는 호랑이와 싸우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손인은 다시 유비를 번쩍 들어 이불 위에 내던졌다.
옆에서 지켜보던 시녀들이 작은 소리로 웃기 시작했다.
“그럼 시녀들을 물리고 이번에는 더 멋지게 해볼까.”
유비가 질 수 없다는 듯 호기롭게 말했다.
시녀들이 나가고 둘만 남게 되자 손인이 진지하게 물었다.
“저는 첫날밤을 어떻게 지내야 하는지 모르니 나리께서 가르쳐주십시오.
무술(武術)밖에 아는 게 없어서요.”
유비는 그 말에 매우 놀랐으나 손인이 지금까지 남자로만 살아왔기 때문임을 알고
부드럽게 대답하였다.
“먼저 옷을 벗고 가만히 누워 눈을 감고 있으면 되는 거요.”
그녀는 시키는 대로 옷을 벗고 눈을 감고 가만히 누워 모든 것을 유비에게 맡겼다.
유비의 손이 그녀의 온몸을 애무해 들어가자 손인도 팔을 돌려 유비의 몸을 꼭 껴안았다.
유비의 몸이 자기 몸에 밀착되었을 때 그녀는 비로소 자기가 여자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말할 수 없는 쾌감을 느꼈다. 무예(武藝)로 단련된 그녀의 몸은 가슴과
엉덩이, 허벅지 등의 탄력이 대단하여 한 차례 열풍이 지나간 뒤에도 곧바로 원 상태로
복원되었다. 나이 50의 유비가 피곤해서 쉬자고 해도 손인은 ‘나리, 더 애무해 주세요’하고
계속 애원했다.
유비는 힘이 다 빠져 그만 자려고 했지만 손인이 계속 요구하여 한잠도 자지 못하고
밤새도록 그녀에게 봉사하였다. 나중에는 손가락 하나 움직일 힘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전투에서 수많은 적과 싸워본 유비지만, 싸움에 불리하면 재빨리 도망치기도 한 그이지만,
그녀와의 전투는 도망칠 곳도 피할 곳도 없었다. 항복조차 허락되지 않으니 가히 즐거운
지옥이었다.
“여자로 태어난 것이 한이 되어 지금까지 남자처럼 살아왔는데 남자란 겉은 강해 보여도
속은 약한가 봅니다. 기껏 하룻밤에 이 모양이 되셨나이까. 나는 아직도 생기에 넘치는데
나리는 죽은 사람 같으니 이래서야 제대로 쾌감을 느낄 수 있겠어요? 진정 열렬한 사랑을
할 수 있는 남자란 이 세상에 없는 것 같군요. 천하의 유비 나리도 요 모양이니 말이에요.
그래도 오늘은 첫날이니 요 정도로 그만 용서해 주겠어요. 그동안 여자로 태어난 것을
후회했는데 오늘 경험해 보니 결코 후회할 게 아니군요. 그런데 이런 기쁨은 여자만이
느끼는 건가요? 나리를 보니 한 번 까무러치고는 곧바로 죽은 듯하니 아무래도 남자란
다 이런 모양이죠? 설마 나이가 드셨다고 이런 건 아니겠지요?”
이렇듯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을 퍼부어대니 유비는 앞으로의 밤이 기대되면서도 심히
두려웠다. 자칫 천하통일이고 뭐고 젊은 여자 손에 죽게 될 성싶었다.
손인은 유비를 열흘이나 신방에 가두어두었다. 오직 침대에서의 끝없는 사랑 행위에만
몰두한 손인은 말할 수 없이 행복했으나 유비는 그야말로 초주검이 되어 있었다.
도저히 손인을 감당할 수가 없었다. 손인과의 생활은 달콤했으나 몸은 송장처럼 되었다.
“이러한 남자들이 천하를 다스리겠다며 싸운다는 것 자체가 웃음거리예요.
이것 하나만 봐도 여자들이 모든 면에서 능력이 뛰어나다는 걸 알 수 있네요.
여자 하나 만족시키지 못하는 남자들이 천하를 쟁패(爭霸)하겠다고 나서니 정말 우습군요.
세상이 거꾸로 돌아가는 것이니 할 수 없지요.”
이것이 유비를 겪어본 손인의 결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