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나머지 하나는
끼울 자리를 잃고 만다,
살면서 그 빈자리 하나는 평생(平生)에 멍에다,
인생(人生)에 스승은 나보다 먼저 산 선 자들이고
교훈(敎訓)은
감동(感動) 하는 순간 얻는 영감(靈感)일까,
고민(苦悶) 하고 고뇌(苦惱) 할 때 얻어지는 것은
긴 시간 고독(孤獨)에서 짜내는 그리움일까,
겨울 동안거(冬安居),
마음이 쉬어가는 계절(季節) 언저리,
그러나 내 이상(理想)은
깊이를 몰라
건너지 못하는 강 앞에서 머뭇거리고
낮은 언덕에서 더 낮은 아래를 바라보는 나는
어디쯤 있었던 것일까,
과거(過去)의 집착(執着)은
더 나갈 수 없게 하는 장애(障礙) 같지만
한편으로 과거가 없이 오늘이 없고
더 나가 내일(來日)은 확신할 수 없기에
우리가 바라는 가장 큰 희망(希望)은
그것이 아닐까,
너무 빨리만 재축했던 지난 시간의 내 삶
이제 와 느림에 기대고 싶다 하면
한동안은 너무 지루해 하지 않을까,
그것에 익숙하기까지 인내(忍耐)는
또 무엇을 찾아낼까,
사람이 긴장 한때 토해 내는 긴 숨소리
습관 적으로 어색할 때 껴 않는 양손
그런 긴장으로부터 나를 풀어 놓는 순간은
어쩌면 깊은 수렁에 빠지는 잠 말고는
한순간도
손에서 놓을 수 없는 게 긴장이 아닐까 싶다,
삶에서 인내(忍耐)는
질기디질긴 심줄 같은 것일까,
가끔은 인간(人間)이 아닌
자연(自然)에서 위로받는다,
담쟁이넝쿨이 벽을 타고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기어오르다 더 오를 수 없는
계절(季節) 앞에서 암록 수마저 털어내고
지나가는 바람에 잎까지 내주며
앙상한 육신(肉身)을 드러내고
긴 겨울 앞에 서있다,
세월(歲月)의 무상(無常) 함은 아파야
새살을 내주는 처방(處方) 전 같은
시간인지 모르겠다,
어차피
한곳에 머물기를 허락지 않는 세월(歲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