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판) 2016.11.05 20:27 조회319,094
남편은 회사다니고 저는 가정주부입니다.
아이는 아직 없어요.
남편은 자신은 인정하지 않지만 강박증??
비슷한 게 있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것,
체면에 관련된 것에 대해 집착을 하는데
그래서 제가 조금이라도 뚱뚱해질까봐,
새치라도 날까봐 질색을 합니다.
그래서 저는 167에 51킬로를 2년째 유지중이고
수영, 필라테스, 요가를 다니고 있습니다.
집에서도 단정하게 하고 있으라고 해서
양말 위에 슬리퍼 신고 옷도 홈웨어
너무 편해보이지는 않고 품위있으면서
집안일을 할 때 좋을거같은 거....
남편이 직접 골라준 디자인, 컬러로 입어야
합니다.
집은 30평대인데 아주머니 쓰는 것은
근본도 모르는 남을 집에 들이는 것이라
싫고 제가 집안일을 다 해야 합니다.
남편이 원하는 건 특급호텔 수준이기
때문에 쓸고 닦고 정리하고 솔직히
집 관리하는데만 매일 반나절
이상입니다. 집 관리하느라 넘 바빠서
운동도 새벽에 다니고 있습니다.
화장실 휴지가 끝이 나와있는게 싫다고
삼각형으로 접어서 롤 부분에 바짝
붙이라고 직접 접는 법을 시연할 정도니까요.
식사도 국이나 찌개 1가지, 밑반찬 3개,
볶음이나 구이 등 메인반찬 2가지 있어야 먹지
없으면 먹을 게 없다고 뭐라 합니다.
저는 그렇게 더러운 성격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막 특출하게 깔끔한 편도 아니라
남편이 이해는 안 가도 집안일이 제 업무라
생각하고 열심히 해왔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일,이년 보내고 나니
대체 나라는 존재는 뭔가, 그냥 청소기나
물__ 같은 이 집의 부속인가 싶고
점점 더 우울해지더라고요.
운동하는 데서 친구를 사귀고 어울리려고 해도
집안일이 너무 빡세서 시간이 없어요.
그냥 운동 끝나고 간단히 밥먹거나 커피 한 잔
하는 정도? 그것도 한시간 넘기면 부담스럽고요.
남편이 6시 반에서 7시 사이에 시계추처럼
귀가하기 때문에 매일매일 집 세팅이
완벽해야 하거든요...
들어가는 말이 길었는데 저번주에 제 생일이어서
남편이 생일선물을 사왔습니다. 비닐봉지에서
꺼내보니까 긴 플라스틱으로 된 하수구
머리카락 제거기더군요 ㅋㅋㅋㅋ
남편은 절 데리고 화장실로 가서 직접
자기가 시연을 하고, 하수구를 잘 관리하라고
화장실이 딴데는 그럭저럭 괜찮은데
하수구 관리다 잘 안되는 거 같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배고프니 저녁 먹자며 오늘 저녁엔
반찬이 뭐냐고 묻더군요.
갑자기 참기 힘든 기분이 들어서 남편에게
저는 그냥 집 관리하고 밥하는 가전제품 같은
건가요? 너무 외롭고 힘들어요. 결혼 전처럼
회사다니고 싶어요. 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눈물이 엄청나게 나더군요. 꺽꺽대고
울고 결국 화장실에서 한번 토했습니다.
남편은 요새 제가 컨디션이 안 좋은 거 같다고
목욕이나 한번 하고 나오라고 하더군요.
제가 평소에 목욕을 좋아하거든요.
욕조에 몸 담그고 나오니 거실 테이블 위에
비닐봉지, 임신테스트기, 칼슘, 수면유도제가
자로 잰 것처럼 나란히 각맞춰 있었습니다.
비닐봉지는 앉아있거나 잘 때 또 속이 안 좋을
수 있으니 화장실 못갈 정도로 급할 때
거기다가 토하라고 하고, 임신테스트기는
감정기복이 심하니 임신일지 모르니 해보고,
신경이 예민할 때는 칼슘부족일지 모르니
칼슘을 먹고 그래도 계속 힘들면 수면유도제를
먹고 자보라는 거였습니다.
이상하게 악 소리가 나고 당장 혀를 깨물고
죽고 싶었습니다.
영원히 벗어날 수 없는 감옥에 갇힌 기분입니다.
정말 제가 이상한 걸까요? 남편은 우울증은
약을 먹으면 된다고 병원에 가라는데
전 병원에도 가기 싫습니다.
2.
(판) 2016.11.06 12:47 조회157,342
댓글보니까 무슨 얘기인지 모르겠는 것도 있는데
대체적으로 뭔가 잘못된 거라고 말씀 주셔서
힘이 됐어요. 왜냐하면 저도 뭔가 계속
불만스럽고 이건 아닌거같은데 남편은
너무 당연한 듯이 행동을 하고 말을 하니까
내가 예민한가?? 이상한건가?? 남편 말이
맞는건가 하고 계속 헷갈려요.
확실한 건 제가 힘들고 소름끼치는 것에
대해서는 잘못된게 맞는 거고.... 남편과
의견을 부딪치는게 맞다는 거죠?
저는 제가 이상한건지 남편이 이상한 건지
어디까지가 정상이고 어디가 이상한건지
그거를 잘 판단을 못하겠어요. 제가 기분나쁘다고
다 잘못된건 아니니까. 제가 잘못 생각한
걸수도 있잖아요. (신혼 초엔 몇번 싸웠는데
요새는 따지기도 지치고 그래서 그냥
그러려니 하는 부분도 있어요)
지금 이렇게 폰으로 글쓰는 것도 길게 쓰면
힘든데, 노트북으로 쓰려면 남편 눈치가
보여서 쓸수가 없어요.
얼마전에 노트북 켜놨는데 마우스 커서가
자기 혼자 휙휙 움직여서 컴이 고장이거나
마우스가 고장인줄 알았다가 다시 잘 되서
별생각없이 넘어갔었거든요.
근데 남편 파자마 새로 사려고 인터넷
주문 하는데 카톡이 온거에요 그거 사지 말래요.
남편이 집에 컴을 원격?? 으로 조종하게 해놔서
점심시간에 컴하다가 제가 뭐 사려는걸
본거에요. 당시엔 응 그럴수도 있지 하고
넘어갔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럼 제가
컴퓨터로 하고 있는걸 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컴도 잘안하게 됐어요.
폰은 원격이 가능한지 어쩐지 모르겠지만
생일 선물은 좀 어이없는거 받았지만
남편은 저에게 늘 잘해주고 관심이
너무너무 많아요. 선물로 그거 준것도
제가 하수구를 손으로 파고 있는걸 봐서
힘들거같아서 사준거라고 하고.
근데 전 솔직히 그 관심이 버거울때가 많아요.
뭐 하다가 이상해서 고개 들어보면 남편이
늘 절 보고 있어요 TV 틀어놓고도 제가
부엌에서 일하는 거 넘겨다보고....
친정은 서울이라 자주 가진 못해요
여긴 지방이거든요. 근데 여동생에게
저런 얘기해도 금슬좋다고 자랑하는 거냐고
부럽다고 해요. 제가 어리광이래요.
어머니는 일찍 돌아가셔서 안계십니다.
잠자리 얘기도 댓글에 나왔는데
이렇게 공개적으로 말하기 좀 그렇지만
저는 임신 아닐거 알고 있었어요
남편은 테스트기도 묶음으로 사다가
서랍에 쟁여놓는데 솔직히 남편이 하는
잠자리 패턴?? 방식이라고 해야 하나요
그걸로는 임신 어려울듯.....
평범하진 않아요.
어떨 때는 막 우울하다가 또 남편이
날 사랑해서 그러는구나 싶다가
또 소름끼치고 화나기도 하고
저도 제 마음을 못다스리겠네요.
차라리 대놓고 욕을 하거나 손찌검을
하면 잘못된 걸 알겠는데 그렇지도 않고
그냥 원하는게 있으면 제가 할때까지
수시로 수십번이고 수백번이고
반복적으로 부드럽게 얘기해요.
제가 지쳐서 그렇게 해주게 되고요
결국에는 남편이 원하는대로....
오늘은 남편이 회사 당직이라 나갔는데
돌아오는대로 진지하게 얘기해보려고요
제가 잘못된게 아니라는거 알았으니까요
3.
그런데 갑자기 이런 글이 올라옴
5. 마지막 글
2016.11.11 09:32
이분어케됨????미친새끼
너무 무서워.... 차라리 자작이길... ㅜㅜ
이분 도망치셨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