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독서
<그들은 제단 봉헌을 경축하였는데, 기쁜 마음으로 번제물을 바쳤다.>
▥ 마카베오기 상권의 말씀입니다.4,36-37.52-59
그 무렵 36 유다와 그 형제들은 “이제 우리 적을 무찔렀으니
올라가서 성소를 정화하고 봉헌합시다.” 하고 말하였다.
37 그래서 온 군대가 모여 시온산으로 올라갔다.
52 그들은 백사십팔년 아홉째 달,
곧 키슬레우 달 스무닷샛날 아침 일찍 일어나,
53 새로 만든 번제 제단 위에서 율법에 따라 희생 제물을 바쳤다.
54 이민족들이 제단을 더럽혔던 바로 그때 그날,
그들은 노래를 하고 수금과 비파와 자바라를 연주하며
그 제단을 다시 봉헌한 것이다.
55 온 백성은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려,
자기들을 성공의 길로 이끌어 주신 하늘을 찬양하였다.
56 그들은 여드레 동안 제단 봉헌을 경축하였는데,
기쁜 마음으로 번제물을 바치고 친교 제물과 감사 제물을 드렸다.
57 또 성전 앞면을 금관과 방패로 장식하고 대문을 새로 만들었으며,
방에도 모두 문을 달았다. 58 백성은 크게 기뻐하였다.
이렇게 하여 이민족들이 남긴 치욕의 흔적이 사라졌다.
59 유다와 그의 형제들과 이스라엘 온 회중은 해마다 그때가 돌아오면,
키슬레우 달 스무닷샛날부터 여드레 동안
제단 봉헌 축일로 기쁘고 즐겁게 지내기로 결정하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너희는 하느님의 집을 ‘강도들의 소굴’로 만들어 버렸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9,45-48
그때에 45 예수님께서 성전에 들어가시어
물건을 파는 이들을 쫓아내기 시작하시며,
46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나의 집은 기도의 집이 될 것이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 너희는 이곳을 ‘강도들의 소굴’로 만들어 버렸다.”
47 예수님께서는 날마다 성전에서 가르치셨다.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과 백성의 지도자들은
예수님을 없앨 방법을 찾았다.
48 그러나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방도를 찾지 못하였다.
온 백성이 그분의 말씀을 듣느라고 곁을 떠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산보 중에 ‘이단(異端)과 사이비(似而非) 종교’에 대한 강의를 들었습니다. 이단은 다르지만 끝이 다른 것이라고 합니다. ‘신당동 떡볶이, 장충동 족발, 종로 닭 한 마리’에는 ‘원조’라는 이름의 가게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주변에 원조와 비슷한 이름의 가게들이 함께 있습니다. 이단은 맛이 조금 다르지만 그렇다고 먹어서 건강에 해로운 것은 아닙니다. 보통은 원조 집에 손님이 많지만 자리가 없으면 다른 집에서 식사를 하기도 합니다. 취향에 따라서 원조가 아닌 집을 선호하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 시작하신 교회는 ‘가톨릭, 동방 가톨릭, 그리스 정교회, 러시아 정교회, 개신교’로 나뉘어 졌습니다. 시작은 같지만 교리와 제도의 해석에 따라서 다른 길을 걸었습니다. 예전에는 교리적인 이유와 더불어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목적에 따라 이단을 단죄하였고, 전쟁까지 벌였습니다. 현대에는 공동선을 위해서 서로 협력하고, 배려하고 존중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도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이방인, 과부, 고아를 잘 돌보아야 한다. 한 때는 너희도 이방인, 과부, 고아로 떠돌아다니지 않았느냐?”
사이비는 비슷한 것 같지만 완전히 다른 것을 이야기합니다. 어릴 때 먹던 ‘불량식품’과 같습니다. 욕심 때문에 몸에 해로운 음식을 파는 경우가 있습니다. 겉보기에 비슷해서 사먹지만 먹으면 설사를 하기도 하고, 심한 경우에는 사람이 죽을 수도 있습니다. 불량식품의 유형을 이렇게 나누기도 합니다. “불량식품은 ① 위해식품, ② 병든 동물고기 등을 사용한 식품, ③ 기준·규격이 고시되지 않은 화학첨가물 등이 첨가된 식품, ④ 유독기구 등을 사용한 식품, ⑤ 기준과 규격이 정해지지 않은 포장을 사용한 식품, ⑥ 허위표시, 과대포장 등을 한 식품 등 6가지로 유형화 할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사이비는 종교를 가장하여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범죄자들입니다. 사이비 종교도 종교를 '가장'하고 기존 종교의 교리를 따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종교의 계통학적 구분으로써 답을 찾으려 하다보면 사이비 종교를 구별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사이비인지 아닌지를 구별하는 확실한 방법은, 그 나라의 사법체계 안에서 '사이비다'라고 판정이 나거나, 그에 상응하는 유죄판결을 받은 단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짧게 요약하자면 사이비종교는 이단에 포함되지만 모든 이단 종파가 사이비 종교는 아닙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성전정화’를 하십니다. 사이비들이 기도하는 하느님의 집을 장사하는 집으로 변질시켰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사이비들의 위선과 허위에 대해서도 ‘정화’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저들의 가르침은 따라라. 그러나 저들의 행동은 따르지 마라. 저들은 자기들도 하느님께 가지 않으면서 남들도 하느님께 가는 것을 막기 때문이다.” 교회라는 울타리 안에 있지만 하느님의 뜻을 따르지 않는다면, 하느님의 의로움을 따르지 않는다면 자신의 욕망에 따라서 산다면 그 역시 사이비입니다. 공동체를 갈등과 분열로 이끈다면 그 또한 사이비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이 반석 위에 교회를 세우겠다.”라고 칭찬하셨던 베드로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사탄아 물러가라. 너는 하느님의 뜻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뜻만 생각한다.” 바오로 사도는 고린토인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교우라고 하는 사람이 불륜을 저지르는 자거나 탐욕을 부리는 자거나 우상 숭배자거나 중상꾼이거나 주정꾼이거나 강도면 상종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런 자와는 식사도 함께 하지 마십시오. 여러분은 여러분 가운데에서 그 악인을 제거해 버리십시오.”
나의 말과 행동 그리고 생각이 사이비는 아닌지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백성은 크게 기뻐하였다. 이렇게 하여 이민족들이 남긴 치욕의 흔적이 사라졌다. 너희는 이곳을 ‘강도들의 소굴’로 만들어 버렸다. 예수님께서는 날마다 성전에서 가르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