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eed, even though his father was killed by an anarchist, the new King showed a commitment to constitutional freedoms
- 영어위키피디어 비토리오 에마뉴엘레 3세 문서 중.
오랜동안 쉬고 있던 <오늘의 역사>를 제 블로그와 ntmnews.co.kr에 다시 연재하고 있는데, 11월 11일 자로 이탈리아의 사실상 마지막 국왕인 비토리오 에마뉴엘레 3세를 소재로 쓰던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참 저 문장이 눈에 확 들어오는군요. 비토리오 에마뉴엘레 3세는 아버지 움베르토 1세가 1900년에 무정부주의자에게 암살당한 후에 국왕이 되었습니다. 그런데도 저런 평가를 후세에 받고 있는 것입니다.
러시아에서 무정부주의자에게 개혁 군주였던 알렉산드르 2세가 폭탄테러로 암살당하자 러시아는 이 사건을 핑계로 보수의 광풍을 불어댔습니다. 알렉산드르 2세가 추진했던 개혁은 모두 물거품이 되고 (사실 그 개혁도 기득권 세력의 저항으로 용두사미가 되고 있었지만) 결국 러시아는 볼세비키 혁명으로 체제가 바뀌게 되지요. 비토리오 에마뉴엘레 3세는 알렉산드르 2세의 뒤를 이은 알렉산드르 3세가 저질렀던 짓은 하진 않은 모양입니다. 물론 나중에 파시스트 체제를 용인했기 때문에 마냥 좋게만 볼수는 없는 사람이긴 합니다만. (아직 이 왕에 대해서 자세히 모르기 때문에 이렇다 저렇다 평가를 일회일비할 수는 없습니다)
물론 이 당시 이탈리아 헌법이 1848년 유럽에 혁명의 열풍이 불던 시절 이탈리아 왕국의 전신인 피에몬트 왕국 시절 제정된 헌법이라 반드시 지금 수준의 내용이 담겼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말입니다.
할려면 얼마든지 독재 체제를 만들 수 있었던 100년전 국왕도 안한 짓을 21세기에 대한민국에서 누군가는 하고 있는 것이죠.
참고사항:
1. 이 사람은 단순히 지나간 국왕 중의 한 명이 아니라 1922년 무솔리니의 파시스트 정권 수립을 최종 승인한 당사자이자, 1943년에는 파시스트평의회에서 결정한 자신의 실각 결정을 거부해줄 것을 청원하는 무솔리니에게 "난 평의회의 결정을 존중하오"라고 하더니 곧바로 그를 체포하도록 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중요한 순간에 무솔리니를 쥐락펴락한 셈이죠.
2. 이탈리아는 1947년 신헌법이 제정되고 1948년에 정식 공화국이 될때까지 1861년 이탈리아 통일 이후 왕국이었습니다. 이 당시 이탈리아 삼색기 가운데 흰색 부분에는 십자가가 그려진 깃발이 사용된 것은 이때문입니다. 두 시기 국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탈리아의 깃발에 대한 자세한 얘기는 (영어지만) http://en.wikipedia.org/wiki/Flag_of_Italy를 참조하시면 되겠습니다. (저한테 번역 요청은 절대 금물이라는 거!)

이게 1948년 이후 현재 이탈리아 국기입니다.

1861년 ~ 1946년까지 이탈리아 왕국의 정식 국기는 위와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