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가는 길/김일녀
짖눈깨비가 밤새내렸다
이른 아침 길에도 통영은
한 폭의 수목화 속에 있었다
동백꽃 보려 들른 곳에는
날씨도 사나워서 봄이 맞나 싶었다
욕심을 버리고 나니 멀리 바다가 보였다
활짝핀 동백꽃 한송이만 가슴 담고떠나보자
세월처럼 따라나서는 길 위에
짖눈깨비만 따라 나섰다
자작자작 몽돌이 심란한 파도에
아기숨소리를 하고
서툰 여행객들은 우리뿐인 이방인같다
젊음이 어깨를 움츠린
종이처럼 얇은 세월 앞에
굳어있는 표정의 묵직한 무게에 구겨지고
가지마다 숨어 꽃망울 담고있는 동백나무 그늘아래에서 독한 사랑은 그대로의
꽃잎으로 돌아 누워버렸다
꽃잎이 세번 핀 다는 전설
나무에서 피고 땅에서 피고
마음으로 한번 더 피워내는 동백꽃
꽃으로 빛난 봄 자락에 지친 마음에 물들이고
겨울 봄사이에
나도 한번 꽃처럼 피어내고 싶다
일상의 너수레가 바람으로 흩어지고
제자리로 돌아오는 나를 안아주는 서울은
밤길이었어도 환한 미소를 하고 있다
카페 게시글
▶ 좋은시 방
통영가는 길/김일녀
다음검색
첫댓글
젊음이 어깨를 움츠린 종이처럼 얇은 세월 앞에 굳어있는 표정의 묵직한 무게에 구겨지고
가지마다 숨어 꽃망울 담고있는 동백나무 그늘아래에서 독한 사랑은 그대로의 꽃잎으로 돌아 누워버렸다
동백꽃 하면
예전에는 부산이 먼저였는데
지금은
여수.통영 입니다
여수 동백숲에 가면
깍아진 절벽 밑에서는 파도소리가 길고
숲속엔 직박구리 노래 소리가 청아하죠
흙대 바람에 사그락 거리며
답답한 숨도 펑 뚫리는 동백숲
글동행에 감사합니다
항상 강건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