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즈 이야기
맹천 / 승만석
뮤즈,
바람과 햇살과 흰눈을 키우던 하늘이
초승달 하나를 틔웠네
초사흘 달빛이 파라칸타 열매에다 노란 붓질을 신나게 해대네
경계를 넘나드는 기미한 색채는
나도 모르는 환상의 포로가 되게 하였네
그때 밤하늘을 가르던 혜성의 꼬리는 무척이나 길었다네
뮤즈,
비올라가 낮은 음으로 울고 있네
목 아픈 소리를
여인은 듣고 있네 속 깊은 울음을 다독거리며 가만가만 듣고 있네
한마디 울렁거림을 지키든 정원사는
초승달을 튼 겨울밤은 비릿하다고 팔을 내젓고 있네
필연의 굴레를
거부할 수 없는 *팜므 파탈 운명이라며
바싹 마른 입술로 유혹을 하고 있네 당하고 있네
고요한 바람과
눈부신 햇살과
포근한 흰눈이 하늘을 키우고 있네
*뮤즈(muse):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시나 음악을 하는 학예(學藝)의 여신.
*팜므 파탈(femme fatale): '숙명의 여인'을 뜻하는 사회심리학 용어.
영화 용어로 많이 쓰이는데, 거부할 수 없는 매력과 아름다움으로 남자 주인공을 예기치 않은 나락으로
빠뜨려 헤어날 수 없게 만드는 여인을 가리킨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학예의 여신 뮤즈와 대조되는 개념으로 이해하기도 한다.
첫댓글 뮤즈의 여신이 내려앉을땐 ..비애감도..환희감도 주곤 하지요..없으면 공허한 존재..그리길래 더 목이아픈지도 ..맹맹2님젖은 입술로 유혹당하고 갑니다..좋은날 되세요..^^*
고요한 바람과 눈부신 햇살과 포근한 흰눈이 하늘을 키우고 있네... 마지막 연이 길게 여운을 드리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