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동료들과 함께한 범봉북릉과 억산북릉 길
* 산행일자 : 2008년 3월 22일(토요일)
* 날씨 : 맑음
* 동행자 : 김상렬님, 김동량님, 류동주님
* 산행코스 : 박곡지(대비지)-호거대(장군봉)-904m봉(억산 직전 봉우리)-팔풍재-억산-억산북릉-대비사-박곡지
* 산행거리 : 약 12km
* 산행시간 : 약 7시간
* 구간별 산행시간
09:25 : 박곡지(대비지)
10:20 : 능선도착
10:35 - 45 : 등심바위(호거대, 장군봉)
11:10 : 삼각점(485.3m)
12:05 : 삼각점(657.1m)
13:22 : 주능선(범봉 직전의 904m봉)
13:36 - 14:25 : 팔풍재(점심)
14:50 : 억산
15:50 : 대비사 갈림길
16:25 : 대비사
같은 직장에 근무하다가 이제는 근무지가 서로 달라서, 가끔씩 만나 대구의 근교산을 다니다가
지난 달에 환성산을 다녀 오면서 월1회 정기산행을 하자고 의견을 모읍니다.
산행지는 전적으로 나에게 맡긴다고 하니 이것저것 고려하느라고 고민을 거듭하다가
첫 산행지로 범봉북릉길을 선택합니다. 왜냐하면, 2007년 3월 25일 한울타리님 부부가 이곳을 산행을 하셨는데,
조망도 뛰어나고 소나무 향기가 짙은 능선길이 너무 좋다고 산행기에 올려 놓으셨데요. 다만
산행시간이 7시간 이상 소요될 것 같아서 사실 많이 걱정을 했지만 이것도 기우였답니다.
범물동에서 세명이 만나고 연호네거리에서 동량님을 픽업하여,
경산중고등학교 앞을 지나 919번 지방도로를 따르다가 69번 지방도로로 바꿔 타고 금천면 동곡리까지 갑니다.
금천면 소재지 입구 4거리에서 직진하는 길은 우회도로인 20번 국도인데, 이 길로 조금가면
신호등이 있는 큰 4거리가 또 나타납니다. 여기서 다시 919번 지방도로를 따라 우회전합니다.
계속 직진해서 가면 금천교가 나오고 금천교를 건너서 우회전을 하면 곧 삼거리가 나오는데
이곳에서 좌회전을 하여 저수지 댐이 나타날 때 까지 계속 직진을 합니다.
저수지 댐을 지나 저수지 옆으로 난 시멘트 길을 따라 조금만 가면 우측에 흉물스럽게 파헤쳐진
삼성광업 현장이 보이고 그 현장 왼쪽에 있는 능선이 오늘 들머리로 이용할 능선입니다. 이 능선 옆의 계곡에는
빛바랜 노란리본이 하나 있지만 한울타리님 산행기에 의하면 위로 가면 등로가 없어진다네요. 그래서
옛날에 학교 다닐 때 머리가 길면 바리깡으로 머리 한가운데를 확 밀어버린 것을 생각나게 하는 이 능선을 따릅니다.
방화선을 만들려다가 포기한 듯한, 약간은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이 능선길은 사진에서 보듯이
거의 일직선으로 되어 있어서 가파르기도 하지만, 등로도 퍼석해서 걷기가 싫은 길입니다. 하지만
중간에 바위 전망대가 있어서 간식도 해가면서 쉬엄쉬엄 올라 갑니다. 오늘은 햇살이 매우 따갑게 느껴집니다.
잠시 후에 우측으로 등심바위(호거대)가 모습을 보이고 주능선이 가까워집니다.
등심바위(호거대)가 바라보이는 지점을 지나자 소나무 숲길로 접어들고 곧 주능선 삼거리에 당도합니다.
물론 좌측으로 가면 613.8m봉으로 가는 길이죠, 이제는 경사도 완만하고 좌우로 소나무가 도열한 숲길을
천천히 내려 갑니다. 잠시 후에 등심바위(호거대)에 당도한답니다. 편평한 바위가 세군데나 있는데
각각의 바위가 다 훌륭한 전망대랍니다. 하지만 그래도 제일 넓고 높은 곳이 가장 멋진 조망을 선사합니다.
이곳에서의 조망은 설명이 달리 필요 없습니다. 한마디로 very good 입니다. 잠시 후에 아래쪽에서
사람소리가 나더니 남자 산객 두분이 올라 오시길래 등심바위에서 내려와서 이분들에게 양도(?)를 하고,
좌측으로 조심해서 내려가면 또 등로는 소나무 숲길입니다. 잠시 후에는 운문사로 내려가는 갈림길을 지나고
편안한 등로가 이어지더니 전방에 우뚝 솟은 봉우리가 앞을 막고 있습니다. 잠시 안부에서 떡과 과일로 원기를 돋우고
봉우리에 올라온 듯 했는데 눈에 보였던 곳은 봉우리가 아니더군요. 한차례 더 오름 짓을 하니 바위가 있는 곳입니다.
이곳에서 지나온 능선이 한눈에 쏘옥 들어 옵니다. (이곳 바위를 지나면 657.1m봉이랍니다)
삼각점을 지나면 폐헬기장이 있고 잠시 후에 또 등로는 소나무 숲길이네요. 내려오는 표정이 참으로 편해 보입니다.
이렇게 고만고만한 봉우리를 넘으면서 점차 고도는 높아만 가고 잠시 후에 좌측에 널직한 바위가 있습니다.
이곳에서 과일로 요기를 하고 천문지골의 속살과 아직 얼어있는 폭포(?)도 보입니다. 그리고 가야 할 능선도...
서서히 고도는 높아져 가고 우측에는 억산의 깨진바위가 적나라한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선두에 서서
엄청 잘 올라가던 동량님의 발걸음이 느려질 즈음, 오늘 두번째로 힘든 구간에 당도합니다. 위에서는 사람소리가
들려 오는데...
드디어 범봉 직전의 봉우리인 904m봉에 힘겹게 올라섭니다. 물론 좌측으로 가면 범봉이고요, 우리는 우측으로
팔풍재로 내려 섭니다. 가파른 내리막 길을 내려서면 팔풍재랍니다. 이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합니다.
동량님이 문어를 묻혀 왔는데 술이 없으니 참으로 간절하더군요. 지난 번 세양골 산행 때보다는 덜했지만...
아무튼 화기애애한 점심시간을 보내고 나니, 억산으로 올라가는 길이 부담스럽습니다.
잠시 후에 동주님은 혼자 우측 깨진바위 위로 갔다 오고, 우리는 억산으로 바로 갑니다.
이곳 억산에 오니 지난 해에 난테님과 영남알프스 환종주를 한다고 봉의저수지에서 올라 왔던 그날의 기억이
잠시 되살아 납니다. 억산 정상석에서 구만산 길로 잠시 내려오면 헬기장이 있는 삼거리인데
이곳에서 오봉리 이정표를 따라 우측으로 가야 합니다. 우측으로 접어들자마자 꽤 심하게 아래로 내려섭니다.
그리고는 얼마 후에는 보통의 산길로 바뀌어지고 좌측 오봉리 마을이 잘 보이는 탁트인 곳을 지나갑니다.
전망바위를 지나 조금 더 내려가면 우측으로 또 전망대가 나타나는데, 이곳에서는 대비사를 볼 수가 있네요.
그런데 등로는 갈수록 희미해집니다. 많은 사람이 다니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억산에서 대비사 갈림길까지는 한시간정도가 소요되는데, 처음 계획은 이곳까지의 시간과 컨디션에 따라서
귀천봉으로 올라서 박곡지로 하산을 결정하려고 했답니다. 그런데 내일 대야산을 가셔야하는 분이 계셔서
이곳에서 대비사로 하산을 결정합니다. 15분여를 내려오니 바로 절벽 아래쪽에 대비사가 보이는 곳이 있는데,
등로는 왼쪽으로 꺽여서 돌아 가고 경사도 급해지더니, 곧 물이 말라버린 개울에 잡목이 널려있고 그 잡목위에는
온통 말라버린 넝쿨이 휘감고 있어서 진행하기가 어렵습니다. 개울을 따르지 않고 왼쪽에 보이는 리본을 따라
왼쪽으로 꺽었더니 낙엽이 수북히 쌍여있는, 짐작으로만 등로인 듯한 사면 길이 이어집니다. 리본이 보이지 않아서
잔뜩 의심을 하고 가는데 대나무가 조그맣게 숲을 이루고 있더군요. 그 지점을 지나니 바로 지능선상인데,
우측으로 길이 보여서 내려섰더니 귀천봉 아래에 보이는 독가촌으로 연결이 되고요, 아래에는 대비사가 있습니다.
(풀어야 할 숙제이지만 넝쿨이 있었던 지점에서 계속 말라버린 개울을 따라는 것이 정등로였다는 생각을 합니다)
좋은 사람들과 평소에 마음에 두었던 북릉길 한자락을 멋지게 다녀 온 산행이었고, 범봉북릉은 다시 가고싶네요.
그리고 범봉북릉을 찾을 사람이라면, 범봉북릉으로 올라서 운문북릉으로 내려서는 길이 더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저는 운문북릉은 미답지이지만..... 다음에 운문북릉도 다녀와서 이 말을 해야하는데...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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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또다른 세상을 보는것 갔았슴니다. 너무 아름답습니다. 고생많으셨슴니다 안산하십시요.
좋게 말씀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청운님의 대간기는 언제쯤 올라 오려는지요? 늘 건강하고 아름다운 산길이어 가시길 빕니다.
wonho님 산행기에 한울타리님 이름이 등장하니 갑자기 모두가 가까워지는 것 같습니다. 역시 산을 과감히(?) 가는 사람들은 통하게 되나봅니다. 소위 북릉이라는 모든 곳은 왠지 혼자가기가 부담스러운 곳이라는 느낌! 이름 때문인지.. 등로가 빤질하지 않는 경향 때문인지.....
저도 방장님 말씀대로 북릉은 왠지 험하고 등로도 희미할 것 같다는 느낌을 많이 가졌답니다. 지난번 가지북릉(물론 중간에 학심이골로 떨어져서 아직은 미완이지만)도 등로는 뚜렷했는데, 이번 범봉북릉길은 더 빤질빤질 합디다. 운문북릉과 남릉은 조만간 다녀 올 계획입니다. 방장님의 시선으로 영.알.의 모든 북릉길이 재조명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