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젓가락질과 인품 》
먹는 모습은 그 사람의 인품을
드러낸다.
우리 인생에는 유혹이 수없이
많지만,좋은
물건일수록 다른 사람들과 나누어
야 지 혼자 독차지해서는 안된다.
친구와 식사를 하는 중이었는데,
마침 아버 지께서 나를 보러 오셨다.
말수가 적으신 아버지는 식사가 끝날때까 지 줄곧 우리가 나누는 이야기를 조용히 듣 고 계셨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버지는
말씀하셨다
이 친구와는 깊이 어울리지 않는 것이 좋겠 구나!”
나는 깜짝 놀랐다.이 친구와는 몇 번 일을 같이한 적이 있는데,인상이 썩 괜찮았기 때 문이다.
아버지께서 말씀하셨다.
먹는 모습을 보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대개는 알 수 있단다!
아까 그 친구는 음식을 집을 때,
습관적으로접시 아래쪽에 있는
음식을 젓가락으로
위 로 끄집어 올려 툭툭 털고
나서야 집어 올 리더구나!
입에 맞는 음식은 특히 여러번
뒤적거리 더 라고!
젓가락이 무슨 뒤집개라도 되는
것처럼 아 주 접시 전체를
새로 한 차례 뒤집어 엎더구나!”
나는 선뜻 수긍하지 못했다.
사람마다 다 습관이 다른 건데요!
어떤 사 람은 꼭꼭 씹어서 천천히
먹고,어떤 사람은 우적우적 빠르게
집어삼키고 하는 법이니,
너무 까다롭게 볼 필요는 없지
않겠습니까
아버지께서는 고개를 저으셨다.
형편이 어려운 사람이 갑자기
산해진미를 눈앞에 뒀다고
한다면야 먹는 모습이 보기 나빠도
이해할만하지만,
이 친구는 사업하는 사람으로
사는 형편이 곤란하지도 않은데,
먹는 모습이 그렇다는 건,
이 친구가 이기적이고 편협한
사람이라 는 증거야!
음식 앞에서 이처럼 다른 사람들의
기분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젓가락을 접시 안으로 넣어
뒤적거리는 사람이라면,앞에 둔 것이
이익에 관계된 유혹일 때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기 것으로
만들테지!”
이어서 아버지는
당신께서 소년 시절에 겪으셨던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아버지께서 5세 되던 해 할아버지가 돌아 가시고,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면서 형편이 무척 궁핍해져서
배불리 먹지 못하는 때가 잦았다.
어쩌다 친척집에 가서 식사를 하게
되면 할머니께서는 사전에 아버지께 여러 번 이렇게 당부하셨다고 한다.
“아들아! 식사할 때는
먹는 모습을 꼭 신경 쓰도록 해라!
입에 맞 는 음식이라도 혼자
독차지해서는 안 된다!
남들의 비웃음을 사고 싶지 않다면
말이야!
우리 집이 비록 가난하지만,예절만은 지켜 야 한다!”
할머니의 말씀을 명심한 아버지는
한 상 가득히 놓인 맛있는
음식 앞에서도 추태를 보이지 않고, 절제된 모습을 보일 수 있었다.
말씀을 마친 아버지께서는 의미심장하게 말씀하셨다.
젓가락 한 쌍이라고 우습게 보아서는 안 된다!
사소한 부분에서 그 젓가락을
든 사람의 수양과 인품이 보이기
때문이야!”
과연 그후 친구와의 사이에서 일어난 일은 아버지의 말씀이 옮음을 증명했다.
그 친구는 사소한 이익 때문에 의리를 저버 리고 떠나갔다.
이 일 이후로 나는 아버지의 말씀을 깊이 새겨오고 있다.
우리 인생에는 유혹이 수없이 많지만, 항상 욕망을 절제해야 한다.
좋은 물건일수록 다른 사람들과
나누어야지, 혼자 독차지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