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은 머리를 잡아야 하는데~~~
목회자로 살아가면서 드는 생각 중 하나는 교우분들 가운데에는 신앙과 신앙생활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싶을 때가 있습니다.
신앙의 세계, 특히 기독교 신앙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신비라 하겠습니다.
신앙이 신비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유한한 인간은 무한하신 하나님을 이해할 수 없고, 전능하신 하나님의 일하심을 불완전한 인간의 시각과 마음에 모두 담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빛이신 예수님께서 이땅에 오셨을 당시 어둠에 있던 이들은 깨닫지 못하고 알지 못했다(요한복음 1:5,10) 라고 성경은 증언합니다.
하나님과 그분의 초월적 일하심에 관한 부분은 신비의 영역에 해당되지만, 그분을 믿고 따르는 신자가 이땅에서 그분의 뜻대로 살아가는 삶의 자리인 신앙생활은 보편적 상식을 존중할 때 동 시대의 사람들에게 존중받을 수 있고 복음의 통로로 쓰임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점에서 신앙과 신앙생활의 차이를 지혜롭게 구분하며 살아가는 이가 성숙한 그리스도인이라 하겠습니다.
구약성경 출애굽기에는 신비하게 일하시는 하나님의 일하심의 방법을 알려주는 말씀이 여러 곳에 등장합니다.
그중에 대표적인 한 장면은 호렙산 기슭에서 모세를 부르시고 애굽왕 바로에게 파송하시는 모습입니다.
하나님의 대사로 세우시는 하나님께 “그들이 자신의 말을 듣지 아니할 것이라” 항변하는 모세에게 하나님께서는 모세가 가지고 있던 지팡이를 통하여 신비한 이적을 보여 주십니다.
그것은 지팡이를 땅에 던지라고 명하십니다.(출4:3)
이러한 하나님의 말씀에 모세가 땅에 던지자 “그것이 뱀이 된지라”합니다.
뱀을 보고 놀란 모세가 피하자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황당한 말씀을 하십니다.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네 손을 내밀어 그 꼬리를 잡으라 그가 손을 내밀어 그것을 잡으니 그의 손에서 지팡이가 된지라”(출애굽기 4:4)
이 대목에서 우리는 한 가지 의문이나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
어린아이가 아닌 이상 뱀을 잡으려고 뱀 꼬리를 잡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보통 뱀에 물린 사람들의 공통점은 두 가지 경우일 것입니다.
하나는 뱀을 발견하지 못했기에 손이나 발을 물린 경우입니다.
다른 하나는 머리 이외의 부분을 건드린 경우입니다.
간혹 교회 마당에 뱀이 출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번은 밖에서 기르던 고양이가 한 지점을 노려보며 야옹하는 모습을 아내가 발견했습니다.
자세히 살폈더니 큰 뱀 한 마리가 도망을 가려다가 고양이로 인하여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된 것입니다.
딸 아이의 안전을 생각한 아내는 부재중인 저를 대신하여 긴 막대기를 가지고 뱀의 머리를 인정사정없이 때렸답니다.
막상 잡아 놓고서 버리지는 못하고 기다렸다가 얼마후 제가 구덩이에 버렸습니다.
물론 겁이 많은 저 역시 죽은 뱀이 살아날까봐 무서워서 겨우 버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뱀이 분명히 죽었는데 구덩이에 던져진 뱀의 몸은 꿈틀거리는 겁니다. 그 모습을 보고서 땅에 묻었지만 며칠간 그 근처에 가지를 못했었습니다.
이러한 추억으로 인하여 모세에게 명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이 저로서는 생경하게 다가옵니다. 뱀은 머리를 짓누르거나 잡아야 하는 것이 상식임에도 왜 하나님께서는 모세로 하여금 꼬리를 잡으라 하셨을까? 아마도 여기에는 상식과 비상식을 초월하시는 하나님의 신비로움이 담겨있다고 여겨집니다.
즉 인간과 인간과의 관계성은 상식을 존중하고 지켜야 하지만,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주시는 말씀이나 방법은 초월적임을 알려주시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생각해야 할 것은 지금 모세를 사용하시는 하나님의 구원 역사는 특수한 케이스에 해당됨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 옛날 모세도 뱀의 꼬리를 잡으니 지팡이로 변했다. 그러니 오늘 우리도 뱀의 꼬리를 잡아도 된다는 식으로 이해한다면 성경을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하는 대표적 모습일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66권인 성경 말씀을 통하여 당신의 뜻을 이미 계시하셨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성경 기록의 분명한 목적을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밝히셨습니다.
예수께서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심을 믿게 하려 함이요 또 너희로 믿고 그 이름을 힘입어 생명을 얻게 하려 함이니라(요한복음 20:31)
예수 그리스도, 그 이름을 힘입어 영생을 얻게 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고, 그분을 영접하는 자만이 하나님의 자녀와 백성이 될 수 있변은 변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여러분 한명 한명을 주님의 이름으로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