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 체험
봄이 완연히 다가왔다. 시골 처녀가 봄바람에 치마폭을 날리며 나물을 캐러 들로 나들이하듯, 라우어 입주민 스무여 명은 기장군 끝자락 장안 용소리 마을로 향했다. 마을 입구에서부터 좁은 외길을 따라 계곡 깊숙이 들어갔다.
그 깊은 계곡에는 맑은 물이 흐르고 넓은 농장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일행은 작업복과 장화를 신고 호미와 바구니를 들고 밭으로 들어갔다. 그 밭은 3,000여 평으로, 지난겨울에는 배추를 수확해 나흘 동안 김장을 하여 기장군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또한 입주민들에게도 설날 선물로 한 상자씩 나누어 주었다.
농장에 들어서니 사람들이 밭고랑을 따라 거름을 뿌리고, 잡초가 자라지 못하도록 비닐을 덮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우리 일행은 들판 곳곳에 자라 있는 냉이를 캐기 시작했다. 언제 돋아났는지 냉이에는 벌써 꽃이 피어 있었다. 모두들 한 바구니씩 냉이를 캐고, 꽃대를 다듬느라 옆을 돌아볼 틈도 없이 열심이었다.
다음은 농장에서 자라고 있는 시금치와 파를 뽑는 일이었다. 수확한 것은 각자의 몫이라고 하니 손놀림이 더욱 빨라졌다. 비닐봉지가 빵빵해질 때까지 다듬어 담았다.
두 시간 동안 허리를 굽혀 일을 하고 나니 시장기가 돌았다. 일을 마친 뒤 농장을 나와 손을 씻고 농막에 둘러앉았다.
음식 또한 푸짐했다. 농장에서 난 봄나물이 접시에 가득 담겨 나왔다. 배추, 시금치, 상추, 냉이, 취나물까지 봄의 향기가 가득했다. 두툼한 삼겹살과 수육, 막걸리와 맥주까지 더해지니 마치 큰 상을 받은 기분이었다. 대표님의 선창으로 건배를 외치며 잔을 높이 들고 “브라보!” 하고 외쳤다. 막걸리 한 잔에 온갖 시름이 달아나는 듯했다.
나는 외출을 하면 음식이 늘 조금 걱정된다. 대형 수술을 받은 지 십수 년이 지났지만 아직 마음껏 먹지는 못한다. 특히 기름에 튀긴 음식은 피해야 한다. 술도 주로 막걸리를 마신다. 막걸리에는 항암 효과에 좋다는 스콸렌 성분이 다른 술보다 많이 들어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우리의 전통 술이라 더욱 정겹다.
대표님은 입주민을 향한 사랑이 언제나 한결같다. 농장에서도 농부처럼 분주히 일손을 거들었다. 산골 농장에서 차려 주는 음식 또한 그야말로 신토불이였다.
나는 이곳 라우어에서 대표님과 체조 단장, 그리고 입주민들이 함께 살아가는 모습에 늘 고마움을 느낀다. 성경 말씀에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오늘도 라라팜 농장에서 그 말씀의 뜻을 다시 배우게 된다.
첫댓글 오늘 자연속에서 좋은 분들과 좋은 음식과 행복한시간보내셨네요~ 부럽습니당~ 대표님께서 직접 키운 채소와 나물들 드시고 항상 건강하십시오~
저 역시 매년 라라팜 농장이 시작되는 것으로 봄이 오는 것을 느낍니다. 오늘도 고생하셨고 라우어의 생활반경이 농장까지 넓어지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