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어찌됐든 독이든 성배를 어쩔 수 없이 억지로 받고서
애초에 목표했던 최종예선 진출과 월드컵 본선 진출을 성공시켜준 최강희 감독에게 감사하고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개인적으로 최강희 감독 참 좋아하는 감독이 연고지도 전주입니다.
제가 이런글 쓴다고 감독 까라는 둥 그렇게 생각을 안하시길 바랍니다.
이런글 쓰면 무조건 까다 빠다...이런식으로 생각하시는 분이 있고 댓글도 그렇게 다는데...
공과 사는 구별하고 비난이 아닌 비판을 위한 글을 남기는 겁니다.
각설하고 본론을 넘어가겠습니다.
일단 최강희 감독의 변론도 조금 하겠습니다.
최강희 감독이 취임했던 시기자체가 한국축구가 정말 벼랑끝의 아주 끝으로 밀렸었죠.
쿠웨이트를 무조건 이겨야하는 부담스런 상황에서 어찌됐든 결과적으로 승리를 이끌었죠.
그 후 2~3경기까지 훌륭한 성과를 얻어냈습니다.
그 과정에서 그 당시 챔스 우승으로 잘나가던 울산멤버들이 주축이었고 그들은 국대에
와서도 그 성과를 연이어 만들어냈습니다.
최강희 감독입장에서 임시방편이 믿을만한 키가 된거죠. 사실상 그 시기에 새로운
조합을 만들기에는 시간과 상황이 녹록치 않았고 이미 잘 만들어진 폼을 끌어다 쓴 셈입니다.
어찌보면 안정적이고 영리한 방법이었죠.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분명 그 이후 위기를 넘어선 한국축구가 다시 발전을 해야하는 시기였습니다.
안타깝게도 최강희 감독은 한번 실효를 거둔 기존체제를 바꾸려는 노력은 많이 하지 않았습니다.
그게 제일 안타깝습니다.
이 부분에서 무엇이 문제였는지 분석해봤습니다.
최종예선 첫1~3경기에서 최강희 감독 체제는 분명 실효를 거두었지만
문제는 상대팀도 한국체제에 점점 적응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솔직히 이 전술 자체도 아시아에서나 국한되어 사용할 수 있었던게 사실입니다.
상대팀과의 전력차가 보이기에 일방적으로 몰아붙일수 있다는 자신감에 의한 전술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앞서 말한것과 같이 아무리 상대팀들과 한두단계의 전력차가 있다해도
상대팀들도 한나라를 대표하는 국대 선수들이고 감독입니다.
이미 공격의 다양성이라는 혼란이라는 전술을 삭제한 팀을 상대하는 상대국들은
상대적으로 전술 준비가 편할 수 밖에 없습니다.
대놓고 일명 뻥축구를 사용하는 팀인데 그리고 상대했던 팀이었기에 전술적 준비가 편한거죠.
전술적인 문제를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김신욱의 큰키는 분명 아시아에서는 매력적이고 치명적인 공격옵션이었던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너무 그 전술 하나에 올인한 것은 정말 상대팀에서는 땡큐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다르게 해석하더군요.
김신욱의 큰 키를 이용한 헤딩연결로 인해 수비수들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고 당황시킬 수 있으며
그로인해 공격전술에서 크게 유용할 것이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일단 상대팀도 한국축구 전술이 어떤지를 알고 들어온 상태입니다. 무슨 혼란을 줍니까?
미리 알고 대비까지 한 팀에게...
이미 그 전술에서 상대팀들은 연계해주는 타겟맨에게 붙어서 부정확한 연계를 의도하고
뻔히 그 떨어진공을 쇄도하려는 선수들을 맨투맨으로 붙고 있습니다.
애초에 공간이 나지 않는 전술에 공간이 필요한 방법을 주구장창 시도한거죠.
차범근 감독이 중계중에서도 말했죠?
미리 패털티 박스에 들어가지말고 공중에서 연결을 해줄때 2선에 있다가 쇄도해서
볼을 따내라고...
이것역시 맞는 말인데 선수들이 그렇게 못했던 이유도 있죠.
쇄도할 공간자체가 별로 없었기에 애초에 패털티공간안에 모여있었고
상대팀 수비수들도 뻔한전술이기에 공격수들을 맨투맨으로 적극적으로 붙고
수비라인 자체를 내리고 공간을 주지 않습니다.
뻥축구가 수비라인을 내린 팀에게 유리하다고요?
전혀 그러지 않습니다.
이 전술의 전제 조건은 무엇보다도 우수한 킥력을 가진 사이드 인력이 필요합니다.
베컴이나 피를로 스네이더같이 우리 공격수에게 정확하게 크로스를 올려줄 선수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현 상황에서 그에 맞는 공격수가 없는 상황에서 이 전술을 시도하니
그리고 이 전술을 알고 있는 상대 수비수들은 부정확한 공만 컷트하면 편해집니다.
애초에 전술적 한계와 문제를 알고 있었고 타개법 또한 있었습니다.
일단 비공개 훈련을 머하러 했는지 몰겠습니다. 어차피 이제까지 했던 전술을 계속 쓸거였으면서
그리고 그나마 속이려 했다면 공식 기자회견장에서 김신욱을 대표선수로 데려가지 않았다면
최소한 상대팀 감독에 혹시나 하는 혼란이라도 줄 텐데 대놓고 김신욱데려가니
상대팀 감독은 아..이번에도 뻥축구구나 확신을 심어주네요..;;
우리나라 전술적 한계는 뻥축구가 문제가 아니라 뻥축구를 어떻게 하느냐였습니다.
공격의 다양성을 아예 생략해버린 상황에서 공간이 나지 않습니다.
일단 수비수들을 흔들어 놔야 공간이 생기는데
너무 중거리 슈팅이 약했고 수비에서 공격으로 올라가는 시간도 오래 걸렸습니다.
이제까지 한국축구의 장점 속도였는데 갑자기 고속도로가 국도로 변한것처럼 꽉 막혔습니다.
선수들사이의 적절한 간격조절 자체가 실패한겁니다. 뻥축구 이전에 간격부터 잡아야 했습니다.
이 간격을 잡고 속도를 붙여야 공간이 생기고 그 공간에서 뻥축구도 성공합니다.
그리고 수비혼란을 주기 위해서 수비수들을 끌고 나와야했는데 공격수들이 짱 박혀있어버리니
안그래도 과밀집상태의 공간을 더 빡빡하게 해주더군요.
공격수들의 활동량 부족도 문제점이었습니다.
1선과 2선을 오가고 좌우를 스위치하면서 수비수들을 끌고 나오고 흔들어야 했습니다.
좀더 개인전술에 자신감을 가지고 수비수들을 달고 다니고 지치게 만들어야 했습니다.
2선에서도 좀 더 정확하고 과감하 중거리 슈팅으로 수비수들이 2선으로 나오게 유도해야
했는데 애초에 계획적인 전술이 아니라 시간에 쫒겨서 나중에야 초조한 나머지
부정확한 슈팅을 하니 당연히 효과가 없겠지요.
그리고 전술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 2선에서 슈팅을 선수들이 눈치를 보는건지 많이 아끼는 듯한
느낌입니다.
박주영 이야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축구가 아시아의 패자였던 시절이 박주영선수를 빼놓고 말하기 힘든점도 사실이기도 합니다.
물론 박지성 이영표 선수는 독보적인 선수들이고요.
공격수로서 박주영의 옵션은 정말 매력적이었습니다.
무엇때문이었냐면 전천후 플레이어였기 때문입니다.
큰키는 아니지만 높은 점프력을 이용한 뻥축도 가능했고 연결도 정확한 편입니다.
그리고 기본적인 스피드가 있어서 뒷공간 활용또한 가능했고 패스 연계도 훌륭하고
수비수 한두명도 달고 다닐 드리블링도 가능했습니다.
이것은 공격의 다양성을 이끌어 낼 수 있었습니다. 뻥축이 안되면 중앙연계 사이드 연계
아니면 개인전술 흔들기 이러한 공격의 다양성으로 수비수들을 지칠게 만들고 혼란을 줬습니다.
또한 이 전술이 한국축구에 잘 맞았고 좋은 결과를 많이 만들었습니다.
사실상 아스날 시절에 게임도 못나오던 시절에도 박주영은 1~2골씩 꼭 넣고 갔지요.
지금은 폼이 많이 떨어져서 안된다...;;; 그때 마찬가지였구요. 도리어 아스날시절에 비하면
감지 덕지였고 팀내에서 불화도 있는 모양이고 막상 경기 나왔을때면 이아고 아스파스를 제외하면
경쟁자들에 비해 쳐지는 실력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고액연봉자에 대한 기대감과 실망감이 큰건 사실이고요.
이 부분에서의 경쟁력 상실이었지 폼이 떨어졌다고 무조건 평가하기 힘들다고 봅니다.
암튼 박주영선수를 변호했는데 박주영선수를 다시 국대로 끌어들이자가 문제가 아니라
박주영선수같은 역할을 했던 선수도 없었고 그러한 전술 자체를 시도하지 않았다는게 문제라는 겁니다.
사실상 박주영 선수가 없던 상황에서 제일 비슷한 유형의 선수가 손흥민이라고 봅니다.
앞서 말한 전술이 가능한 선수였고요. 박주영 선수도 수비지향적인 아시아팀들 상대로 이 똑같은 전술로
골을 많이 넣었습니다.
무조건 안된다고 전술자체를 변화하려 하지 않고 시도하지 않았다는게 더 문제였다는 것입니다.
차라리 지동원 한국영 이명주 선수들을 더 활용해서 더 많은 활동량과 공격의 다변화를 선택했다면
이란입장에서 더 어려운 선택지가 아니었나 생각해봅니다.
이미 선수들에게 최적화된 자리가 아닌곳에서 활용을 하니 그선수가 빛을 바랠수밖에없지요.
손흥민 선수 지동원 선수 별로였다고 하기 전에 손흥민 지동원선수에게로 연결된 패스부터
먼저 지적을 하시지요. 공간도 없는 곳에서 고군분투하지 않았나? 라는 의문을 가져보세요.
공격선수들은 많아야 머합니까. 이미 2명은 패널티에어리어에 박혀있고 나머지 선수들은 안그래도
빡빡한 공간으로 그 공을연결해야 하니..얼마나 답답하겠습니까?
정말 이 뻥축구가 최선이었을까요????
최소한 전술의 변화를 시도했어야 한다고 봅니다....
첫댓글 동감 합니다. 한국축구를 한단계 퇴보시킨 전술,전략,선수운영 모두 문제 입니다.
최강희 감독을 욕할필요도 없고 욕해서도 안되었지요. 사실상 임시방편 감독을 가지고 왔으니 감독이나 선수들도 의욕부분에서 상대적으로 떨어졌고요...;
동기부여하지 못한 감독탓이죠..
언론플레이로 동기부여를 잡는다는 다소 구시대적인 발상도 문제입니다.
선수들을 완벽하게 컨트롤할수있는 능력또한 부족했구요..
그 전까지의 커리어나 경기력을 보았을때 결코 최강희 감독의 능력 자체에는 그다지 태클 걸 부분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임시'라는 점과 '자신이 원하지 않았던'이란 부분에 너무 치중해 국대 감독이라는 자리를 너무 안일하게 임했던 것 같아서 그 태도는 충분히 질타 받아야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