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수동물병원 내과실을 점령하고 있다.
원장님이 만든 홈피에 무신 수의사 일기를 쓰라고 근 5개월간 협박을 당하고 있으나꿋꿋하게 버텨냈었다... 근데 이제 더이상 기공이 딸려서 절벽까지 내몰리게되어...
한번 써보자는 맘으로 홈피를 뒤지던중....
우리병원에서 인턴생활을 했던 (지금은 원장님이 되었지) 이선생님의 글이 있더군.
글이 길어서 안볼라고 하다가 심심한 김에 한번 보았는데....
자! 너희들에게 공개한다..
이사람.. 어찌나 박식하고.. 어찌나 유머러스하고... 어찌나 무협지를 많이 읽었는지를 알수 있을 것이다.. 나만 보기 아까워서... 올린다.. 즐감!
제목 : 병원 풍운기...
이른아침 강호에 부는 바람에 실려온 살기가 뼈속깊히 느껴지니..
동남북 방향에 위치한 동물병원에서 래(來)한지라..
급히 토큰두닢과 핸두폰을 차고 길을 나섰다..
전날 밤 져그족과의 전투로 인해 급격히 기가 쇠한터라
思他門(샤타문 ; 본 전인턴 무림의 본거지에 들어가기 위한 문) 올리기도
벅차오니 세월이 무상코 귀밑털이 어지럽다.
3척 密傑萊(밀걸레)를 신기에 가까운 뇌공으로 휘두르며 바닥을 평정하니
강호에 부는 바람이 더욱 신선하게 무림을 휘감아 돈다.
전일 去世次(거세차 ; 웅기를 없애 버리는 초절정 테크닉) 무림에 來院(내
원)하기로 약조한 亞主魔(아줌마)가 手術前窮氣技(수술전궁기기 ; 수술전
굶기기라고도 하며 그대로 해석하면 손보기전에 기를 쇠진하는 기술)라는
무림의 원칙을 무시하고 胃腸膨滿(위장팽만)상태로 나타났다.
아무리 뇌공과 무예가 뛰어난들 위장팽만술이라는 변칙술을 구사하는 亞
主魔(아줌마) 强兒支(강아지)에게는 당해낼 재간이 없다.
이들에게 경솔히 범접했다간 手術中口吐(수술중구토)라고하는 필살기에
살아남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어쩔수 없이 午後魯手術然奇(오후로수술연기 ; 상대또는 자신의 상태가
적합치 않아 대결을 피하는 소극적인 기술)를 구사하기로 결정했다.
....
오랫만에 亞主魔(아주마)가 아닌 兒加施(아가씨)가 美尼水居鬪(미니수거
투 ; 정신혼미와 시선처리곤란을 유발하는 마(魔)의 섬유)를 휘날리며
무림의 문을 들어서니... 親折刀(친절도 ; 아가씨에게 특히 자주 사용하
는 비검)을 가슴에 품고 다가섰다.
療口瑞(요구서)를 가슴에 품고 묵묵부답으로 마주서니 긴장감만이 팽팽
하게 우리 둘을 감쌌다.
과연 그녀의 요쿠서가 펼칠 병마는 무엇이길래 안절부절 못하는 것인지
......
아가씨로써는 부적절한 豆部搔破術(두부소파술 ; 할말을 하지 못하고 머
리를 긁는 기술)만 구사하나 바람결에 흩날리는 비듬조차 아름답다.
어쩔수 없이 觀心法(관심법)을 동원하여 정신을 집중하니...
뚜둥...
그녀의 요쿠셔는 바로.....[生理中 ; 생리중]
"마술중이군요" 라는 完谷語法(완곡어법)을 구사하자 아가씨는 관심법
의 위력에 놀란 눈치였다.
조용히 그녀의 요쿠셔를 받아들고 李發觀察術(이빨관찰술)을 펼치니
요쿠서는 [1년미만 첫발정]
生理對(생리대) 오천원이라는 혁혁한 전과를 올리고 아가씨에게 돗자리
펴라는 치하까지 들으니 마음은 날아갈 듯이 가볍다.
.....
중식후 춘곤증이라는 내부의 적을 소탕키 위해 커피한잔의 풍류에 젖어들 무
렵...
眞都個(진도개)출현..
이 진도개는 몇일전 亞著時(아저씨)의 約萬他家技(약만타가기) 기술로 나를
괴롭히던 그 진도개가 아니였던가..
사실 이 약만타가기 기술은 보이지 않는 상대와 싸우는 아주 위험한 기술로
써 상대가 어떤 기술을 구사하는지 상태가 어떤지도 모르고 대적해야하는 그
야말로 봉사 외나무 다리 건너기보다 더 위험한 필살기로 알려져 있다.
奮變(분변 ; 똥)이라도 가져오라는 나의 간곡한 부탁에도 불구하고 연 4일
동안 약만타가기 기술을 구사하며 나의 목을 죄던 그 아저씨..
드디어 貧死(빈사 ; 거의 죽을 경지)의 기술을 펼칠 진도개를 들고 나타나니
무림은 침울한 죽음의 기운이 감돌고 나의 눈앞엔 패배의 짙은 그림자가 드리
워진다..
[波保腸炎 ; 파보장염!!!!]
그 어떤 뇌공보다 더 무섭다는 그 파보장염이였다. 한번 이 필살기에 걸렸다
하면 왠만한 개들은 거의 죽음에 이르게 하는 정복되지 않는 필살기!!
게다가 아저씨는 "약 잘못써서..!!"라는 雨基伎(우기기)라는 뇌공으
로 나를 공격해 오니 나는 冷場庫(냉장고 ; 나의 무기중 일부를 보관해 두는
곳)에서 비장의 무기 파보장염키트를 이용하여 雨基伎(우기기)를 진압해야했다.
나의 파보장염키트술에 공격당한 아저씨... 검사료 이만오천원에 입을 다물지
못하고 治療抛技(치료포기 ; 수의사를 정신적 아노미 상태로 몰아 넣는 자살
공격)로 나를 공격해오니....
모든 공격기술의 기본인 隣開累(린게루)를 준비하던 나의 팔다리는 떨려오
고....
그들이 떠난 무림에는 피똥냄새만 가득하다..
.......
아득해진 정신을 가다듬고 아침에 무림에 내원한 개에 대한 去世術(거세술)을
펼치니 검은 허공을 가르고....
가끔씩 事料八技(사료팔기)를 구사하는데 오늘따라 物件甲各技(물건갑깍기)
로 대적하는 검객이 많은지라 鈐堰沮珠技(껌얹져주기 ; 써비스로 개껌하나 얹어
주는 기술로 특히 아주마들에게 유효한 기술이 되겠다.)로 대적하였다.
.....
이렇게 무림의 하루해는 저물어 갈 무렵..
뜻하지 않은 초절정 뇌공에 다시한번 기가 쇠하니 그 기술은 이른바...
[子女保內技 ; 자녀보내기 ]!!!!
이 기술은 아주마들이 간혹 쓰는 잔혹한 전법으로써 주로 강쥐를 맡겨 놓고
찾으러 올때 직접 오지 않고 쪼매만한 자녀분들에게 수술비의 약 10% 내지는
20%를 제하고 쥐어 보내는 그야말로 나의 혈을 끊는 마지막 필살기가 되겠다.
"엄마가 이거밖에 안줬는데요..."
오.~ 신이시여.. 제가 이 쪼매만한 자라나는 새싹에게 자본주의의 논리를 내
세우는 잔인한 시험에 들게 하신단 말씀이십니까??
"그래.. 강아지 자알~ 키워야돼 알아찌?"
난 오늘도 이 한마디로 강호에서의 다사다난한 하루를 접는다.
어둠이 짙어진 강호에는 개짖는 소리만 메아리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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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이런 손님이 있지만 대부분은 강아지를 정말 사랑하시는 좋은 이웃분들
이십니다. 오해없기를..
카페 게시글
주저리...주저리....
그의 유머러스함과 박식함에.. 놀라며..
댄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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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4
04.01.09 14:04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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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캬캬캬 잼있구만
ㅋㅋ 옛날 기억이 떠오른다...ㅡ,.ㅡ^
친절도, 우기기, 약만타가기, 자녀보내기 기공이 가장 웃긴거 같다....ㅋㅋㅋㅋㅋ
야~ 진짜 웃긴다. 야~~ 이거 진짜 웃겨~ 우리 마누라도 보여줘야겠다. 흐하하하하~!! 종원이의 재치와 박심함에 기절했다. 하하하
이건 또 무신소리야.. 무신 종원이야.. 이넘아... 종원이랑 상관없어 나도 본적없는 우리병원 옛 인턴선생 야그인거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