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죄로 3일 사형된 한 깡패 두목의 수감생활에 얽힌 교도소 비리가 중국 사회를 경악케 했다고 동아일보가 7일자로 보도했다. 교도소 관계자들에게 거액의 뇌물을 먹여 감형을 받아냈는가 하면 감옥 안으로 매춘부를 불러들이고 여자 교도관을 자신의 정부(情婦)로 삼았으며, 허위 진료서류로 치료감호 조치를 얻어내 석방된 뒤 또다시 살인을 저질렀기 때문.
100여명의 부하를 거느린 쩌우셴웨이(鄭顯衛·40)라는 이 수감자는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 경제 개발구를 근거지로 대형 나이트 클럽을 비롯한 야간업소와 음식점을 차려 1000만 위안(약 15억 원)이 넘는 돈을 벌었다는 것. 동아일보는 이어 “그가 잔인하고 칼 쓰기에 능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그는 1992년 10월 부하들과 함께 라이벌 조직을 습격해 두목을 엽총으로 쏘아 죽인 뒤 해외로 도피했다가 검거돼 1995년 사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다른 범죄조직의 정보를 경찰에 넘긴 대가로 2년간 사형집행 유예를 받았다. 랴오닝성 와팡뎬(瓦房店) 교도소에 수감됐던 그가 다롄 교도소 소장에게 5000위안(약 75만원)과 아파트 한 채를 상납하고 1996년 다롄 교도소로 ‘거주지’를 옮겼으며 교도소장과는 호형호제하는 사이가 됐다.
신문은 “1996년 가을 교도소가 쩌우를 경비 조달을 위한 산하기업 책임자로 임명했으며 이때부터 그는 회사 일을 핑계로 바깥 출입을 자유롭게 했다”며 “그가 교도소장의 벤츠 승용차로 매춘부를 교도소로 불러들이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교도소장은 1997년 설을 앞두고 쩌우에게 떡값을 요구해 10만위안(약 1500만원)을 받았다. 그 대가로 교도소 내에 침실 3개와 거실, 컬러TV, 냉장고, 에어컨, VCD, 일반전화 등을 갖춘 호화주택을 쩌우를 위해 지어주었다. 차출된 죄수 2명이 하인처럼 쩌우의 시중을 들었다.
교도소의 왕으로 군림한 쩌우는 말을 듣지 않는 죄수에게는 린치를 가하고 충성하는 죄수는 돈을 받고 교도소장에 건의해 감형하거나 가석방시켰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또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리는 그에게 반한 유부녀 교도관 한 명이 그의 정부 노릇을 자청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1997년 쩌우는 교도소장에게 감형을 요구했다. ‘위 사람은 교도소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는데 결정적인 공을 세웠고 모범적인 수형생활을 하고 있음’이라고 쓴 가짜 서류 한 장으로 17년형으로 감형됐다. 이후 10만위안 단위로 매년 뇌물을 바친 끝에 1999년 다시 15년형으로 단축됐다.
신문은 마침내 쩌우가 그해 7월 정신질환자인 것처럼 허위 서류를 꾸며 수감 5년만에 치료감호 명목으로 교도소를 아주 떠났다고 전했다.
신문은 그가 밖으로 나온지 한 달만에 다시 라이벌 조직을 습격해 두목을 살해했다가 10개월 후 경찰에 붙잡혔다고 보도했다. 2년간의 보강수사 끝에 교도소 비리의 전모가 드러났고 쩌우는 3일 총살형으로 생을 마감했다. 교도소 관계자들 역시 줄줄이 구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