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와 함께
2014년 12월 20일 연변 용정 명동촌 윤동주 생가에서 열린 윤동주 시인 탄생 97주년 행사에서
축시를 낭송하고 있는 림금산 시인의 모습이다.
시인 림금산
시집: “불새”, “살구꽃 복사꽃” 등 수권/ 정지용문학상, 해란강문학상, 백두아동문학상, 해외동포문학 안민상 등 수차/ 중국작가협회 회원, 연변작가협회 이사, 중국조선족소년보사 기자부 부장.
부리 고운 새
어느날 나의 메일에
새 한마리 날아들었다
부리 고운 새
흘리는 울음마저
은방울 굴리는듯 고운 소리…
하지만 울음의 내용은
곱지만은 않았다. 압력이 느껴졌고
쨍-하니 아픈 사연…
순간, 메일의 글줄들은 줄줄히
온갖 울음으로 장식되였다
눈물향이 진동하는 눈물잔치였다
지어 싸이트 자체가
처량한 눈물속에 휘청이였다
살아생전 처음으로 안아본
게세찬 울림이였다
지구천정이 흔들리는 느낌
키보드를 두드리는
그 소리가 가까이 느껴질수록
달리고 넘어지고 다시 또 내닫는 소리
거치른 소리…땅-하고 울리는 총성!
가슴속 밑창까지 짜릿하게
흘러드는 끈쩍끈쩍한,
비릿한 그러나 또한
담담하면서 눈앞이 뿌잇한
피가 넘어지는 소리였다
피가 다시 일어서는 소리였다
피가 또 허겁지겁 달려가는 소리였다…
피는 마구 강에 뛰여들어
물결과 함게 잔파도가 되였다
거침없이 일어나는 거품이 되였다
피의 머리칼이 솟았다 갈앉았다
아짜아짜한 장면의 반복…
아침노을이 강을 잠에서 일으키는 순간
파도는 다리미질 한듯 반듯하고
반듯한 수면우로
피는 무리지어 솟구치며
다시금 대지를 굽어 마지막
눈물 짜던지고
어디론가 멀-리 줄지어 날아갔다…
어느날 나의 메일에
갑자기 또 새 한마리 날아들었다
부리 고운 새,
흘리는 노래마저 은방울 굴리는듯…
@동포세계신문(友好网報) 제329호 2014년 12월 23일 발행 동포세계신문 제329호 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