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수원 집으로 시집간 사촌누나 ~~~~~
그저께 일요일 오후 느즈막이 부산 엄궁동 농산물 청과 도매시장에
들렀더니 수박 참외 토마토등 과일들이 싱그럽게 놓여 있었다
두세집을 지나니 빨갛게 익어 탐스런 자두가 있어 한소쿠리 사가지고
와서 먹어보니 옛맛이 되살아 났다
국민학교때 4~5학년쯤 되는해에 중부님이 그때까지는 우리시골 마을에
계셔서 3남3녀의 자녀를 두고있었다 그중 셋째이며 큰딸인 누나를
산넘어 면소재지에 사시는 자형에게 시집을 보냈다
시집가는날 집마당에 멍석을 깔고 병풍을 둘러치고 상을차려놓고
동네사람 일가친척 모두모여 혼례를 치렀다
혼례를 치른후 신랑은 그때부터가 지옥인것 같았다
우리집안은 사촌까지만 하여도 많은데 8촌정도 까지 모두 모였다
동네및 주변에 친척들이 많이 살았다 그러다보니 우리 집안에
먼저 장가든 자형들은 옛날 본전생각 갖가지 당한 방법들을
두루섭력 하였고 그방면에는 대가 들이었다
그날 오후 해가 기울어지자 취기가 오르면서 슬슬 장난끼가
발동되어 신랑에게 신고식 받을려고 시비를 슬슬건다
야 최군 술떨어졌다 음식 떨어졌다 하다가 최군너는 여기 사위될려면
신고 똑바로 못하면 집으로 가라 최서방소리가 그냥 나오나 잘해
그러다 어디서 준비했는지 강목(굵은끈)을 가져와 두발을 묶고
발바닥이 천정을 향하도록 기둥뿌리에 달아 매는것이 아닌가
나무 몽둥이를 가져와 짝짝소리나게 장모님 신부 들으라고
두들겨 패면서 부족한 요구사항을 말하며 즐긴다
조금 먹고 즐기다 짝짝소리에 중모님은 음식 갖다나르기 바쁘고
착하고 마음약한 누나는 봐달라고 빌면서 수줍어 하고
그리하여 그 통과례가 끝나면 최서방등에 누나엎혀 마당을
몇바퀴 휘휘두르고 즐거운 여흥이 끝난다
자형집에는 담배가게를 하면서 마을넘어 산길지나 학교가는
중간쯤 과수원이 하나 있었다 이곳은 우리면에 하나밖에 없는
과수원이었다
과수원에는 자두 복숭아 사과나무가 있었다
우리 어릴때는 돈도 귀하고 먹을것도 귀하여 과수원집은
아이들의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그러니 그 과수원집에 누나가 시집갔으니 그보다 좋은 빽이없으니
얼마나 좋고 기쁜일인가
보리타작하고 모심기 끝날즈음 지금 이맘때 즈음이며 자두나무에
자두가 조롱조롱 매달려 나무가 부러질려고 하고 따내기가 바쁠정도로
빨갛게 익어가고 오일 장날이 다가오면 따서 내다 팔아야 하는데
일손이 모자라 제때 따지못한 자두가 땅에 떨어져 널부러진다
상품은 약간 노랗게 익어 있을때가 최고이고 붉어지면 물러 터지기
때문에 가치가 떨어진다
우리 마을은 또래의 친구들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추억들이 많고
학교를 마치고 십리길을 걸어서 집으로 가다보면 중간쯤있는
과수원 옆길을 지나야 하는데 친구들은 내가 있으니 이제는
슬쩍 몇개 따먹지도 못하고 사먹으러 들어간다
그러면 나는 부끄러움이 많아 차마 사러 들어가지 못하고
입구에서 마음만 조리고 나무뒤에 숨어있으면 친구들이 들어가서 사고
누나가 동네 아이들이 누구집 아이인지 모두 아니까 나에대해 물으면
입구에 있다고 알리고(속으로 은근히 내이야기 해주길 바라고 누나가
나를 찾아 데리고가길 바라며)
누나는 다른 친구에게 데리고 오라고 시키면 못이기는척 들어가
자두를 얻어 가방에 책을 한쪽으로 몰고 한쪽은 비워서 자두로 가득채워
산을 넘어가서 실컷먹고 남는것은 동생들을 가져다 주었다
과수원 일손이 딸려 일손을 구하는데 농번기라 일손은 없고하여
토요일이면 나에게 자두및 복숭아 따는 일을 도와 달라고 했다
국민학생이지만 나는 7살부터 깊은산속까지 소먹이로 다니고 농사일을
많이 거들어 일도 잘하고 힘이 세었다
내가 가장좋아했던 과일들 자두와 복숭아를 실컷 따내고 상품가치가
떨어지는 과일을 원도 한도 없이 먹었다 그때는 얼마나 좋았는지
우리 부모님은 그렇게 좋아하시는 눈치가 아니었지만
중학교까지 그렇게 다니다 고등학교는 읍내쪽으로 나가야 했기때문에
그 맛은 끝나고 말았고 내 뒤를 따라오는 동생들이 그맛을 보았고
그후 누나도 고생만 하고 채산성이 맞지않아 과수원은 나무를 모두베어
밭으로 만들어지고 그만 두었다
지금보니 그때 그 과수원은 큰돈도 벌지 못하면서 노동일을 많이하는
고생 바가지(그당시 우리가 힘들여 고생한다는 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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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우애가 참 좋으시네요.추억도만으시구.....부럽군요^^
참좋으네요 추억 오래오래 간직 하셨다가 잊을려면 한번 더일러 주세요
시골의 정겨운 풍경~~~~~ 만발한 과수원의 그윽한 향기 전 가끔 배꽃 필때면 친척집에 들려 그향을 만끽하고 가슴에 담아온답니다..........좋은 하루 되시길~~~~~~~~!!!!
잘 읽었습니다. 참으로 보기좋은 우애군요. 앞으로도 영원하세요.
님의 글에 잠시 휴식을 취해보네요. 온통 선일씨의 글로 마음이 무거운 하루입니다.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60~ 70~년대 참으로 어려운 때 였지요 그때는 어렵고 힘들었지만 지나고나니 소중한 추억으로 남더군요. 님의 추억에 글은 한결같이 가슴에 쏙쏙 와 닿습니다.^^ 감사드리고 항상 좋은일만 가득 하시길...
저도 가끔씩 복숭아 사먹으러 과수원에 가곤했거든요...그떄그맛은 지금 그어디에서도 찾아볼수가 없네요..하기야!! 그때 맛없는게 뭐가있었겠어요...달콤한 복숭아 생각에침이고입니다.가끔씩 옛생각을 하게 만드는 님의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