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을 살아내며, 4월의 일기, 문경GC에서/주미향의 선심
“왜 이리 공이 많은 거야?”
카트 뒤쪽 짐칸에 헌 골프공이 가득 담겨있는 것을 보고 내 그리 물었다.
“공 잃어버린 손님들 편하게 쓰시라고요.”
답이 그랬다.
우리 고향땅 문경의 명문 골프장인 문경GC 진행 MGR 주미향의 답은 그렇게 선선했다.
이어서 어떻게 그 많은 골프공을 모을 수 있었느냐고 물었더니, 골프 진행을 도우면서도 세심하게 주위를 살펴 모은 것이라고 했다.
“이 봉지에 들어 있는 티는 또 뭐고?”
헌 골프공을 담은 짐칸 뒤에 매달려 있는 비닐봉지에 가득 담긴 티를 보고, 내 그렇게 물어봤다.
“그건 코스 청소한 거예요.”
주미향의 답은 또 그렇게 선선했다.
밝은 미소까지 띠면서 답을 했다.
그거 주우려면 귀찮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그 티를 그냥 놔두면 풀 깎는 전동차의 칼날을 다치게 할 수도 있어 주워야 된다고 했고, 그렇게 주워놓으면 티 잃어버린 손님들에게 작은 선물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참으로 아름다운 주미향의 선심이었다.
중국 청도 출신으로, 십 수 년 전에 그곳에 사업차 온 우리 한국 청년과 인연이 되었다 했고, 결국 부부의 연으로 이어져서 남편 따라 한국에 왔다 했다.
그 인연 또한 주미향의 선심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