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드 스톡 전 캐나다 통신 보안국 요원은 다이애나 황태자비가 어디에서 누구를 만나 어떤 활동을 하는지 감시했으며 여왕과 여왕의 방문객, 교황과 교황이 만나는 인물들까지 도청했다고 폭로했다. 비단 고위층 인사들에게만 이런 도청이 감행되는 것은 아니다. 보안전문가들에 따르면 서울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도청 검출기스위치를 올리면 도청전파가 심심찮게 잡힌다고 증언한다. 그만큼 도청은 일반화되어 있다. 도청은 이미 오래전부터 범죄수사에 널리 사용되어 온 전통적인 수사기법이다. 요즘 그 기술적 발전도 최고점에 이르러 있다고 한다.
도청 수사 도구에서 일상으로
구두밑창, 만년필, 양복 안주머니, 시계, 반지, 텔레비전 스피커 등등. ‘007’이나 ‘애너미 오브 스테이트’ 등 첩보 영화에 등장하는 도청장치들이다. 전화도청기나 실내용 대화도청기, 야외용 고성능마이크는 이미 한물간 도청기가 되어 버린지 오래다. 요즘엔 멀리서 입 모양만으로 대화를 알아내는가 하면 유리창의 진동을 음파로 재생하는 도청장치까지 첨단 기술들이 등장하고 있다.
도청기술의 생명은 얼마나 미세한 소리까지 잡아낼 수 있으며 멀리 있는 소리까지 잡아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하지만 보안전문가들은 최근 등장한 극소형 초고성능 도청기들은 성능에는 문제가 없는 수준에 까지 와있다고 전한다.
도청은 크게 대화도청과 통화도청으로 구분된다. 대화도청은 공기 중에 떠다니는 음성을 도청하는 것이고 통화도청은 도선이나 전파를 타고 가는 음성신호를 도청하는 것이다.
대화도청의 가장 초보적인 형태가 녹음이다 소형녹음기를 설치하고 녹음하는 것인데 이는 대화공간에 접근해야하고 녹음시간도 2시간 이상을 넘기기 어려울뿐더러 노출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도청의 초기형태로 요즘엔 이런 방법을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멀리서도 미세한 소리까지 듣는다
도청의 관건은 거리에 있다. 실제로 멀리서도 도청이 가능한 원격도청기의 등장은 도청기술의 급속하게 발전했음을 보여준다.
도청기의 원리는 무선마이크와 같은 원리로 보면 된다.
음성을 받은 마이크는 음성신호를 전파신호로 만들어 스피커에 보내주면 스피커는 이를 다시 음성신호로 바꾸어 우리가 들을 수 있게 해준다. 도청기도 마찬가지로 대화가 이루어지는 공간에 설치된 도청기는 말소리를 전파신호로 바꾸어 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는 재생기까지 보내주면 재생기가 이를 소리로 바꾸어는 주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도청기들은 도청기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한번은 도청장소에 접근해야 하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엄격한 보안을 통해 외부인 접근을 원천봉쇄하면 도청을 막을 수 있다.
이런 단점을 보완한 이 보다 더 정교한 도청기도 등장하고 있다. 바로 레이저 도청이다.
도청을 하고자 하는 장소의 맞은편 빌딩이나 집에서 레이저를 이용해 내용을 엿들을 수 있다. 원리는 유리창이 목소리로 인해 미세하게 진동하는 것을 레이저로 쏘아 감지해내는 것이다. 레이저를 발사하여 되돌아오는 파를 통해 음파를 검출해내고 이를 음성으로 변환하는 것이다. 레이저장비 가격이 너무 비싸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사용된 바가 없지만 미국에서는 이미 널리 사용되고 있다. 또 하나는 비디오로 대화 장면을 녹화하여 입모양을 분석하여 대화를 추론하는 방법이 있다.
생각까지 도청할 수 있다?
전문가에 따르면 일반도청기는 소리만을 들 수 있지만 앞으로 사람의 생각까지 컴퓨터로 알아낼 수 있는 수준의 도청기가 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도청기는 사람 귀에 들어가는 것인데 한번 들어가면 귀를 드러내지 않는 한 빼낼 수 없다고 한다. X-레이, CT, 내시경 등 특수 의료장비로도 발견할 수 없다고 한다. 그야말로 치명적인 도청기이다.
이 도청기는 사람의 생각을 상대편 컴퓨터로 전달한다. 회상이나 상상은 물론 꿈까지도 나타난다는 것이다. 사람의 신경수치까지 컴퓨터에 나타난다. 도청컴퓨터를 잡아내지 않는 한 평생 도청기에 시달려야 한다는 얘기다.
물론 이 도청기는 생산자체가 불법인 도청기이지만 도청기술이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의 수준에 까지 이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일각에서는 현재 이런 도청기가 존재하고 우리나라에도 이를 탑재한 사람이 존재하다는 의견도 있다. 생각만 해도 섬뜩한 일이다.
만일, 사람의 생각을 읽어낼 수 있는 도청기가 등장한다면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처럼 범죄를 미리예견하고 범인을 체포하는 일도 가능해지지 않을까.
다양한 도청장치
① 유선마이크로폰_ 가장 고전적이고 초보적인 형태의 도청방식. 초소형 고감도 소자가 시중에 널리 보급되어 있다. 선로가 멀어지면서 나타나는 손실을 보상해주는 프리앰프 회로를 채택해 수백미터의 원거리에서도 양질의 음성을 유선으로 들을 수 있다.
② 무선송신기_ 도청을 원하는 구역에 설치한다. 전파형식에 따라서 세분되는 각각의 유형이 있는데 변조방법에 따라 다양하다.
③ 캐리어 도청_ 음성신호를 비교적 낮은 주파수에 실어 AC전력선을 이용해 전송하는 방식이다. 집무실이나 호텔 등 특정 목표장소의 내부 전원공급용 AC벽 콘센트에 고감도 마이크와 도청모듈을 설치한 후 동일 빌딩내 안전성이 확보된 수신포스트에서 이미 설치된 호실별 채널을 선택하여 다수의 도청신호를 필요한 만큼 들을 수 있다.
④ 잡음형 수신장치_ 도청을 원하는 구역에 발신기를 설치하지 않고도 일정거리 밖에서 대화를 들을 수 있다. 서울 시내처럼 잡음이 많은 곳에는 사용이 어렵고 골프장 등 조용한 교외에서 200-300미터 쯤 떨어진 거리에서 대화를 들을 수 있다.
⑤ 밀착형 증폭마이크_ 초고감도 밀착형 마이크를 이용하거나 시멘트 못 형태의 변형된 마이크소자를 활용하여 콘크리트 벽, 바닥, 천장 등을 통해 실내 음성을 증폭하는 도청방식.
⑥ 레이저도청_ 도청대상 빌딩의 특정 유리창을 타깃으로 정해 레이저 빔을 발사한 후 돌아오는 반사 신호에 실린 유리창의 진동으로 추출한 음성 성분을 분석, 수신하는 방식.
⑦ 전파 반사형 도청_ 건물 신축시 레이콘 자재를 퍼부을 때 목표지점에 특수 칩을 숨긴 뒤 바로 이 지점에 전파를 쏘아 반사치를 구해 음성을 도청하는 일정의 레이더 형으로 패시브 리플렉터라고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