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일부터 3일까지 일박이일 일정으로 남해로의 여행을 떠났습니다.
목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전국적으로 비소식이 있겠다는 일기예보에 가뭄끝에 단비 소식이라 반갑기도 했지만 하필이면 우리가 여행을 하는동안 비가 온다니... 미리부터 꿉꿉하고 축축한 기분이 느껴져 마음이 개운하지 않았습니다.
어쨋거나 계획한대로 어둠이 채 가시기도 전, 새벽 6시에 집을 나섰습니다.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공영주차장에 도착한 시각은 예정보다 40분이나 이른 6시 50분이었습니다.
예보대로 금방이라도 비가 떨어질 것처럼 구름이 낮게 드리워져 있었고 여행을 떠나는 기분도 가볍지만은 않았습니다.
2년 동안 동창회를 위해 함께 동고동락한 선후배님들이라 반갑기 그지 없는 사이로 따뜻한 악수와 가벼운 허그로 정이 넘치는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차는 VIP 대형 버스로 14명이 타기엔 자리가 많이 남아 아까워 함께 못가는 임원님들이 안타깝게 생각되었습니다.
처음 도착한 곳이 남원, 추어탕으로 점심 식사를 하고 바로 근처 광한루와 오작교로 유명한 '춘향전'이 태어난 곳을 보러갔습니다.
날아갈듯 지붕의 곡선이 멋들어진 누각과 어울리는 수령이 오랜 나무들과 연못이 어우러진 풍광이 소설속의 춘향이와 이도령이 금방이라도 나타날듯한 느낌으로 산책을 즐겼습니다.
비가 오는 것도 아니고, 안 오는 것도 아닌 안개같은 묘한 연무현상에 안타까움이 더했습니다.
왕벚나무가 줄지어선 산책로엔 막 개화한 왕벚꽃들이 나무 전체를 감싸듯 피어나 눈부시게 아름다웠습니다.
지리산 노고단 올라가는 산길은 구절양장으로 표현되는 그야말로 꼬불꼬불한 산을 깎아 만든 길입니다.
한쪽은 깎아지른 절벽이라 내려다보는 가슴이 조마조마합니다.
정상에 가까운 주차장에는 세찬 바람과 잔설이 녹지 않고 쌓여있어 기온이 어느정도인가 짐작케 합니다.
구례로 내려와 유성룡대감이 거처하면서 징비록을 썼다는 '운조루'
부유한 평민의 저택인 '곡전제'를 구경하고, 쌍계사로 향했습니다.
드디어 빗줄기가 굵어지고 컴컴해진 시야로는 끝없이 줄지어선 왕벚나무 꽃을 감상하기엔 감질나고 안타까움만 더했습니다. 왕벚나무 꽃은 절정의 매혹적인 모습으로 관광객을 불러모아 쌍계사 들어가는 길이나 나오는 길엔 차들이 줄지어서서 미동도 않은채 20분씩 섰다가 몇 십 미터를 움직이기를 반복하여 예정된 일정보다 많이 늦어졌습니다.
남해의 유명 맛집인 우리 식당에서 멸치무침과 멸치 쌈밥, 갈치 구이로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우리가 일박할 남해 원예예술촌의 36회 서동화 부회장이 지은 일본식 정원으로 꾸며진 '화정'으로 향했습니다.
아늑한 집안에 들어서서 옷을 갈아입고 편하게 앉아서 이야기 삼매에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넓은 안방에 열네 명이 빙둘러 앉아 입담 좋은 주인의 재미있고 웃기는 이야기에 폭소에 폭소를 터뜨리며 웃고 또 웃었습니다.
너무 웃다 보니 눈물이 다 날 정도였고, 배꼽 빠진다는 표현으로 '배꼽이 동촌 갔다 반야월 갔다 왔다리 갔다리 한다'던 옛날식 표현이 생각 났습니다.
웃음이 엔돌핀을 생성하게 하고 면역력을 높여 암도 치료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오늘 웃음으로 보약 한재 먹은 셈은 되는 것 같습니다.
출발부터 하루 일정 대부분을 서동화 부회장의 수고와 애쓴 보람으로 우리 일행은 편안하고 맛있는 음식으로 여행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졸업기수별로 방 배정을 받아 조용히 꿈나라로 떠났습니다.
첫댓글 광한루에도 수양버들에 봄기운이 확 도는 군요. 벚꽃구경, 운조루 구경 참 잘 하셨습니다.
아는 얼굴들도 사진으로 보니 반갑구요...
수양버들 색깔이 가장 예쁠 때지요.
함께하는 도반 좋고 벚꽃이 절정이라 더할 나위없이 좋았습니다.
아직 사이 사이 바람이 불어 추워서 겨울 옷을 벗지 않고 있는데 사진을 보니히 봄이네요 이제 봄 냄새 푹 맡았네...
남쪽에는
변덕스러운 봄날씨에 맞추기 힘든 것이 옷차림이었습니다.이 앞다퉈 피니 봄의 한가운데였습니다.
춥다가 덥다가 하니 옷을 입었다가 벗었다가...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