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드온의 양털 시험이 주는 영적 교훈
사사기 6:36~40
찬송가 301장(지금까지 지내온 것)
기드온의 양털 시험에 대한 이 본문 말씀의 이야기를 이번 주 가정 예배 내용으로 다루었습니다. 기드온이 타작 마당의 양털에 이슬이 있고 나머지 타작마당은 보송보송 말라 있으면 자기를 미디안 군대를 쳐서 물리칠 구원자로 하나님께서 세우신 줄 알겠다고 기도하였습니다. 그랬더니 하나님께서 그대로 응답해주셨습니다. 그러나 기드온은 그 다음날 또 다시 거꾸로 양털은 마르고 주변 타작마당의 땅에만 이슬이 촉촉하게 적시게 해달라고 구하였습니다. 그랬더니 하나님은 또 다시 이 반대의 간구에도 응답해주셔서 양털은 마르고 주변 타작마당의 흙에만 이슬이 축축히 적셔 있었습니다. 이러한 기도 응답에 힘입어 기드온은 미디안과 전쟁할 때에 앞장설 용기를 얻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기드온의 양털 시험은 그 후에 적지 않은 성도들이 본받아 무슨 일이 있을 때에 하나님께 응답을 구하는 수단으로 사용되곤 합니다. 그래서 무엇인가 하나님의 뜻을 구하고자 할 때에 자기 식의 조건을 내걸고 하나님께서 응답해달라고 청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맨 처음 자기에게 프로포즈해오는 사람에게 결혼하겠다는 기도거나 맨 처음 자기에게 와서 사역해달라고 청하는 교회에 사역하러 가겠다고 기도한다거나 하는 식입니다. 계속 속을 썩이는 직장 상사가 한 달 안에 전근을 가거나 내게 와서 사과하지 않으면 그것은 내게 직장을 그만 두라는 뜻인 줄 알겠다는 식의 기도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기드온의 양털 시험은 잘못된 것입니다.
본래 기드온이 이 양털 시험을 한 것 자체가 잘못된 발상입니다. 하나님은 이미 기드온에게 미디안을 구하라는 명령을 주셨으니, 그는 이미 사사로서 사명을 받은 자였습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부르심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다고 하여 양털 시험을 구하는 것 자체가 그렇게 좋은 일이 아니었습니다. 기드온은 하나님께서 불러 주시고 세워주신 것을 깊이 묵상하고 자기에게 믿음을 달라고 간절히 청해야 하였습니다. 굳이 양털로 두 번이나 시험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믿음이 없는 기드온을 불쌍히 여기시고 그의 요구에 두 번이나 응답해주셔서 그로 하여금 확신과 용기를 갖도록 도와주신 것입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전적인 자비요 은혜입니다.
그래서 양털 시험의 기도 자체는 절대로 본보기가 될 수 없는 기도입니다. 기드온은 이미 하나님의 뜻이 분명히 주어졌는데, 그 하나님의 뜻을 온전히 믿지 못하여 믿음을 달라고 청한 기도로서 양털 시험의 기도를 드린 것입니다. 그러므로 알지 못하는 하나님의 뜻을 깨닫기 위한 기도로서는 합당치 않는 모델인 것입니다.
또한 하나님의 뜻을 알기 위하여 양털 기도 식으로 자기의 조건을 내걸고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가 스스로 확정 짓는 것은 틀린 기도인 것입니다. 하나님은 자기 백성이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가를 알고자 기도한다면 하나님께서는 분명히 응답해주시는 분입니다.
예레미야 29:12,13 말씀에서도 이르기를
“너희가 내게 부르짖으며 내게 와서 기도하면 내가 너희들의 기도를 들을 것이요 너희가 온 마음으로 나를 구하면 나를 찾을 것이요 나를 만나리라”
고 말씀하였습니다. 예레미야 33:2~3 말씀에서도 이르기를
“일을 행하시는 여호와, 그것을 만들며 성취하시는 여호와, 그의 이름을 여호와라 하는 이가 이와 같이 이르시도다 너는 내게 부르짖으라 내가 네게 응답하겠고 네가 알지 못하는 크고 은밀한 일을 내게 보이리라”
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 우리에게 향한 하나님의 뜻을 간절히 알려달라고 구하면 하나님은 반드시 그의 뜻을 우리에게 보여주실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그의 뜻을 보여주시는 방식은 여러 가지입니다. 기록된 말씀을 우리에게 생각나게 하시거나 읽을 때에 그 말씀이 우리 마음에 강하게 부딪혀 와서 깊이 아로새겨짐으로써 보여주시기도 하십니다. 마음의 소원을 가지고 그의 뜻을 보여주시기도 합니다. 내적인 음성을 들려주심으로 알려주시기도 합니다. 전혀 내 기도도 알지 못하고 내가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내게 와서 내가 기도하고 있는 기도 내용에 대하여 응답해주시기도 합니다. 하나님께서 자연스럽게 주변 환경의 변화를 통하여 기도에 응답해주시기도 하십니다.
그런데 이렇게 저렇게 하나님의 뜻을 우리에게 보여주셨을 때에도 우리는 그냥 덥석 받아들여서는 안됩니다. 이런 저런 검증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예를 들면 기도함으로 응답으로 주어진 하나님의 응답, 하나님의 뜻이 하나님의 계명, 성경의 말씀들과 충돌하지 않는가 여부를 살펴야 합니다. 또한 하나님께 영광이 되는가 아닌가도 살펴 보아야 합니다. 또한 자신의 마음에 평안이 있는가 여부도 살펴보아야 합니다. 하나님의 뜻이 알려졌는데 도리어 마음이 불안하고 겁이 나고 마음이 안정이 안된다면 하나님이 보여주신 그의 뜻이 분명한 지 다시 점검해 보아야 합니다.
분명한 것은 하나님의 뜻을 우리가 찾고 기도하면 응답해주신다는 것입니다. 다만 그 응답은 하나님께서 곧장 응답해주시기도 하시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기도하다가 응답이 더디다고 서둘러 기도를 그만 두고 인간적인 편법을 쓰거나 타협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끝까지 하나님께서 응답해주실 것을 믿고 끈질기게 기도하여 그의 뜻을 보여주기를 간구합시다. 그리할진대 하나님께서 반드시 우리가 알 수 있도록 그의 뜻을 분명히 보여주실 것입니다.
그러므로 함부로 내 기준을 정해놓고 하나님께 이렇게 해주시면 하나님의 뜻인 줄 알겠다고 구하는 양털 시험의 기도는 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자칫 양털 시험의 기도를 했다가 하나님께서 응답해주시지 않았는데도 덜컥 내 기준대로 어떤 상황이 벌어졌을 때 그 열린 문으로 달려들어갔다가 큰 낭패를 보는 일이 없어야 하겠습니다. 우리는 차분하게 하나님 앞에 하나님의 뜻을 진지하게 끈기있게 구하며 기다려서 하나님의 뜻을 분명히 확인하고 점검한 후에 그의 뜻을 우리 삶에 행하여 우리를 통하여 그의 뜻이 온전히 이루어지는 복을 누려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