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수리수리마수리’는 무슨 뜻일까?
원하는 바를 얻고 싶을 때 주문呪文을 외는 건, 동화의 흔한 패턴이다.
주인공은 주문을 외면서 엄청난 부를 획득하거나 초인적인 괴력을 발휘한다.
소원 성취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또한 뜻을 알 수 없는 신비한 말이라는 점에서 주문은 종교성을 지닌다.
만화에서 자주 언급되는 ‘수리수리마수리'는 누구나 익히 들었을 만한 주문이다.
천수경에 나타나는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라는 정구업진언에서 유래했다. 입을 깨끗하게 하는 진언이다.
진언의 사전적 의미는 '불보살을 향해 기도하거나 의식에 신령한 힘 을 불어넣기 위해 외우는 주문'이다.
산스크리트 만트라mantra를 번역한 말이다. 비교적 긴 진언은 다라니陀羅尼라 한다.
'옴마니반메훔'은 가장 대표적이면서도 간결한 진언이다.
관세음보살의 위력에 힘입어 살아서의 모든 죄악을 씻고 최상의 지혜와 복락을 거머쥘 수 있다는 믿음으로 왼다.
‘수리(깨끗하다)수리 마하(크다)수리 수수리 사바하(원만히 이뤄지다)' 역시 신앙심의 절정이다.
마음이 더 이상은 청정할 수 없을 만큼 청정하니 만사형통하지 않을 수 없으리라는 자기암시를 담고 있다.
광명 진언도 비로자나불이 영원한 행복을 가져다준다는 말이다.
‘옴 아모카 바이로차나 마하 무드라 마니 파드마 츠바라 프라바를테야훔.
이밖에 능엄주는 매우 긴 진언이자 많은 불자가 전체를 암송하기 위해 노력하는 진언이다.
‘스타타가토스니삼 시타타파트람 아파 라지탐 프라륭기람다라니 나맣 사르바 붙다 보디 사트베타남 사 삼붙다 코티남 사스라바카
삼가남 로케아르 한타남 ....' 실제로 온라인에서는 능엄주 기도에 대한 문의와 체험담이 쉽게 발견된다.
집중력을 높이고 번뇌를 정화할 수 있어 어린아이마저 개인기 삼아 암기하는 형편이다.
진언은 구태여 뜻을 해석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능엄주 기도와 여타 간경 기도 수행법 사이의 극명한 차이는 글자의 불가독성에 있다.
의미를 분석하기보다 무작정 일심으로 외는 것이 먼저다. 부처님을 이해하는 것을 넘어 부처님과의 합일을 꿈꾸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비非 언어성에 진언의 묘미가 있다.
이성운 동방대학원대학교 연구교수는 “입으로 이런저런 말을 하다 보면 옳다 그르다는 분별심으로 인해 구업을 짓게 마련”
이라면서 “얼핏 무의미한 말을 되풀이하면서 말하고 싶은 욕구를 분출하다 보면, 편견과 원망이 끊어진 사마띠 (선정)에 이르게
된다는 게 진언 수행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진언의 힘은 결국 주술의 힘이다.
상서로운 주문을 지극정성으로 외 움으로써, 부처님에 필적하는 힘과 기쁨을 누리고 싶다는 소망의 투영이다.
진언 수행을 힘 력 자를 넣어서 이른바 '주력呪力'이라고 일컫는 데서도 이러한 맥락을 읽을 수 있다.
최근 주력에 열중하고 있다는 조계종 불교문화재연구소장 일감 스님은 “인과관계를 규명할 순 없으나 이른바 부처님의 가피를
체질적으로 실감하고 심신이 쾌적해지는 건 분명한 사실”이라고 밝혔다.
간화선부터 간경과 염불 그리고 주력까지.... 모든 수행의 의의는 하나같이 지관止觀으로 수렴된다.
잡다한 의식 활동을 멈추고 고요한 마음으로 되돌아가 삶을 바로 보는 일이다.
곧 어떤 수행을 하는 마음에서 독을 빼는 게 우선이란 이야기다.
그 옛날 문맹이었던 구정九鼎 선사는 ‘즉심시불卽心是佛 (마음이 곧 부처다)'이란 법문을 짚신이 부처다'로 잘못 알아들었다.
그러나 고래힘줄을 삶아먹은 '헝그리 정신으로 밀어 붙이면서 틀린 화두로도 끝내 깨달음을 이뤘다는 일화는 울림이 크다.
진언은 그릇된 생각으로 오염된 마음을 씻는 참된 말이다.
말이 되지 않는 말이지만, 적어도 말 같지 않은 말보다는 훨씬 나은 말로 들린다.
첫댓글 진언이지만 제 생각에는
마음을 정화하고 말을 정하라는 뜻이 아닐까요?
나무아미타불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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